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 2014년 10월 이후 처음 90달러대
지정학 리스크에 100달러 돌파 전망 고개
유연탄·철광석 등 주요 원자재 대부분 강세
이달부터 물가 상승률에 국제유가 등 반영
정부 "올해 상저하고 물가 전망…대응할 것"
[세종=뉴시스] 이승재 기자 =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해 원유 등 원자재 가격이 치솟으면서 우리나라 경제 전반에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최근 들어 급등한 국제유가가 반영되기 시작하면 물가 상승률이 10년 만에 4%대까지 상승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우크라 전운 고조에 국제유가 100달러 돌파 가능성 제기
같은 기간 두바이유(현물)와 서부텍사스원유(WTI·선물) 가격은 각각 90.25달러, 93.10달러로 17.0%, 23.8% 뛰었다. 국제유가가 90달러대를 유지하고 있는 것은 지난 2014년 10월 이후 처음이다.
최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임박했다는 관측이 나오는 등 지정학적 불안으로 공급에 차질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부각되는 탓이다.
여기에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 확산이 원유 수요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고 있다는 점도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수급 여건이 예상보다 더 빠듯해지면서 국제유가가 100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대신증권은 전날 발표한 보고서에서 올해 국제유가 범위(Range)를 기존 배럴당 70~95달러에서 70~100달러로 상향 조정했다.
김소현 대신증권 연구원은 "현재 러시아 지정학적 리스크, 예상보다 견고한 수요 등 국제 원유의 초과 수요 원인들이 우세하다"고 설명했다.
다른 원자재 가격도 급등하는 추세다.
한국광해광업공단의 '주요 광물가격 동향' 자료를 보면 2월 둘째 주 기준 광물종합지수(2016년 1월=1000)는 3237.40으로 전주보다 3.1% 상승했다.
이는 최근 3년간 평균 수입 규모 상위 15개 광종을 산업적 중요도와 수입액에 따라 가중치를 둬 수치화한 지수다.
특히, 유연탄(연료탄) 가격이 t당 235.56달러로 6.18% 상승했다. 이외에 철광석(1.73%), 구리(1.82%), 아연(0.58%), 니켈(1.97%) 등도 오름세를 보였다.
광해광업공단은 "2월 2주차 국제유가가 전주 대비 0.9% 상승했다"며 "주요 생산지인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지정학적 리스크 심화로 인한 공급 차질 우려로 유연탄 가격에도 상승 압력이 발생했다"고 분석했다.
이달 국제유가 급등세 반영되면 4% 안팎 물가 상승 전망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년 전과 비교해 3.6% 오르면서 최근 4개월 연속 3%대를 기록 중이다.
특히, 휘발유(12.8%), 경유(16.5%), 자동차용 LPG(34.5%), 등유(25.7%) 등 석유류 가격이 16.4% 올랐다. 전체 물가 상승률에서 석유류의 기여도는 0.7%포인트(p)에 달한다.
이달 들어 급증한 국제유가가 반영되기 시작하면 물가 상승률이 4% 안팎으로 확대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아울러 글로벌 공급망 차질, 내수 회복 등도 물가 상승 압력을 키울 수 있는 요소로 꼽힌다.
이에 정부는 관계부처 합동 '우크라이나 사태 비상 대응 태스크포스(TF)'를 꾸려 석유류와 국제 원자재 가격을 모니터링하는 중이다.
또한 알뜰주유소 비중이 낮은 도심부의 이격 거리(1km)를 완화하고, 수급 상황에 따라 조달청 비철금속 비축 물량 방출량도 확대하기로 했다.
오는 4월까지 예정된 유류세 인하 조치는 국제유가 동향에 따라 연장을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얼마 전 확대거시경제금융회의에서 "올해 물가는 상고하저 흐름 양상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상반기 다양한 물가 제어 대응 방향을 협의하겠다"며 "근원 물가 상승 억제, 기대 인플레이션 안정 등에 초점을 둘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