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 줄어도 오르는 우윳값…"연동제 때문" vs "유통마진 탓"

기사등록 2022/02/16 17:41:32

최종수정 2022/02/16 18:32:43

정부-낙농단체, '용도별 차등가격제' 도입 두고 갈등

20년간 우유 소비 13% 줄었지만 원윳값 72% 올라

소비량 관계 없이 원유가 책정하는 생산비 연동제

낙농단체, 원유 454원 오를 때 우유 1228원 상승

"물가 폭등·과도한 유통마진이 우윳값 인상 초래"

[서울=뉴시스] 백동현 기자 = 24일 오후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서 한 시민이 우유를 고르고 있다. 2022.01.24. livertrent@newsis.com
[서울=뉴시스] 백동현 기자 = 24일 오후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서 한 시민이 우유를 고르고 있다. 2022.01.24. [email protected]

[세종=뉴시스] 오종택 기자 = 원유(原乳) 가격 산정 방식 개편을 둘러싼 정부와 낙농단체 간 갈등이 해결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정부는 매년 우유 소비가 줄어드는 데도 주요 선진국 중 비싼 수준의 원유 가격으로 국내 유제품 가격 경쟁력이 약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낙농가의 생산비와 연동해 원유가격이 결정되는 생산비 연동제 대신 용도별로 가격을 달리 책정하는 용도별 차등가격제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이에 맞서 낙농단체는 우유 가격 상승은 물가 폭등과 과도한 유통마진에 기인한 것이라며 차등가격제 도입을 저지하고 나섰다.

16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 2020년 기준 국민 1인당 마시는 우유 소비량은 31.8㎏으로 20년 전인 2001년 36.5㎏에 비해 줄었다. 20년 사이 우유 공급량도 234만t에서 209만t으로 감소했다.

반면 같은 기간 원유 가격은 리터(ℓ)당 629원에서 1083원으로 72% 넘게 뛰었다. 미국(11.8%)과 유럽(19.6%)의 비교해 증가폭이 매우 크다. 우유 소비는 계속해서 줄어드는데 가격은 오르는 기이한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소비자들은 우유를 덜 찾는 대신 치즈나 버터, 아이스크림 등과 같은 유제품으로 눈을 돌렸다. 유제품 소비는 20년 간 46% 넘게 늘었다. 국내 유가공 업체는 가격이 상대적으로 비싼 국내 원유를 원료로 사용하다보니 수입 가공 유제품과의 경쟁이 매우 어려운 실정이다.

2026년부터 미국·유럽산 치즈와 시유의 관세가 철폐되는 것을 시작으로 시장개방이 더욱 확대되면 수입 유제품의 저가 공세가 더욱 거셀 전망이다.

그럼에도 낙농가가 생산한 원유의 일정량을 유업체에 납품할 수 있도록 쿼터제를 시행하는 동시에 생산비의 증감에 따라 조정하는 생산비 연동제를 통해 원유 가격을 책정하고 있다.
[세종=뉴시스]  원유 생산량 및 농가소득 변화 추이 전망. (그림=농림축산식품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세종=뉴시스]  원유 생산량 및 농가소득 변화 추이 전망. (그림=농림축산식품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농식품부는 우유 소비가 줄어도 원유 가격이 떨어지지 않아 결정적 이유로 생산비 연동제를 꼽았다. 쿼터제로 낙농가의 원유 납품 물량을 일정량 보장하고, 생산비에 따라 원유 가격을 책정하다보니 낙농가 수익률은 외국에 비해 높은 수준이라는 설명이다. 여기에 낙농가 판매 지원을 위해 정부는 유업체 구입가격으로 2020년에만 336억원을 보조했다.

정부는 이러한 원유 가격 책정과 납품 방식에 문제가 있다고 보고 현재 마시는 우유 원료인 음용유 위주의 가격 책정 방식에서 벗어나 음용유와 가공유로 나눠 가격을 달리 책정하는 '용도별 차등가격제' 도입을 추진 중이다. 수입산과 경쟁을 위해 가공유 가격을 비교적 낮게 책정하되, 농가 소득이 줄지 않도록 유업체의 구매량을 더 늘리겠다는 구상이다.

하지만 낙농단체는 정부가 우윳값 인상과 유제품 수입증가, 자급률 하락 원인을 원유가격 문제로만 치부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우윳값 인상이 과도한 유통마진에서 비롯했다는 주장이다.

한국낙농육우협회에 따르면 2019년 기준 우리나라 유통마진 38.0%로 미국(8.9%)이나 영국(29.1%)에 비해 낮다. 우리나라와 우유 생산여건이 비슷한 일본은 원유 가격이 ℓ당 120원정도 비싸면서도 유통마진은 11~17%로 낮아 우윳값이 저렴하다고 강조했다.

더욱이 지난 20년간 원유가격은 ℓ당 454원 상승한 반면, 우윳값(소매가격)은 1228원 상승해 원유가격 상승분의 3배 넘게 우윳값이 올랐다고 지적했다.

같은 기간 우유 생산비는 ℓ당 460원에서 809원으로 76% 올랐다. 최저임금 인상과 주52시간제, 코로나19로 인한 외국인 근로자 인력난 심화 등으로 인건비가 314%나 폭등했다. 사료비(87%), 농구비·시설비(83%) 등도 대폭 인상됐다.

협회는 정부가 생산자물가 폭등과 과도한 유통마진 문제에 대해서는 사실상 손을 놓고 있으면서 원유가격 연동제 폐지와 쿼터삭감을 위한 용도별 차등가격제만을 도입하려 한다고 비난했다.

낙농단체는 정부의 낙농제도 개편안 강행 움직임에 항의하는 차원에서 대규모 상경 집회를 개최하는 등 강경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이승호 낙농육우협회장은 "정부가 생산자 물가 폭등과 과도한 유통마진은 모르쇠로 일관하면서 물가안정을 이유로 낙농가를 잡고 있다"면서 "대안 없는 생산비 연동제 폐지와 쿼터 삭감을 위한 용도별 차등 가격제 도입을 중단하라"고 밝혔다.
[세종=뉴시스] 한국낙농육우협회가 16일 여의도 산업은행 앞에서 2·16 낙농인 결의대회를 개최하고 있다. (사진=낙농육우협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세종=뉴시스] 한국낙농육우협회가 16일 여의도 산업은행 앞에서 2·16 낙농인 결의대회를 개최하고 있다. (사진=낙농육우협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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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 줄어도 오르는 우윳값…"연동제 때문" vs "유통마진 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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