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민간 피해 급증…국면 전환 위한 외교 움직임 활발

기사등록 2022/03/15 09:59:40

키이우 아파트 미사일 포격, 마리우폴 40만명 2주째 고립

러, 중에 지원요청…러중과 서방 사이 대리전 확대 가능성

미 지원 요청 사실 전면 공개…블링컨·양제츠 회담서 경고

[키이우=AP/뉴시스] 14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키이우에서 소방대원과 우크라이나군 병사들이 러시아의 포격으로 파괴된 아파트 잔해를 수색하고 있다. 2022.03.14.
[키이우=AP/뉴시스] 14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키이우에서 소방대원과 우크라이나군 병사들이 러시아의 포격으로 파괴된 아파트 잔해를 수색하고 있다. 2022.03.14.

[서울=뉴시스] 강영진 기자 = 러시아군이 키이우(키예프)를 비롯한 여러 도시에 대한 폭격을 확대하면서 우크라이나 전쟁이 새 국면으로 접어드는 가운데 다방면의 외교적 노력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고 미국 뉴욕타임스(NYT)가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협상이든 전선에서든 돌파구는 마련되지 않고 있다. 그러나 인명피해가 급증하면서 더 큰 대리전쟁으로 확산할 가능성을 우려해 위기에서 벗어나려는 노력이 한창 진행중이다.

러시아가 중국에 지원을 요청했고 중국 지도부가 지원하려 한다는 보도가 나오는 가운데 제이크 설리번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이날 이탈리아 로마에서 양제츠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과 만나 "현 국면에서 중국의 지원"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명했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는 또 한 차례 협상을 이어갔으나 협상이 진전되지는 않았으며 양측은 15일 다시 만나기로 했다. 협상은 러시아군이 수천발의 포탄을 퍼붓자 안토니오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우크라이나가 "세상의 목전에서 초토화되고 있다"고 선언한 가운데 진행되고 있다.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러시아가 병원 24곳을 공격했으며 수십만명에 대한 전기와 수도 공급을 차단했다고 이례적으로 격하게 비난했다. 구테흐스 총장은 또 세계 최대 곡창인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전세계적으로 기아가 확산하고 곡물가격이 오르는 대재난이 발생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민간인 대상 공격 수십건이 발생했으며 14일 새벽 키이우의 민간거주지 아파트 건물에 미사일이 명중했다. 아파트 주민 유리예 유르칙은 "가까운 곳에 군사 시설이 없다. 우리가 공격 대상이 될 줄은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남부 마리우폴 시 당국은 식량과 식수, 의약품을 실은 구호차량이 안전한 진입로를 찾지 못해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수백명이 시에서 탈출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마리우폴 시민들로선 탈출하는 것만이 최선의 생존 방안이라고 인도지원 관계자가 말했다.

마리우폴에서 탈출하지 못하고 있는 시민들이 약 40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되며 이들은 2주재 난방, 식량, 식수 없이 버티고 있다. 치열한 전투로 인해 구호품을 전하고 탈출시키려는 노력이 매번 실패해왔다.

아조프해 연안 산업기지인 마리우폴을 포위한 러시아군에 대해 국제적십자위원회는 식량, 식수, 난방없이 지내는 수십만명을 구하기 위한 긴급 휴전을 호소했다. 국제적십자위원회는 "민간인과 전투원의 시신이 폐허 속에 그대로 방치돼 있다"고 강조했다.

전쟁으로 인한 인명피해가 제대로 집계조차 되지 않고 있다. 유엔은 민간인 사망자가 최소 596명이라고 밝혔으나 실제 사망자수는 훨씬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우크라이나 당국은 마리우폴에서만 2500명 이상이 숨졌다고 밝혔다.

지지부진한 외교 노력과 민간인에 대한 잔인한 공격의 확대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전쟁 목표 달성을 위해 치러야 하는 대가가 갈수록 커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그러나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의 강력한 저항에 막혀 많은 사상자를 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당초 목표대로 우크라이나를 "완전히" 정복하려고 시도하고 있다. 러시아 당국자들은 러시아군이 자제하고 있어 우크라이나 도시들을 장악하지 못하고 있는 것처럼 밝혀왔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레믈린궁 대변인인은 푸틴 대통령이 러시아군에게 "키이우 등 대도시 공격을 자재하도록 지시했다"고 밝혔다. 그는 "도시의 전투로 민간인이 대거 피해를 볼 수 있다"는 점을 자제 지시의 이유로 들었다. 그러나 그는 이들 도시 역시 "포위상태"라고 덧붙였다.

페스코프 대변인의 발언은 협상에 의한 해결을 배제하는 것처럼 보인다.

나프탈리 베네트 이스라엘 총리는 14일 푸틴 대통령과의 90분에 걸친 통화에서 휴전을 집중 거론했으며 이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통화했다.

중국이 러시아를 지원할 가능성으로 서방도 직접 전쟁에 개입할 위험성이 커지고 있다. 중국의 러시아 지원은 러시아를 고립시키려는 서방의 노력을 무력화할 수 있다. 중국이 푸틴에 대한 경제적 압박을 완화하고 서방의 우크라이나 무기 지원에 맞서 러시아군의 무장을 강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전임 버락 오바마 정부 당시 대중정책 입안자였고 조지타운대 아시아담당 교수인 에반 메데이로스는 "중국이 지원하면 우크라이나가 중국·러시아와 미국과 동맹국 사이의 대리 전쟁의 장이 될 위험이 있다"고 말했다.

러시아가 중국에 지원요청을 했으며 이는 베이징 동계올림픽 당시 양국 협력 강화를 선언한 푸틴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 사이의 약속이 실현되는 지를 검증할 수 있는 사안이라고 언론들이 보도하는 가운데 설리번 보좌관이 양제츠 국무위원과 7시간 동안 회담했다. 미 정보기관들이 최근 수일 사이에 러시아의 지원요청 사실을 확인했다.

러시아는 드론, 보안 통신장비 및 자금 지원을 요청한 것으로 미 당국자들이 밝혔다. 미국은 외교경로를 통해 동맹국들에게 중국이 러시아에 긍정적인 신호를 보냈다고 밝힌 것으로 유럽 당국자들이 14일 밝혔다.

설리번 보좌관은 양제츠 국무위원에게 "지원이 가져올 의미와 영향에 대해 깊은 우려를 직접 전달했다"고 한 당국자가 밝혔다.

중국은 러시아의 지원요청 사실을 부인했다. 우크라이나와도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는 중국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평화적으로 분쟁을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해왔다. 푸틴은 시주석과의 친분을 내세워 서방의 경제제재에 맞설 수 있도록 지원해줄 것을 요청하고 있으며 나아가 군사 동맹이 될 것을 기대하고 있다.

러시아가 중국에 지원을 요청했다는 사실이 공개된 것은 양측에 대한 압박을 강화하기 위한 것이다. 러시아가 중국에 밀리는 파트너임을 시사하는 것이어서 푸틴으로선 민감할 수밖에 없다는 점을 노린 것이다.

중국도 곤란한 입장에 처해 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기 직전까지 왕이 중국 외교부장은 중국이 군사행동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밝혔었다. 그는 "어떤 나라든 주권과 독립, 영토가 존중되고 보호돼야 하며 우크라이나도 마찬가지"라고 말했었다.

중국이 군사 또는 경제적 지원을 하는 경우 스스로 정한 원칙을 위반하는 것은 물론 대학살에 직접 관여하게 되는 우려가 있다. 미 백악관은 러시아를 지원하는 모든 움직임에 대응할 것임을 분명히 밝혀왔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어떤 지원을 하더라도 대가가 따를 것"이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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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 민간 피해 급증…국면 전환 위한 외교 움직임 활발

기사등록 2022/03/15 09:59:40 최초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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