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채 과일 다 상한 것 보냈네요" "고구마도 썩어"…
상품누락, 홈페이지 이용 불편 등 이용자들 불만글
경기도농수산진흥원, 28일까지 판매 중단…"개선하겠다"

경기도와 경기도농수산진흥원이 추진 중인 '임산부 친환경농산물 꾸러미 지원 사업' 배송 과일.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캡쳐) *재판매 및 DB 금지
[수원=뉴시스] 이병희 기자 = 경기도와 경기도농수산진흥원이 '임산부 친환경농산물 꾸러미 지원 사업'을 시행하고 있는 가운데 품질이 크게 떨어지는 농산물을 임산부들에게 배송해 빈축을 사고 있다.
상품누락, 홈페이지 이용 불편 등 이용자 불만이 속출하자 현재 상품판매는 일시중단된 상태다.
23일 경기도, 경기도농수산진흥원에 따르면 이 사업은 임산부와 아기 건강을 위해 농약과 화학비료를 최소화하거나 넣지 않은 건강한 농산물 구입 가격을 일부 지원하는 사업이다. 농림축산식품부와 aT가 추진하고 각 시·도에서 시행한다.
시·군에서 대상자를 선정하고, 도농수산진흥원·한살림·두레생협 등 3곳이 지역을 나눠 공급한다. 도농수산진흥원이 담당하는 시·군은 가평, 양평, 의왕, 군포, 수원, 오산, 용인, 이천, 여주, 안성, 평택 등 11곳이다.
지원 대상자로 선정된 임산부는 축산물, 수산물, 가공식품 등 친환경인증 제품 약 150가지를 판매하는 '마켓경기 에코몰'을 통해 친환경농산물 꾸러미를 할인된 가격으로 구입할 수 있다.
농수산진흥원은 지난 2월 공급업체를 선정, 이달 14일부터 홈페이지 회원가입 및 주문이 시작됐다.
저렴한 가격으로 친환경농산물을 살 수 있다는 소식에 임산부들의 관심을 끌었지만,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물품을 받은 이용자들의 불만이 이어지고 있다.
최근 온라인 임산부카페에는 '마켓경기 에코몰 야채 과일 다 상한 것들 보냈네요'라는 글이 올라왔다.
해당 글에는 곰팡이 핀 딸기, 색이 변한 느타리버섯 등 상품 사진과 함께 "상품 품질이 형편없네요. 임산부들 먹고 아기 이유식 만드는 용으로 파는 것들인데 정말 말도 안 되는 물건들을 받고 나니 화가 나네요"라는 내용이 담겼다.
또 다른 온라인카페에도 상태가 좋지 않은 사과 사진과 "물건도 많이 없었고, 심지어 누락까지. 상태도 안 좋다. 삼겹살은 포장용기 윗부분이 부풀대로 부풀어서 오늘 빨리 해치워야 될 판"이라고는 글이 올라왔다.
해당 글에는 "저도 고구마 썩어서 왔어요", "저만 그런 게 아니네요. 수량 누락에 품질도 황당, 세금 아까워요", "양파 오래돼서 말랑말랑해지기 일보직전인 게 오더라고요" 등 비판적 댓글이 달렸다.
또 맘카페·블로그 등에서 물품 누락, 고객센터 연결 지연, 채팅상담 답변 지연, 홈페이지 시스템 오류 등 불만이 속출하고 있다.

마켓경기 에코몰 일시적 판매 중단 공지사항. *재판매 및 DB 금지
이같은 상황에 도농수산진흥원은 주문시작 일주일 만에 마켓경기 에코몰 판매 일시 중단을 결정했다.
홈페이지에 '배송 시스템 오류와 출고 물량 과다로 일시적으로 판매를 중단한다'는 안내문을 공지하고, 이용자들에게 안내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중단 기간은 22일부터 27일까지다.
경기도농수산진흥원 관계자는 "품질, 시스템 등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인식하고, 이대로는 안 될 것 같다 판단해 주문을 중단했다. 최대한 빨리 시스템을 개선해 28일부터는 잘 돌아가는 시스템과 좋은 품질로 찾아뵙겠다"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대상이 임산부다 보니 품질이 더 신경 쓰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농산물 상태를 검수했지만, 출고·배송 과정에서 상태가 저하된 것으로 보인다. 사업 초기라 문제점이 있다는 부분 인정하고, 최대한 빨리 개선하겠다"라고도 했다.
한편, 임산부는 사이트 회원가입 뒤 자부담 20%(9만6000원)만 부담하면 1인당 연간 48만 원 상당의 친환경 농산물을 꾸러미 형태로 구입할 수 있다. 단 주문 금액의 50%는 농산물로 채워야 하며 1회 구매 한도 금액은 3만 원 이상 10만 원 이하다. 주문 횟수는 월 4회 이내로, 주문 시 배송비는 무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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