미국 제약사 머크 개발, 몰누피라비르 성분
【서울=뉴시스】황재희 기자 =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미국 제약사 머크(Merck)가 개발하고 한국엠에스디가 수입하는 먹는 코로나19 치료제 ‘라게브리오캡슐’(성분명 몰누피라비르)의 긴급사용 승인을 결정했다고 23일 밝혔다.
라게브리오캡슐은 국내 두 번째로 도입되는 먹는 코로나19 치료제로, 주사형 치료제를 사용하기 어렵고 기존의 경구용 치료제 ‘팍스로비드’를 복용할 수 없는 환자(중증 간장애·신장애 환자 등)에게 사용된다.
식약처는 “라게브리오캡슐은 환자가 중증으로 악화되지 않도록 하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며 “이번 결정은 최근 코로나 확진자 수가 크게 증가하는 상황에서 기존 치료제를 사용하기 어려운 고위험 경증·중등증 환자들에 대한 치료 대안의 필요성에 따라 공중보건 위기대응의료제품 안전·공급위원회 심의를 거쳐 결정했다”고 말했다.
특히 팍스로비드의 경우 재고의 여유가 없고, 팍스로비드 병용금기 의약품 성분이 총 28종(국내 허가된 성분은 23종)에 달해 일부 환자들에게 처방이 어려운 점 등이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라게브리오캡슐은 리보핵산(RNA) 유사체로 코로나19 바이러스의 복제과정에서 리보핵산 대신 삽입돼 바이러스 사멸을 유도하는 의약품이다.
연령, 기저질환 등으로 중증 코로나로 진행될 위험이 높은 경증·중등증 성인 환자에게 사용되고, 다른 코로나19 치료제를 사용할 수 없거나 다른 코로나 치료제가 임상적으로 적절하지 않은 환자에 한해 사용된다. 임산부나 만 18세 미만 소아·청소년 환자는 사용할 수 없다.
다만 수유부의 경우 마지막으로 약을 복용한 후 4일간은 수유가 권장되지 않으며, 가임기 여성의 경우 마지막 복용 후 4일 간은 피임해야 한다. 가임기 남성의 경우 마지막으로 약을 복용한 뒤 3개월 간 피임해야 한다.
하루에 800㎎(200㎎ 4캡슐)씩 2회(12시간마다) 5일간 복용해야 하며, 코로나19 양성 진단을 받고 증상이 발현된 후 5일 이내에 가능한 한 빨리 투여해야 한다.
식약처에 따르면, 라게브리오캡슐 임상시험 중 관찰된 부작용은 설사(1.7%), 메스꺼움(1.4%), 어지러움(1.0%) 등 경미한 이상 반응이었다. 식약처는 약물이상반응 발생률의 경우 시험군과 위약(가짜약)군이 유사해 안전성에 대한 우려사항이 낮다고 판단하고 있다.
식약처는 “질병관리청이 작년 11월 17일 식약처에 라게브리오캡슐 긴급사용 승인을 요청했고, 식약처는 임상시험 결과, 품질자료 등을 면밀히 검토했다”며 “감염내과·독성학·바이러스학 등 다양한 분야의 외부 전문가 11인으로부터 자문을 받은 결과, 국내 코로나19 대유행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을 때, 라게브리오캡슐의 긴급사용승인 필요성이 인정되는 것으로 의견이 모아졌다”고 했다.
이어 “다만 동물시험 자료와 임상시험 자료 검토 결과를 고려해 임부와 18세 미만의 소아·청소년에는 투여하지 않도록 하는 등 대상 환자군을 일부 제한할 것을 권고했다”고 말했다.
한편 지금까지 라게브리오캡슐은 영국・미국・일본 등 15개 국가에서 조건부 허가, 긴급사용 승인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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