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영업자들 "요즘 누가 8명씩 모이나"…거리두기 소폭 완화에 불만(종합)

기사등록 2022/03/21 20:22:00

최종수정 2022/03/22 00:29:59

21일부터 사적모임 6인→8인 확대

다중이용시설 영업시간 11시로 유지

자영업자 "수십만 확진 후 예약 없어"

"6명에서 8명으로 확대는 의미 없어"

[서울=뉴시스] 이영환 기자 =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로 사적모임이 기존 6명에서 8명까지 가능해진 21일 오후 서울 종로구의 한 음식점에 안내문이 붙어 있다. 다중이용시설 12종의 영업시간은 종전과 동일한 오후 11시까지다. 2022.03.21. 20hwan@newsis.com
[서울=뉴시스] 이영환 기자 =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로 사적모임이 기존 6명에서 8명까지 가능해진 21일 오후 서울 종로구의 한 음식점에 안내문이 붙어 있다. 다중이용시설 12종의 영업시간은 종전과 동일한 오후 11시까지다. 2022.03.21.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신재현 이준호 임하은 기자 = "정부가 자영업자 눈치 보고 8명으로 늘려준 것 같은데 현장은 크게 달라진 게 없다. 확진자가 이렇게 많이 나오는데 누가 8명씩 오겠나. 매출에 큰 변화가 없을 것 같다."

서울 강남구에서 순댓국집을 운영하는 이모(48)씨는 정부가 사회적 거리두기를 완화한다는 소식을 듣고 기대감을 가졌지만 코로나 대확산과 거리두기 소폭 완화에 결국 달라진 게 없다며 탄식을 내뱉었다. 이씨는 "정부가 시간제한을 언제 풀어줄 것 같냐"고 되물은 뒤 "확진자도 못 잡고 영업도 제한되고 답답하다"고 호소했다.

21일 뉴시스와 만난 자영업자들 사이에서는 정부의 거리두기 완화 발표가 실망스럽다는 반응이 줄을 잇고 있다. 확진자 수가 연일 수십만명이 나오는 데다 소폭 완화 수준으로는 매출에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서울 서대문구 신촌역 인근에서 중국집을 운영하는 이모(52)씨는 "확진자 수가 몇십만명씩 나온 이후에 예약이 한 건도 없었다"며 "오후 7시만 되면 손님이 뚝 끊겨서 영업시간 늘리는 것도 큰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연회장도 있는 우리 같은 경우에는 차라리 30명 이상 올 수 있게 해야 매출에 영향이 있을 것 같다"며 "한두 명 늘리는 식으로는 매출인상에 도움이 안 된다"고 전했다.

광화문 인근 국숫집에서 일하고 있다는 직원 이모(30)씨는 "그간 많아야 6명이 한 팀으로 오고 있어서 8명으로 바뀐다고 해서 큰 차이는 없을 것 같다"며 "오히려 영업시간이 제한되면 가게를 찾는 손님이 한정적인 것은 있다"고 말했다.

이씨는 정부의 조치를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도 보였다. 그는 "확진자 수가 심각할 때는 오히려 풀어주고 주춤할 때 강화하는 상황들을 많이 봤다. 아이러니한 것 같다"며 "지금은 심각한 것 같은데 되려 풀어주는 게 정답인지 잘 모르겠다"고 비판했다.

[서울=뉴시스] 백동현 기자 = 거리두기 완화 하루 전인 20일 오후 서울 중구 명동거리가 주말을 즐기는 시민들로 북적이고 있다. 지난 18일 정부는 코로나19 사회적 거리두기에 따른 사적모임 제한을 21일부터 6인에서 8인으로 확대한다고 밝혔다. 2022.03.20. livertrent@newsis.com
[서울=뉴시스] 백동현 기자 = 거리두기 완화 하루 전인 20일 오후 서울 중구 명동거리가 주말을 즐기는 시민들로 북적이고 있다. 지난 18일 정부는 코로나19 사회적 거리두기에 따른 사적모임 제한을 21일부터 6인에서 8인으로 확대한다고 밝혔다. 2022.03.20. [email protected]

일부 자영업자들은 소폭 완화가 아닌 영업시간 제한 자체를 없애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서울 강남구에서 횟집을 운영하는 박모(38)씨는 "신규 확진자가 수십만명이 나온 뒤부터 손님 발걸음이 뚝 끊겼다"며 "인원 2명을 늘려준다고 손님이 더 올 것 같나. 시간제한을 풀어줘야 손님 한 명이라도 더 받을 수 있다"고 토로했다.

이창호 전국자영업자비상대책위원회 공동대표는 "인원제한 완화로는 큰 매출 변화가 없어 이번 조치도 피부로 와닿지 않는다"며 "완화보단 유지로 보이는데 완화로 느껴지려면 영업시간 제한 문제가 해결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자영업자들은 2년 동안 시간 제한 틀에 박혀 있는데 이건 곧 그들에게 생존의 문제"라며 "그렇다고 손실보상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니 오미크론의 치명률 등에 맞춰 대응책도 바뀌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유흥업소의 경우는 더욱 심각한 상황이다. 서울 중랑구에서 유흥업소를 운영하고 있다는 김모(73)씨는 "유흥업소에 누가 8명씩 몰려다니냐. 코로나 조심한다고 소규모만 찾아서 정부 정책이 아무 의미가 없다"며 "우리는 오후 9시에서 10시부터 손님이 들어오기 시작하는데 차라리 영업제한 시간을 늘려달라"고 호소했다.

자영업자들은 영업시간 제한을 푸는 것이 손님 밀집도를 낮춰 감염 위험 부담을 덜어내는 동시에 매출 상승의 효과를 낼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

경기석 전국지역및골목상권활성화협의회 회장은 "1시간 더 늘려준다고 해서 확진자가 늘어나고 의료계에 부담은 준다는 건 이해할 수 없다"며 "시간 제한을 풀면 분산효과가 있어서 오히려 밀집이 안 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6명이 들어오나 8명이 들어오나 어떤 의미가 있는 지 모르겠다"며 "시간 제한을 풀어서 자영업자가 스스로 자생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줘야 한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자영업자들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인원제한이 풀리기 전에도 손님 8명이 오면 테이블을 쪼개 받는 경우도 있어 사실상 달라지는 게 없다", "자영업자들에겐 아무런 의미 없는 숫자 놀이와 같아 관심도 안 간다"는 등 부정적인 반응이 대다수다.

한편, 방역당국에 따르면 정부는 이날부터 2주간 사적 모임 제한을 현행 6인에서 8인으로 조정한다. 식당, 카페 등 다중이용시설의 영업 제한 시간은 현행과 같은 오후 11시로 유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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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영업자들 "요즘 누가 8명씩 모이나"…거리두기 소폭 완화에 불만(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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