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부 "택배노조 점거는 불법…쟁의로 보기 어려워"

기사등록 2022/02/15 17:41:09

최종수정 2022/02/15 18:41:44

"교섭 대상은 대리점…노조법 적용 대상 아냐"

경찰이 사태방치 비판…행정력 경계 목소리도

중노위 판정 엇갈리며 현장 혼란 불가피할 듯

[서울=뉴시스] 이영환 기자 = 김재연 진보당 대선후보가 15일 오전 서울 중구 CJ대한통운 앞에서 열린 20대 대선 선거운동 출정식에 참석해 점거농성중인 택배노조원들을 향해 인사 하자 노조원들이 종이비행기를 날리고 있다. 2022.02.15. 20hwan@newsis.com
[서울=뉴시스] 이영환 기자 = 김재연 진보당 대선후보가 15일 오전 서울 중구 CJ대한통운 앞에서 열린 20대 대선 선거운동 출정식에 참석해 점거농성중인 택배노조원들을 향해 인사 하자 노조원들이 종이비행기를 날리고 있다. 2022.02.15.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고용노동부가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소속 전국택배노조의 CJ대한통운 본사 점거 사태에 대해 정당한 쟁의행위가 아닌 불법 점거라는 입장을 내놨다.

현행법상 노조의 쟁의 행위 대상이 직접 관계에 기반한 사용자를 대상으로 하고 있는 만큼 계약 관계가 없는 원청을 상대로 한 이번 점거는 엄연한 불법이라는 것이다.

다만 지난해 중앙노동위원회가 택배노조의 단체교섭 요구에 원청이 임해야 한다는 판정과 상반되는 것이어서 현장의 혼란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고용부 관계자는 15일 "(이번 점거를)쟁의로 인정할지 여부를 떠나 누구를 상대로 한 쟁의인지를 봐야 한다"며 "CJ대한통운도 부인하고 있고 법률적으로도 교섭이 인정되는 경우는 대리점을 상대로 한 쟁의일 때"라고 말했다.

택배노조는 사측을 상대로 과로사 방지를 위한 사회적 합의 이행을 촉구하며 지난해 12월28일부터 파업에 돌입했다. 이후 지난 10일부터 노조원 200여명이 CJ대한통운 본사를 기습 점거하고 농성에 들어간 상태다. 이들은 인상된 택배 요금이 사측에게 대부분 돌아가고 있다며 택배기사들에게 배분할 것을 주장하고 있다.

문제는 택배기사들은 CJ대한통운 측과 직접 계약을 맺지 않고 있다는데 있다. 택배기사의 경우 특수형태근로종사자(특고)로 분류돼 사실상 개인 사업자로 활동한다. 이들은 각 지역에 있는 대리점주와 계약을 맺고 일을 하고 있어 실제 사용자는 대리점주로 해석되어 왔다.

이 때문에 고용부는 원청격인 CJ대한통운에 대한 택배노조의 쟁의가 성립할 수 없다고 보고 있다. 노조법상 쟁의 여부를 따지기 전 노조법을 적용하는 자체가 무리라는 설명이다.

고용부 관계자는 "노조법 적용 대상이 아니기 때문에 이번 점거는 타인의 건물을 무단으로 침입한 불법행위일 뿐"이라고 밝혔다.

고용부 판단에 따라 공이 경찰로 넘어가면서 노동계 안팎에선 경찰이 사태를 방치하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CJ대한통운 측은 지난 10일 택배노조 노조원 등을 대상으로 서울 남대문 경찰서에 주거침입 등의 혐의로 고소했지만, 경찰은 농성 해제를 위한 인력 투입 등의 대응을 하지 않고 있다. 최관호 서울경찰청장은 지난 14일 기자 간담회에서 "기본적으로 CJ 문제는 노사 문제로 이해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한 노동법 전문가는 "이번 사태는 치안에 관한 것인데 법적 근거가 아닌 노사 관계로 보면서 대응이 어렵다는 것은 궁색한 변명"이라며 "문을 부수는 등 행위에 대해서 신고까지 들어갔는데 행정력이 개입하지 않는 것은 이상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경찰이 나설 경우 물리적 충돌이 불가피한 만큼 섣부른 행정력 동원은 경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노사와 접촉 중인 고용부 관계자는 "현장을 점거한 노조원이 약 150명이나 되는데 강제 해산 작업을 한다 해도 누군가 다치는 상황이 생길 수밖에 없다"며 "누가 다치느냐에 따라 상황이 완전히 달라질 수 있어 경찰 역시 쉽게 움직이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이는 바람직하지 않기 때문에 경찰뿐만 아니라 노사 관계자 모두에게 가능하면 대화로 풀 수 있도록 설득하자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고 했다.

다만 고용부가 이번 사태와 관련해 원청을 대상으로 한 쟁의 행위는 성립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내놓으면서 노무업계에선 혼란이 빚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지난해 6월 중앙노동위원회는 택배기사에 대한 CJ대한통운의 사용자성을 인정하고, 택배노조의 단체협상 요구에 응하지 않는 것은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는 판정을 내놓은 바 있다. 이후 사측이 행정소송을 제기하면서 현재 1심이 진행하고 있다. 이 같은 상황 속 고용부가 이와 상반된 입장을 내놓으면서 노사 안팎에선 현장에 혼란이 잇따를 것이란 우려다.

택배노조는 오는 21일 전체 택배노조 조합원 파업을 예고하며 투쟁 수위를 높이고 있다. 오는 21일 택배노조원 7000여명은 서울에서 대규모 집회를 강행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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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부 "택배노조 점거는 불법…쟁의로 보기 어려워"

기사등록 2022/02/15 17:41:09 최초수정 2022/02/15 18:4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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