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C삼립, 16년만에 포켓몬빵 재출시
마트·편의점서 품귀…MZ중심 유행중
"직장생활 힘든데…추억으로 위로받아"
전문가 "현재상황 불만족시 과거 회귀"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SPC삼립이 지난달 24일 출시한 포켓몬빵이 출시한지 일주일 만에 150만개 판매를 돌파한 3일 오후 서울시내 한 편의점에 포켓몬빵이 진열되어있다. 2022.03.03. jhope@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2/03/03/NISI20220303_0018550034_web.jpg?rnd=20220303163437)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SPC삼립이 지난달 24일 출시한 포켓몬빵이 출시한지 일주일 만에 150만개 판매를 돌파한 3일 오후 서울시내 한 편의점에 포켓몬빵이 진열되어있다. 2022.03.03.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최영서 기자 = #직장인 김혜인(26)씨는 '포켓몬빵'을 구하기 위해 같은 팀 동료와 점심시간에 회사 앞 편의점을 돌았지만 며칠 째 허탕만 쳤다. 그런 김씨를 보고 한 편의점에서 발주를 두 배로 늘린 덕에 그는 빵 10개를 손에 넣고 만족스럽게 돌아갔다.
김씨는 "빵 하나로 동심으로 돌아가는 것 같다"며 "힘든 직장생활 중에 스티커를 모으는 게 소소한 행복"이라고 말했다.
4일 유통업계 등에 따르면 SPC삼립이 지난달 내놓은 '돌아온 포켓몬스터 빵'이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품귀현상을 빚을 만큼 인기다. 이 같은 뉴트로 현상을 두고 현대인들이 과거의 추억으로 현재의 불안을 잊고자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어린 시절 즐겨보던 애니메이션 캐릭터를 매개로 성인들의 소비 심리가 자극된다는 설명이다.
포켓몬빵은 지난 2006년 단종된 상품으로, 16년만에 재출시되면서 일주일만에 150만개가 팔렸다. 포켓몬빵의 인기 요인은 상품에 동봉된 포켓몬 스티커 '띠부띠부씰'이다. 캐릭터 스티커를 수집할 목적으로 '구매 오픈런'에 나서거나 중고 거래 플랫폼에서 상품을 거래하는 이들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SNS상에서는 구매 인증 게시물이 1만여건 이상 등록돼 있는 상태다.

24년만에 '포켓몬빵' 재출시를 알리는 포스터 (사진=SPC삼립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집 근처 마트 8곳을 돌아 빵을 구했다는 직장인 김모(34)씨는 "중학생 때 많이 먹었던 기억이 나서 꼭 사고 싶었다"며 "빵을 먹고 싶은 게 아니라 상품 자체를 손에 넣고 싶은 것"이라고 말했다.
대학원생 원모(27)씨도 포켓몬빵으로 어린 시절 추억을 떠올렸다. 원씨는 "클리어파일에 포켓몬 스티커를 모을 정도로 포켓몬빵을 좋아했다"며 "다시 만난 포켓몬빵은 1000원이나 올랐지만 다른 건 다 옛날 그대로"라고 전했다. 그는 오늘도 '피카츄' 스티커를 모으기 위해 포켓몬빵을 구하러 다닐 예정이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현상의 원인으로 이미 메가 트렌드로 자리잡은 뉴트로 열풍에 더불어 사회적 불안감 확산을 꼽는다. 과거의 좋았던 기억만 떠올리면서 현재 처한 어려움을 잊거나 극복한다는 것이다.
이영애 인천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지나간 과거는 기억이 어느 정도 왜곡된다. '아무것도 모르던 때가 참 좋았지'하는 생각으로 (포켓몬빵을) 구매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사회적으로 어려운 시기에, 특히나 요즘 직장인들은 부모 세대와 달리 일을 열심히 한다고 해서 성과가 나타나는 게 아니지 않냐"며 "이런 상황에서 적은 돈으로 확실한 만족감을 얻을 수 있는 소비 현상이 나타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구매력있는 직장인으로 성장하면서 '마니아적 소비' 현상을 드러낸다는 의견도 있다.
전미영 서울대 소비트렌드분석센터 연구위원은 "뉴트로는 수년전부터 유행한 현상이지만 지금의 열풍은 예전과 확연히 다르다"며 "특정 캐릭터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 위주로 열성적으로 구매하는 것"이라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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