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 주2회 선제검사 권고 이후 논란 계속
서울 지역, 키트 1개씩 나누느라 업무 부담↑
교사노조 "바우처 줘서 학생이 사도록 해야"
[세종=뉴시스]김정현 기자 = 교육부가 오미크론 감염 확산에 대응하기 위해 도입한 학생 주 2회 선제적 신속항원검사의 실효성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교육부는 학교 업무 부담이 크다는 점을 인지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이에 다음달에도 자가검사키트를 학교에 계속 배부할지 등 계획을 마련해 이르면 다음주 중 밝힐 전망이다.
류혜숙 교육부 학생지원국장은 10일 뉴시스와 통화에서 다음달 학교에 배부할 신속항원검사 키트 추가 확보 계획이 있는지 묻는 질문에 "시도교육청 추가경정예산 등 일정을 고려해 늦어도 다음주 초에 방침을 발표하려 한다"고 말했다.
류 국장은 "현장 의견을 수렴하고 있으며 아직 효용성과 현장 수용성을 검토해 봐야 한다"며 "키트 배송하고 소분하는 일이 많이 힘들지만, 키트를 받아 보니 쓸모가 있다는 분위기도 있다"고 전했다.
약국과 편의점 등에서 자가검사키트 품귀 현상이 발생하자 학교에서 키트를 나눠 받은 학부모들 사이에서 긍정적인 반응이 있었지만, 한편으로는 교원단체와 학교 관계자들이 키트 배분 등에 대한 업무 과중을 호소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교육부는 오미크론 변이 확산 대응을 목적으로 유·초·중·고에 선제적 신속항원검사를 권고했다. 학생은 주 2회, 교직원은 주 1회씩 등교 전날 저녁에 실시한다.
교육부는 선제검사와 접촉자 검사를 위해 학교용 자가검사키트 총 6050만개를 확보해 개학 초부터 매주 학교에 지급하고 있다. 이미 교육부와 전국 17개 시도교육청 예산만 총 1464억여원이 투입된 상황이다.
이날에는 신설 학교가 많은 2개 시·도교육청을 위한 키트 물량을 더 확보해 이달 넷째 주부터 배정했다고 추가로 밝혔다.
그러나 이 같은 방침은 시작부터 실효성 논란이 제기됐다. 한편에서는 자가진단키트의 정확성이 상대적으로 낮다는 점을 방역 당국이 강조해온데다 유치원과 초등학교 저학년 학생에게는 면봉을 코에 넣는 검체 채취법이 부담스러울 수 있다는 지적이 일었기 때문이다.
일부 학교에서 사진을 촬영해 학교에 제출하도록 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일부 학부모들 사이에서는 강제성 논란이 제기되기도 했다. 논란이 계속되자 정종철 차관이 재차 의무가 아니라고 해명하기도 했다. 다만 30만명을 훌쩍 넘는 확진자가 발생하고 있는 만큼 최근에는 논란이 다소 줄어드는 분위기다.
한편으로는 학령인구가 많은 서울 등 수도권에서는 학교에서 키트를 학생에게 지급하기 위해 1개씩 배분하는 일을 떠맡느라 보건교사와 방역 지원인력, 교사들이 업무 과중을 호소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서울 동작구 한 초등학교 교장은 "지난 3일에도 보건교사와 보조, 방역 지원 인력 2명 총 4명이 아침부터 내내 소분 작업을 했는데, 일과가 끝날 때까지 다 할 수 없었다"며 "5~6학년 교사들이 업무를 도운 끝에 겨우 다 마칠 수 있었다"고 전했다.
교사노동조합연맹(교사노조)은 지난 8일 성명에서 "교육부는 강제가 아니라 적극 권장이라 표현하지만 결국 교육부의 ‘적극 권장’ 지침에 따라 현장에서는 키트 검사를 강제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며 유증상자만 검사를 권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교사노조는 교육부에 지금처럼 키트 현물을 배부하기 보다 바우처 형태로 바꿔 필요하면 사서 쓸 수 있도록 하거나, 학교에 일정량을 비축하는 방식도 제안했다.
이르면 오는 14일 질병관리청이 5~11세 화이자 백신에 대한 접종 계획을 밝히면서 학생 주 2회 선제검사 체계가 변경될 가능성도 있다.
다만 청소년 방역패스 논란으로 교육 당국이 홍역을 치렀던 만큼, 접종 필요성이 인정되는 당뇨 등 기저질환이 있는 고위험군 학생에게만 접종을 적극 권고하고 선제검사 권고도 계속될 수 있다.
정재훈 가천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등교 이후 전체 확진자 중에 학생들이 차지하는 비율이 크게 변하지 않은 만큼, 개학이 전체 유행 추이에 영향을 주지 않았다는 의미"라며 "선제적 신속항원검사가 완전하지는 않지만 (이를 통해서라도) 상황을 근근히 버텨 나가는 게 거의 유일한 방안"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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