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물가, 올해 작년보다 더 뛴다"

기사등록 2022/02/13 12:00:00

한은 "올해 물가, 지난해 수준 상당폭 상회"

소비자물가 2% 이상 오른 품목 비중 52.2%…전년比 2배↑

1월 외식물가 전월대비 1% 급등…역대 최고

외식물가 38개 중 34개가 3% 이상 올라

자동차·가구 등 내구재 가격 더 오를 듯

[서울=뉴시스] 이영환 기자 = 6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1월 외식 물가지수 상승률은 전년 동월 대비 5.5% 상승해 2009년 2월 이후 가장 높게 나타났다. 삼겹살, 김밥, 햄버거 등 즐겨찾는 음식의 물가도 큰 폭으로 상승했으며 햄버거, 커피 프랜차이즈 업체 등도 가격을 올리고 있다. 사진은 이날 서울 시내의 음식점 광고판. 2022.02.06.
[서울=뉴시스] 이영환 기자 = 6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1월 외식 물가지수 상승률은 전년 동월 대비 5.5% 상승해 2009년 2월 이후 가장 높게 나타났다. 삼겹살, 김밥, 햄버거 등 즐겨찾는 음식의 물가도 큰 폭으로 상승했으며 햄버거, 커피 프랜차이즈 업체 등도 가격을 올리고 있다. 사진은 이날 서울 시내의 음식점 광고판. 2022.02.06.
[서울=뉴시스] 류난영 기자 = 지난달 전체 소비자물가 구성 품목 가운데 2% 이상 오른 품목 비중이 절반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은 1월 외식 물가가 5.5%뛰는 등 13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하면서 올해 소비물가가 지난해 수준을 상당폭 상회할 것으로 내다봤다.

13일 한국은행의 'BOK이슈노트'에 실린 '물가상승압력 확산 동향 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한은 자체 조사 결과 소비자 물가 지수 458개 품목 중 올 1월 기준으로 2% 이상 상승한 품목은 239개로 전체의 52.2%를 차지했다. 이는 지난해 1월 132개 품목, 28.8% 보다 2배 가까이 늘어난 것이다.

우리나라의 소비자물가는 3%대의 높은 오름세를 이어가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3.2%로 3%대를 넘어선 이후 11월(3.2%), 12월(3.7%), 올해 1월(3.6%) 등으로 올라 4개월 연속 3%대를 기록했다. 

한은은 이와 관련 국제유가 상승세가 확대되면서 석유류 가격 오름세가 큰 폭으로 높아진 데다 경기회복과 함께 개인서비스 물가를 중심으로 근원물가 오름세가 확대된데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러한 물가 오름세 확대와 더불어 물가상승 품목의 비중을 나타내는 '물가상승 확산지수'도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어 물가상승압력이 일부 품목에 국한되지 않고 다양한 품목으로 확산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한은 자체 시산에 따르면 '물가상승 확산지수'는올 1월 기준 67.9로 기준치(50)를 훨씬 뛰어 넘었다. 1년 전인 지난해 1월 (59.4) 보다 높으며, 지난해 12월(68)에 이어 역대 두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물가상승 확산지수는 물가 상승 품목의 비중으로 개별품목별로 전월대비 상승률이 0.05% 상회시 1점, -0.05%와 +0.05% 사이인 경우 0.5점, -0.05% 하회시 0점을 각각 부여한 후 가중합산한 지수를 의미한다.

한은은 이와 관련, 최근 물가상승률 자체는 과거 물가 급등기(2008년, 2011년)에 비해 낮지만 물가상승 확산세는 더 높게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물가상승 확산지수는 물가 급등기 였던 2008년에는 63~67 수준을 보였고, 2011년엔 63~64에서 등락했다.

한은은 지난해 소비자물가 오름세는 공급측 요인(식료품·에너지)가 주도했다면, 하반기로 갈수록 근원품목으로 물가상승압력이 확산되는 모습이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물가상승 확산 정도를 보면 비근원 품목은 지난해 하반기 이후 대체로 유지된 반면 근원품목(식료품·에너지 제외)의 경우 꾸준히 확대됐다.

물가상승률이 2%를 웃도는 근원품목은 지난 1월 기준 150개로 1년 전(67개) 보다 2배 이상 증가했다. 반면 식료품·에너지 등 비근원 품목 중 2%를 넘는 품목은 89개로 집계되는 등 1년 전(65개) 보다 늘기는 했지만, 근원품목에 비해서는 더디게 증가했다. 최근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지정학적 리스크가 고조되면서 국제유가 등 에너지가격 상승세가 다시 확대되고 있다. 한은은 근원품목의 경우 수요회복 흐름이 이어지면서 올해 물가상승 확산세 및 물가 오름세가 높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한은은 지난해 근원품목의 물가상승 확산 정도와 물가 오름세가 후반부로 갈수록 확대된 것과 관련, 외식품목의 물가 상승 확산세가 뚜렷하게 높아진 것에 따른 것으로 분석했다. 1월 외식물가는 전년동월대비 5.5% 상승해 2009년 2월(5.6%) 이후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한은 자체 시산 결과 지난해 12월 39개 외식품목 중 커피를 제외한 38개 품목의 가격이 1년 전에 비해 인상됐으며 이중 32개 품목은 3% 이상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 1월 들어서는 커피가격도 오르며 3% 이상 상승한 품목 개수가 34개로 전월에 비해 더욱 늘어났다. 이에 따라 외식물가 오름세는 지난해 후반부로 갈수록 높아지면서 예년 수준을 큰 폭 상회한데 이어 올 들어서도 1월 중 전월대비 상승률이 1%로 1998년 이후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한은은 올해 외식물가가 수요 회복, 재료비 인상 등에 따른 추가 상승압력이 상존한 데다 하방 경직성이 커 올해 중에도 오름세를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또 자동차, 가구 등 일부 내구재를 중심으로 공급병목에 따른 물가상승압력이 점차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하반기 중 차량용 반도체 공급차질의 영향이 커지면서 자동차 가격이 지난해 12월 3.3% 상승했다. 같은 기간 가구 가격도 11.9% 늘었다. 전체 내구재가 1.7% 늘어난 것과 비교하면 높은 수준이다. 한은은 앞으로 자동차, 가구 등 내구재가격이 원자재 가격 및 환율 상승, 변이 바이러스 확산에 따른 글로벌 공급차질 해소 지연 등으로 지난해보다 올해 상승압력이 더 높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한은은 올해 물가가 지난해 연간 물가 상승률(2.5%)을 훨씬 웃도는 수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한은은 오는 24일 올해 연간 물가전망 수정치를 내놓는다. 시장에서는 올해 물가 전망치를 2.8~2.9%로 수정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오강현 한은 조사국 물가동향팀 과장은 "앞으로 하방경직성이 큰 외식물가의 추가 상승압력 상존, 글로벌 공급병목 지속 등으로 물가상승압력이 보다 많은 품목에 걸쳐 나타나면서 올해 중 소비자물가 및 근원물가 상승률이 지난해 수준을 상당폭 상회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오 과장은 "물가상승 확산 정도가 커지는 가운데 목표수준을 상회하는 물가 오름세가 이어지면서 기대인플레이션이 상승할 경우 추가적인 물가상승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는 만큼, 경제주체의 인플레이션 기대심리를 안정적으로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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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물가, 올해 작년보다 더 뛴다"

기사등록 2022/02/13 12:00:00 최초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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