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배터리업계, 日 분리막 선두기업 '러브콜'에도 시큰둥…왜?

기사등록 2022/02/19 07:01:00

[서울=뉴시스] SKIET 폴란드 제 1공장 전경 (사진=SK이노베이션 제공)
[서울=뉴시스] SKIET 폴란드 제 1공장 전경 (사진=SK이노베이션 제공)
[서울=뉴시스] 최희정 기자 = 일본의 전기차 배터리 분리막 선두기업인 아사히카세이가 최근 가격을 낮춰 한국 배터리 업체들에도 러브콜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정작 국내 배터리 기업들은 가격 인하에도 시큰둥한 반응이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19일 배터리업계에 따르면 아사히카세이는 종전 분리막 판매 가격을 20~30% 낮춰 한국 배터리 기업들에 납품 제안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파나소닉 등 일본 배터리 기업들이 발빠르게 생산능력을 확대하지 못한 탓에 아사히카세이가 판로 확대를 추진하는 것으로 보인다.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 삼성SDI 등 국내 배터리 3사가 전 세계 전기차 배터리 사용량에서 지난해 2020년 대비 50~100%의 성장세를 보인 반면, 파나소닉 성장률은 33.5%에 불과했다.

아사히카세이가 대대적인 할인폭을 내세웠지만, 제안해온 제품 가격을 들여다보면 큰 의미가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삼성증권 조현렬 위원은 "아사히카세이가 제안한 가격은 ㎡당 1.3달러 수준인데,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가 지난해 판매한 분리막 가격은 0.9달러가 채 되지 않는다"며 "이번 20~30% 수준 가격 인하 소식에 큰 의미를 둘 필요가 없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조 위원은 "최근 완성차의 EV(전기차)출하 차질이 배터리 셀 업체들의 셀 제품 생산 차질로 귀결되고 있고, 이는 배터리 소재업체들에도 전이되고 있다"며 "SKIET도 최근 실적발표에서 고객사의 출하 차질에 따른 일부 물량은 일부 가격인하를 감안한 마케팅으로 판매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고 덧붙였다.

아사히카세이가 가격인하를 하더라도 추가적인 경쟁력을 확보하기 어려울 것이란 얘기다.

국내 배터리업계도 비슷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배터리 대기업 한 관계자는 "일본 기업들이 분리막 제품을 싸게 내놓는다고 해도 싸지가 않다"며 "분리막 시장에는 저렴하면서도 품질이 그럭저럭 괜찮은 중국산도 있고, 한국업체인 SKIET도 잘 하고 있어 굳이 비싼 일본 제품을 쓸 이유가 없다"고 했다.

[서울=뉴시스]분리막을 살펴보는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 직원 (사진=SKIET 제공)
[서울=뉴시스]분리막을 살펴보는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 직원 (사진=SKIET 제공)
실제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 등 국내 배터리업계는 공급처 다변화 차원에서 중국산부터 SKIET에 이르기까지 국내외 여러 곳에서 분리막을 구입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다른 배터리 대기업 관계자는 "일본업계 제품들은 대체적으로 가격이 높다"면서 "아사히카세이 분리막 제품 가격이 워낙 비쌌기 때문에 가격을 인하해도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아사히카세이는 리튬이온 배터리 종주국인 일본에서 도레이와 함께 분리막 시장을 이끌어온 기업이다. 과거 스마트폰 등 IT용 배터리 시장을 쥐락펴락했지만, 후발주자인 SK아이이테크놀로지 등에 밀리면서 프리미엄 분리막 시장 선두 자리를 내주기도 했다.

SKIET의 지난해 투자설명서에 따르면 2020년 기준 해당 시장에서 생산능력 기준 시장 점유율은 SKIET가 26.5%(4억9100만㎡)로 1위, 아사히카세이가 23.7%(4억4000만㎡)로 2위, 도레이가 23.6%로 3위다. 현재 글로벌 '티어1'(Tier1) 습식 분리막 시장에서 아사히카세이와 후발주자인 SKIET가 선두권을 다투고 있다. 티어1 분리막 시장은 전기차 시장을 이끄는 주요 완성차업체에 탑재되는 배터리에 공급되는 분리막 제품시장을 뜻한다.

JP모건은 최근 보고서에서 SKIET에 대해 "폴란드 공장 가동 지연에 따라 단기적인 손익 변동성이 존재한다"면서도 "중장기적으로 기술 리더십과 전략적으로 미국 시장을 목표로 하는 것에 따른 성장성이 유효하다"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button by close ad
button by close ad

韓 배터리업계, 日 분리막 선두기업 '러브콜'에도 시큰둥…왜?

기사등록 2022/02/19 07:01:00 최초수정

이시간 뉴스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