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부터 동네 병·의원 신속항원검사 시행...시민들 북새통
일부 약국들 "자가진단키트 물량 모두 나가 재주문"
[수원=뉴시스] 박종대 기자 = 3일 오전 10시께 경기 수원시 권선구 한 선별진료소 앞에는 수십 명의 인파가 길게 줄을 서서 코로나19 신속항원검사(RAT) 검사를 받으려고 대기 중이었다.
영하권 강추위에 손발이 시려운 가운데서도 이날부터 시행되는 RAT 검사를 받으려고 발을 동동 구르며 자신의 차례를 기다렸다. 일부 시민은 유모차에 자녀를 태우고 검사를 받으러 줄을 선 모습도 보였다.
인근에 사는 A(38·여)씨는 "명절을 보내고 불안한 마음이 들어 직장에 출근하기 전에 자가진단키트를 사려고 했는데 근처 약국이 문을 닫아 못 했다"며 "오늘부터 동네 병원에서 RAT 검사를 실시해 회사에 오후에 출근한다고 말해놓고 검사받으러 왔다"고 말했다.
대학생 B(23)씨는 "이번 명절에 따로 가족이 시골에 내려가지 않고 집에서 보냈는데 요즘 오미크론 확산이 심하다보니 걱정이 돼서 확실하게 검사를 받아보려고 왔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대응 단계' 전환에 따라 이날부터 동네 병·의원에서 신속항원검사(RAT)를 도입하면서 이를 받으려는 시민들이 줄을 잇고 있다.
설 명절이 끝난 뒤 시중 약국에서 자가진단키트를 구매해 코로나19 검사 결과를 확인해보려는 인원도 급증하면서 원활한 물량 공급에 애를 먹고 있다.
이날부터 방역당국은 호흡기전담클리닉으로 지정된 391곳 외에 '호흡기진료의료기관'으로 신청한 동네 병·의원에서 RAT로 코로나19 환자를 진단할 수 있도록 했다.
지난달 28일부터 전날까지 대한의사협회에 호흡기진료의료기관으로 신청한 동네 병·의원 1004곳 중 이날부터 이를 적용·시행하기로 한 곳은 343곳이다. 이들 343곳 중 실제로 RAT 시행 첫 날부터 검사가 가능한 곳은 208곳으로 파악됐다.
RAT에서 양성이 나온 환자는 해당 병·의원이나 선별진료소에서 PCR 검사를 받게 된다.
설 연휴가 끝난 이날부터 RAT 검사를 받으려는 인파가 몰리자 방역당국은 내일(4일)까지 전국 선별진료소와 임시선별검사소에 RAT 키트 446만명분을 추가로 보내기로 했다.
약국이나 온라인 쇼핑몰에서 직접 자가진단키트를 사서 검사를 해보려는 시민들도 늘고 있다. 일부 약국은 제 때 물량을 받지 못해 동이 난 곳도 있다.
주부 C(37·여)씨는 "맘카페에서 자가진단키트 물량을 구하기 쉽지 않다는 얘기를 듣고 인터넷 쇼핑몰에 들어가봤는데 다행히 재고가 남아있어 바로 샀다"고 말했다.
수원시 영통구에서 약국을 운영 중인 D씨는 "오미크론이 확산되기 시작한 지난 달 초부터 자가진단키트를 찾는 손님들이 늘었다"며 "어제도 500키트 물량이 12시간 만에 다 판매돼 다시 도매상에 주문해놓고 물건이 들어오기를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RAT에서 양성이 나온 사람 중 76.1%만 유전자증폭(PCR) 검사로 최종 확진 판정을 받은 것으로 나타나 검사 정확도 우려가 나오자 "양성으로 나와도 확진으로 처리하지 않고 PCR검사를 다시 하고 있다"고 밝혔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에 따르면 지난달 26~31일 6일간 광주, 전남, 경기 평택과 안성 등 4개 지역 41개 선별진료소에서 시행한 8만4000건의 신속항원검사 결과 687건(0.8%)이 양성으로 확인됐다.
이 중 PCR 검사에서도 양성이 나와 최종 확진된 경우는 523건(76.1%)으로 집계됐다. 164건(23.9%)은 최종 음성이 나와 위양성(가짜양성)인 것으로 드러났다.
중대본은 "신속항원검사에서 음성이 나왔다고 안심하지 말고 마스크 착용 등 방역수칙을 반드시 준수할 것을 당부한다"며 "혹시 증상이 있는 경우에는 의료기관을 방문해서 진료를 받아 달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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