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초과세수 61.3조 중 43.6% 부동산 관련 세수
양도세 등 세법개정과 가격 폭등 세 부담 증가로
세수추계 수정 후에도 부동산 세수 오차 두드러져
"세수 추계 못할 정도로 부동산 정책 빨리 바뀐 탓"
정치권 압박에 71년만에 1월 추경…추계 방식 바꿔
![[서울=뉴시스] 추상철 기자 = 서울시내 한 공인중개사 사무소에서 '양도세, 종부세 상담' 안내문이 게시돼 있다. 2021.12.05. scchoo@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1/12/05/NISI20211205_0018223693_web.jpg?rnd=20211205130144)
[서울=뉴시스] 추상철 기자 = 서울시내 한 공인중개사 사무소에서 '양도세, 종부세 상담' 안내문이 게시돼 있다. 2021.12.05. [email protected]
[세종=뉴시스] 오종택 기자 = 지난해 나라 곳간으로 들어간 국민 혈세가 당초 정부 예측치보다 61조4000억원이나 더 많았다. 본예산 대비 무려 21.7%의 오차율을 보이며 1990년 이후 정부 예상을 가장 크게 벗어났다.
2년 넘게 이어지고 있는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사태라는 불가항력적인 상황임을 고려해도 지나치다는 지적이다.
주된 이유는 부동산 시장 과열로 관련 세금이 예상보다 훨씬 많이 걷혔기 때문이다. 부동산 시장 안정을 위해 정부가 쏟아낸 각종 정책이 역대급 세수추계 오류라는 부작용으로 돌아온 것이다.
정치권에서는 초과 세수를 빌미로 71년 만에 1월 추가경정예산(추경)을 짜내라고 정부를 압박했다. 세수 예측 실패의 책임을 지고 세제실장이 교체됐고, 세수 추계 방식에 대한 대대적인 개편이 단행되는 등 후폭풍도 거세다.
초과 세수 61.3조 중 26.7조 양도세·종부세 등 부동산 세금
이는 역대 세수 추계 중 가장 큰 오차다. 본예산 대비 오차율은 무려 21.7%에 이른다. 기재부는 코로나19로 인해 미국(13.0%), 일본(10.3%), 호주(8.7%) 등도 상당한 세수 오차율을 보였다고 설명했지만 우리나라는 그 폭이 월등하다.
정부는 이 같은 세수 오차가 발생한 요인으로 빠르고 강한 경제회복세와 부동산 시장을 꼽았다.
지난해 한국 경제는 역대 최대 수출실적을 기록하는 등 빠르게 반등했다. 기업 실적 개선에 따른 세수 확보는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실제로 지난해 법인세 수입은 70조4000억원으로 본예산 편성 당시 예상했던 53조3000억원보다 17조1000억원 늘었다.
문제는 부동산 관련 세금이다. 지난해 걷힌 양도소득세는 36조7000억원으로 본예산 당시 예상치(16조9000억원)보다 무려 19조8000억원이나 더 걷혔다. 상속·증여세는 15조원으로 5조9000억원 더 들어왔다. 종합부동산세 실적도 1조원 더 많은 6조1000억원이다.
부동산 관련 세금만 무려 26조7000억원이 더 들어온 셈이다. 이는 전체 초과세수(61조3000억원)의 절반에 가까운 43.6% 수준이다.
![[서울=뉴시스]](https://img1.newsis.com/2022/02/11/NISI20220211_0000930859_web.jpg?rnd=20220211171908)
[서울=뉴시스]
집값 잡겠다던 부동산 정책, 세금 폭탄 '부메랑'
정부는 집값 안정을 위한 정책 수단으로 다주택자, 투기세력에 대한 세 부담을 늘리는 방향으로 부동산 과세체계를 변경했는데 이것이 세수 추계에 가장 큰 불확실성으로 작용했다.
국회예산정책처는 정부가 제출한 1차 추경안을 분석하면서 "2021년부터 시행된 양도소득세 및 종합부동산세 세법개정이 자산 가격 상승세와 복합적으로 작용해 세수증가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정부가 다주택자와 법인 중심으로 양도세와 종부세 세율을 인상하는 등 세법을 손봤는데 코로나19로 불어난 유동성에 부동산 가격이 폭등하면서 곧바로 세 부담으로 이어졌다. 다주택자가 집을 내놓기보다 상속이나 증여로 돌리며 관련 세수가 크게 증가하기도 했다.
정부가 이 같은 대규모 부동산 관련 세수 오차를 예측할 수 없었는지도 의문이다. 코로나19가 확산하기 시작한 2020년 기업 실적 악화 등으로 법인세 등은 급격히 쪼그라들었지만 부동산 관련 세수만큼은 크게 증가했었기 때문이다.
![[서울=뉴시스]박민석 기자 = 홍남기(왼쪽 두번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관계부처와 함께 '부동산 관련 국민께 드리는 말씀'에 앞서 사과를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1.03.07. photo@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1/03/07/NISI20210307_0017225940_web.jpg?rnd=20210307125824)
[서울=뉴시스]박민석 기자 = 홍남기(왼쪽 두번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관계부처와 함께 '부동산 관련 국민께 드리는 말씀'에 앞서 사과를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1.03.07. [email protected]
더욱이 지난해 2차 추경 이후 세수 추계를 다시한 뒤 법인세 오차는 7.8%(4조8000억원)로 총 국세 오차율(9.5%)보다 작았다. 반면, 양도세는 44.1%(11조2000억원), 상속·증여세 25.8%(3조1000억원), 종부세 19.9%(1조원) 등으로 유독 부동산 관련 세수에서 오차율이 두드러졌다.
기재부 관계자는 "부동산 시장이 안정될 것으로 봤는데 시장 상황이 정부 예측과 다른 측면이 있어 세수 추계에 활용한 경제지표 전망치에 오차가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여러 차례 세수 추계를 수정하고도 부동산 관련 세수만 17조원이 넘는 오차가 난 데 대한 명쾌한 해명은 아니다.
양준석 가톨릭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세수 오차와 관련해 "부동산 정책이 너무 빨리 바뀌었기 때문"이라며 "지난 2년 동안 종부세 등 각종 세제를 몇 차례나 바꾸면서 누가 적용 대상이고, 얼마나 오르느냐를 세정 당국마저도 제대로 답하지 못할 정도였다"고 지적했다.
초과 세수 71년 만의 '눈꽃 추경' 구실…세제실장 교체·추계방식 확 바꾼다
그러나 정부는 초과 세수 규모가 '10조원대'라고 얼버무리며 여당의 추경 요구를 묵살했다. 외부 기관에서 20조원 가까운 세금이 더 걷힐 것이란 주장을 제기하자 뒤늦게 정확한 예측치를 내놓기도 했다. 당시 일각에서는 "기재부가 고의로 초과세수 전망치를 숨기려고 했던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기재부는 "의도적인 세수 과소추계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해명했고, 홍남기 부총리는 "과다한 초과 세수가 발생한 부분에 대해서는 머리 숙여 송구하다"고 사과했다. 정부는 정치권 압박을 버티지 못하고 초과 세수를 기반으로 한 소상공인 지원 '원 포인트' 추경안을 편성하겠다고 했다.
홍남기 부총리는 역대급 세수 추계 오류가 재발하지 않도록 세제실의 대대적인 개혁을 약속했다. 지난해 세수 추계를 주도한 김태주 전 세제실장은 스스로 사의를 표했지만 세수 추계 오류에 대한 문책성 인사라는 인식이 지배적이었다. 후임 세제실장에는 이례적으로 다른 실국 인사인 윤태식 국제경제관리관(차관보)이 임명됐다.
세수 추계 방식도 확 바꾸기로 했다.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 대규모 오차의 원인으로 지목된 경제지표에 대해 복수 연구기관의 전망치를 고려하고, 변동성이 높은 부동산이나 금융시장의 경우 전문가 자문을 강화한다. 세제실장이 주재하는 조세심의회을 도입하고, 외부 전문가 의견을 반영해 정부 추계를 검증할 민관 합동 세수추계위원회도 설치한다.
세수 추계도 여러 번 한다. 종합소득세 신고(5월) 직후인 6월과 부가가치세 신고 직후인 8월에 재추계하고, 다음연도 세수는 8월 세입예산안 편성 후 11월 국회 심의 과정에서 세수변동 특이사항 등을 반영해 필요하면 재추계하도록 했다.
사후평가 내실화를 위해 세수추계 '통과(Pass) or 탈락(Fail)'식 성과평가 시스템을 도입한다. 세수추계위원회가 결정한 허용오차율을 기준으로 세수추계 정확성을 평가하고, 평가결과에 따라 성과평가 가점 등 인센티브를 주거나 탈락하면 재발 방지를 위한 후속조치를 시행한다. 기재부는 이같은 개선 과제를 1분기 중 추진할 계획이다.
고광효 기재부 조세총괄정책관은 "지난해 대규모 세수 오차가 발생한 것을 그동안 코로나19 회복기에 나타난 전례 없는 경제 불확실성에 기인한다고 설명했지만, 이런 현상을 사전에 분석해서 인지해내지 못한 데 대해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업무체계 개선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https://img1.newsis.com/2020/10/06/NISI20201006_0000612369_web.jpg?rnd=20201006145708)
[서울=뉴시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