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정보기관 등 "러시아군 진전 없어"
"인력·물자 부족으로 더는 진격 못해"
"장기전 대비 못해…향후 2주 분수령"
"우크라 민간인 희생은 증가할 수도"
[서울=뉴시스]최영서 기자 =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군이 장기전에 대비하지 않으면서 전쟁을 지속할 만한 여건이 되지 않는다는 분석이 나왔다. 러시아군 사상자 증가, 주요 전투 장비 손실 등으로 '2중고'에 시달리고 있다는 평가다.
20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미 정보기관과 당국자 등은 현재 러시아의 군사 작전은 실질적인 진전이 없고 군이 입은 인적·물적 손실의 규모를 감안할 때 러시아군이 더 이상 진격할 수 없게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서방 정보기관은 최소 7000명의 러시아군이 사망하고 2만명 이상이 부상을 당했을 수 있다고 밝혔다. 이는 주요 전투부대 3분의 1에 해당한다. 현재는 하루 최대 1000명 이상의 사상자가 발생하고 있다는 분석도 내놨다.
롭 리 미 외교정책연구소 선임연구원은 "러시아가 새로 군인을 모집하거나 예비군을 소환할 수 있지만 이는 전반적인 군대 능력을 약화한다. 러시아 이익에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러시아가 여전히 막대한 병력을 보유하고 있지만 전투 준비가 된 병력은 대부분 투입됐고, 점점 더 지속 불가능한 속도로 사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우크라이나 소셜 미디어에는 불탄 탱크와 버려진 호송차량을 촬영한 영상이 공유되고 있다. 한편 러시아 군인들이 죽은 채로 있거나 항복하는 모습, 굶주린 채로 우크라이나 현지 농부에게서 닭을 훔치는 장면 등도 빠른 속도로 확산하고 있다.
당초 러시아는 침공을 개시할 때 해방군으로 환영받을 것으로 예상해 장기전에 대한 준비 없이 왔으나 러시아의 예상과 달리 우크라이나는 격렬하게 저항했다. 이에 러시아가 사전에 계획된 물자 및 인력 보급 대책 없이 꼼짝하지 못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리 선임연구원은 러시아가 전쟁 초기 몇 시간 동안 이동경로를 보면, 이들의 주요 목표는 하르키우를 점령하고, 북쪽에서 기습 공격을 통해 수도 키이우를 함락하는 것이라고 봤다.
그러나 3주가 넘은 현재 러시아 군은 이중 어떤 목표도 달성하지 못했다. 그는 러시아군이 키이우 점령은 고사하고 포위하려는 희망도 꺾이고 있다고 전했다. 이들은 여전히 도시 외곽 약 25km 지점에 머물고 있으며, 전선은 이동하지 않고 있다.
현재 공식적으로 미 당국이 러시아의 진로 예측을 발표하지는 않지만, 당국은 러시아군이 보유하고 있는 병력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지원군을 찾고 물류상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 서두르는 징후가 있다고 말했다.
미 국방부 고위 관리는 "(러시아가) 재공급과 자원에 대해 말하는 것은 우크라이나에서의 장기전을 걱정하고 있다는 뜻"이라고 전했다.
다만 이처럼 러시아의 전투력이 둔화할수록 민간인 사상자가 늘어날 위험이 크다고 WP는 보도했다.
미 전쟁분석연구소(ISW)는 교착상태를 두고 "매우 폭력적인 유혈사태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러시아군이 민간인 폭격에 방점을 찍고 압력을 가할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점에서다.
미 관리들은 "러시아 미사일이 바닥나고 있다"며 "이는 러시아군이 민간인들을 위협해 항복시키기 위해 무차별적으로 재래식 폭탄에 의존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경고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