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尹 항의에 "질문 들으라. 검사 출신 아닌가"
尹 "딸 보는 앞에서 엄마를 회칼로" "이거보세요"
沈 "내가 질문할 때 답하라" vs 尹 "혼자 말하나"
[서울=뉴시스]정진형 기자 = 여야 대선후보들은 2일 열린 마지막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주관 법정 TV토론에서 국면마다 치열한 설전을 벌였다. 토론 과정에서 언성을 높이거나, 상대의 말을 자르거나 답변 기회를 주지 않는 성숙하지 못한 토론 태도를 보이는 등 볼썽사나운 진흙탕 싸움도 어김없이 반복됐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는 이날 오후 여의도 KBS에서 열린 중앙선관위 주관 3차 법정 토론회에서도 정면충돌했다. 먼저 이 후보가 "우리 윤석열 후보님 말씀 중에는 기본소득 비판을 자주 하시는데 혹시 국민의힘 정강정책 1조 1항에 '기본소득 한다'고 들어있는 것 아느냐"고 포문을 열었다.
이에 윤 후보가 "그 기본소득은 이 후보님이 말한 그런 것과 좀 다르다"고 응수하자, 이 후보는 "'사과'면 '사과'인 것이지 내가 말하는 '사과'는 다르다고 하는 것은 이상한 것 같다"고 꼬집었다.
이 후보는 윤 후보를 상대로 '성인지 예산을 삭감해 국방예산 전용' 공약에 대해 질문하던 중 발언이 길어지는 것에 윤 후보가 항의하자 "질문할 때는 들어주시라. 검사 출신 아니신가. 규칙을 안 지키면 안 된다"고 핀잔을 줬다.
윤 후보가 이 후보를 향해 '조카 살인사건 변호'와 '대장동 개발 의혹' 공세를 펴는 과정에서 볼썽사나운 설전이 벌어지기도 했다.
윤 후보는 "딸이 보는 앞에서 엄마를 회칼로 난자해 살해한 흉악범을 (이 후보는) 심신미약, 심신상실이라고 변호했다. 여성인권을 무참히 짓밟으며 페미니즘을 운운하느냐"며 범죄 내용을 노골적으로 묘사했다. 이 후보도 윤 후보가 대장동 녹취록을 인용하며 자신을 몰아세우자 "우리 윤 후보님, 벌써 몇번째 울궈먹는 건지 모르겠다"고 반발했다.
이어 이 후보가 "대선이 끝나고 특검해서 문제가 드러나면 당선돼도 책임지자는 데 동의하느냐"고 묻자, 윤 후보는 "이거 보세요"라고 두차례 언성을 높인 뒤 "지금까지 다수당으로 수사를 회피하고, 대선이 국민 앞에 애들 반장 선거냐"고 따져묻기도 했다.
윤 후보는 또 안 후보에게 "이재명 후보가 형님 이재선씨나 자신을 공격한 김모씨를 정신병원에 강제입원시킨 그 현안과 관련해서 공약을 낸 게 아니냐"고 질문했다. 안 후보를 향한 질문 기회를 빌어 이 후보의 '정신병원 강제입원' 논란을 우회 공격한 셈이다.
이에 발언을 듣던 이 후보가 "사실이 아닌 얘기를 합니까. 경찰이 시장이 시킨 걸 하느냐"고 발끈하자, 윤 후보는 "가만히 계세요. 언론 보도를 보고 하는 거니까"라며 안 후보를 향해 질문을 이어갔다.
심상정 정의당 후보의 주도권 토론에선 이재명, 윤석열 후보 발언을 수차례 제지하는 모습도 나왔다. 심 후보가 성인지 예산 삭감 주장을 비판하며 "윤 후보 곁에 여성 정책에 대해 코멘트해주는 분이 없는 것 같다. 이준석 대표밖에 없느냐"고 꼬집자, 윤 후보는 "그런 식으로 말하는 건 좀"이라고 불쾌감을 드러냈다.
심 후보가 또 여성가족부 폐지, 무고죄 처벌 강화 공약에 대한 비판을 이어가던 중 윤 후보가 해명을 하려던 것을 "내가 질문을 할 때 하시라. 말씀을 이어서 하겠다"고 끊자, 윤 후보도 "그럼 질문을 하질 마시든가"라고 발끈했다.
뒤이어 심 후보가 이재명 후보를 상대로 '차별금지법 입장'을 질의하던 중 길게 발언을 이어가는 데 대한 이 후보의 항의를 제지하자, 윤 후보는 "아까도 혼자 말씀하신 거냐. 질문이 아니고"라며 심 후보를 향해 뼈 있는 말을 던지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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