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푸틴과 통화 앞두고…"우크라 내 국민들 48시간 내 떠나라"

기사등록 2022/02/12 09:21:30

최종수정 2022/02/12 09:27:40

美측 "러시아, 우크라 침공 가능성 분명해져…긴급 상황"

베이징 올림픽 도중 또는 끝난 뒤 침공할 가능성도 제기

우크라 내 미국인 탈출 돕기 위해 병력 3천명 추가 배치

[도네츠크=AP/뉴시스] 10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 지역의 합동작전 통제구역에서 훈련 중인 우크라이나군 병사들이 궤도차에 오르고 있다. 2022.02.11.
[도네츠크=AP/뉴시스] 10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 지역의 합동작전 통제구역에서 훈련 중인 우크라이나군 병사들이 궤도차에 오르고 있다. 2022.02.11.

[서울=뉴시스] 임종명 기자 = 미국이 러시아가 언제든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수 있다며 현지에 있는 미국인들에게 48시간 이내에 떠날 것을 경고했다.

CNN,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이러한 경고 메시지 전달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통화 회담을 하루 앞두고 나온 것이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국경 주변에 지상군을 비롯한 군사력을 증가하고 있다. 언제라도 침공을 결정할 수 있는 일촉즉발의 상황이다.

백악관 측은 이날 러시아의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분명한 가능성이 있다는 입장을 보였다.

제이크 설리번 미 국가안보보좌관은 "우크라이나에 거주하는 미국인은 24시간에서 48시간 이내에 가능한 한 빨리 떠나야 한다"며 "우리는 분명한 미래를 예측할 수 없고 무슨 일이 일어날지 정확히 알 수 없다. 그러나 위험성은 충분히 높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우크라이나에 대한 러시아의 공격이 이어진다면 국적과 관계없이 민간인을 죽음에 이르게 할 수 있는 공중 폭격과 미사일 공격으로 시작될 것"이라며 "이후 지상 침공은 대규모 병력의 맹공을 수반할 것"이라고 보탰다.

한 미 국방부 고위 관계자는 CNN과의 인터뷰에서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이 폴란드에 82공수사단 병력 3000명을 추가 투입할 것을 지시했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를 떠나려는 미국인들을 돕기 위해서다.

국무부는 우크라이나에 있는 미국인들에게 연락을 취해 현지를 떠날 계획이 있는지 파악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가족과 함께 우크라이나에 거주하며 선교사로 일하고 있는 미국인 리 휴메리안은 이날 국무부로부터 출국 계획이 있는지 묻는 전화를 받았다고 했다.

미국의 대응을 보면 현재 상황이 급박하게 돌아가는 것 같다. 하지만 설리번 보좌관은 아직 러시아 측이 우크라이나 침공을 결정했는지는 분명치 않다고 했다.

그는 "저는 분명히 하고 싶다. 푸틴 대통령이 최종 결정을 내린 것은 아니다. 하지만 우리는 현장에서 우리가 보고 있는 것과 정보 분석가들이 포착한 것을 토대로 이러한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는 것"이라며 "긴박한 상황이기 때문에 긴급한 메시지인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북쪽과 동쪽, 벨라루스와 우크라이나 국경 반대편에 있는 러시아 병력을 보면 하루 만에 우크라이나에서 대규모 군사행동을 벌일 수 있는 위치에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설리번 보좌관은 러시아가 군사적 행동을 할 가능성이 매우 뚜렷하지만 언제 어떻게 행동할지는 정확히 집어낼 수 없다고 했다.

[쿠르스크=AP/뉴시스] 막서 테크놀로지가 제공한 위성 사진에 지난 9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와의 국경에서 동쪽으로 약 110km 떨어진 러시아 쿠르스크 지역에 러시아군의 텐트 등 숙영지가 보인다. 2022.02.11.
[쿠르스크=AP/뉴시스] 막서 테크놀로지가 제공한 위성 사진에 지난 9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와의 국경에서 동쪽으로 약 110km 떨어진 러시아 쿠르스크 지역에 러시아군의 텐트 등 숙영지가 보인다. 2022.02.11.

바이든 대통령 측근들은 이날 저녁 시간대 러시아의 군사력 증강과 관련된 긴급회의를 벌였다. 바이든 대통령도 회의에 참석했다.

회의 후 관계자들은 러시아가 이달 20일까지 예정된 베이징 동계올림픽이 끝나기 전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설리번 보좌관은 "이전에도 말했듯이 푸틴 대통령이 작전을 지시할 경우 언제든 침공이 시작될 수 있다"며 "올림픽이 끝난 후라는 추측도 있지만, 올림픽 기간에 벌어질 수도 있다"고 했다.

바이든 행정부는 이러한 첩보를 입수한 뒤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 주재 미국대사관 인원을 추가로 감축하고 다른 미국 정부 인원을 우크라이나 밖으로 철수시킬 방안도 논의 중이다.

미국에 따르면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국경에 이번 주에만 수천명을 증원 배치했다. 현재 10만명 이상이 주둔 중인 것으로 추산했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도 이날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대사관을 계속 폐쇄하고 있다"며 "이를 계속 진행할 것이다. 그리고 우크라이나에 남아 있는 미국 시민은 당장 떠나야 한다는 점도 분명히 하고 있다"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도 지난 10일 우크라이나 내 미국인들에게 "이 지역의 상황이 빠르게 악화할 수 있다"며 즉시 떠날 것을 촉구했다.

그는 이날 오전에는 캐나다, 영국,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폴란드, 루마니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유럽연합 집행위원회, 유럽이사회 정상들과 한 시간 이상 회담을 진행했다.

이 회담에서 일부 지도자들은 러시아의 침공 가능성에 대해 우려를 표하고 러시아와의 외교적 노력을 배가할 것을 촉구했다.

특히 이들은 러시아의 침공이 있을 시 수출, 금융, 에너지 등 강력한 수준의 경제 제재를 취할 준비가 되었음을 강조했다.

한편 바이든 대통령과 푸틴 대통령의 통화는 오는 12일 진행될 예정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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