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홍콩H지수 급락 이어 유로스톡스 낙폭 키워
유럽 증시 연계 ELS, 80% 달해…투자자 불안 가중
"우크라 침공 영향…이달 조기상환 실패 급증 우려"
[서울=뉴시스] 류병화 기자 = 주가연계증권(ELS)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장기화 조짐에 상환 실패 위기로 몰리고 있다. 이번 유럽 증시 약세는 지난해 홍콩 증시 급락에 따른 여파보다 클 것으로 예상돼 투자자들의 불안을 키우고 있다.
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ELS 발행시장에서 유로스톡스50지수와 연계된 ELS 규모는 지난해 3분기 말 현재 8조4000억원에 달한다. 이는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500 지수에 이어 두번째 규모에 해당한다.
기초자산별로 보면 ELS 발행규모는 S&P500(9조4000억원), 유로스톡스50(8조4000억원), 홍콩H지수(4조4000억원), 코스피200(3조7000억원)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유로스톡스50 지수와 연계된 ELS 발행 규모는 점차 커지는 추세다. 유로스톡스의 ELS 기초자산 비중은 지난해 1분기 64.6%에서 지난해 2분기 67.8%로 증가한 뒤 같은해 3분기 78.9%로 급증했다.
지난해 코스피200과 홍콩H지수의 하락 여파로 유로스톡스50 지수로의 쏠림 현상이 나타났던 것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유로스톡스50지수마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소식에 급락세를 보이는 중이다. 지난달 중순부터 하락하기 시작해 같은달 15일 이후 9.11% 하락한 상태다.
ELS란 주가지수의 변동에 따라 증권사가 미리 약속한 수익률을 지급하는 상품이다. ELS 중 대표적인 형태인 스텝다운형 ELS는 일반적으로 6개월마다 평가해 상환 여부를 결정짓는다.
예를 들어 ELS 상품 가입 6개월 뒤 주가지수가 일정 수준 이하로 하락하지 않으면 조기 상환이 진행돼 쿠폰 금리를 지급받지만 일정 수준 이하로 떨어지면 다시 6개월 뒤에 상환 여부를 평가하는 식이다.
증권가에서는 지난해 홍콩H지수 급락으로 인한 조기상환 실패가 이번 지정학적 분쟁으로 인해 유로스톡스50 지수 하락으로 또다시 이어질 수 있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러시아는 속전속결로 주요 도시를 타격해 전쟁을 끝내는 계획에서 우크라이나의 민간인 거주 지역을 공격하는 전략으로 전환한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의 두 번째 대도시인 북동부의 하르키우와 수도 키예프의 민간인 거주 지역을 공격했다.
또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대표단이 진행한 1차 회담은 5시간에 걸쳐 진행됐지만 별다른 진전이 없이 마무리된 것으로 알려졌다. 2차 회담 진행이 거론됐으나 이번 사태의 평화적 해결을 장담하긴 어려워져 증시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는 중이다.
정인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아직 S&P500 지수는 6개월 전 주가의 95%를 이탈하지 않는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유로스톡스50 지수는 2월 말에 6개월 전 주가의 95%를 하회하고 있다"며 "이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여파가 유럽 증시에 더 강한 부담이 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유로스톡스50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ELS 발행 금액은 전체 ELS 발행의 80%를 넘어설 정도로 매우 커 추가로 유럽 증시가 낙폭을 확대하면 이달부터 조기상환 실패가 크게 증가할 것"이라며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한 심리적 충격은 완화되고 있지만 경제적 충격은 아직 가늠하기 어렵기 때문에 이에 대한 예의 주시가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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