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 돋보기]이재동 학장 "체형별로 관리…기업 구조조정과 흡사"

기사등록 2022/01/31 10:04:09

건강식품·다이어트약 무턱대고 먹으면 '독'

체형따라 치료 달리하면 비만관리 성공률↑

"단백질·야채 위주로 먹어 근육량 늘려야"

[서울=뉴시스] 이재동 경희대한의과대학 학장(비만센터 교수). (사진= 경희의료원 제공) 2022.01.31
[서울=뉴시스] 이재동 경희대한의과대학 학장(비만센터 교수). (사진= 경희의료원 제공) 2022.01.31
[서울=뉴시스] 백영미 기자 = 비만은 우리 몸에 체지방이 과다하게 축적돼 장기적으로 각종 질환을 부르는 '만병의 근원'이다. 우리 몸 속에 흐르는 에너지인 기혈이 잘 순환되지 않으면 비만이 유발된다. 기혈이 넘치거나 부족한 것, 상·하체에 흐르는 기혈의 불균형도 비만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살을 빼지 않고 싶은 사람은 없다. 그렇다고 무턱대고 유명 연예인들의 다이어트법으로 알려진 '저(低)탄수화물·고(高)지방(저탄고지)', '황제', '원푸드' 다이어트를 하거나 TV광고에 나오는 건강식품이나 다이어트 약을 먹으면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

'지피지기 백전백승(知彼知己百戰百勝)'이라는 말이 있듯 자신의 몸을 정확히 파악한 뒤 그에 맞는 치료를 하면 비만관리 성공률을 높일 수 있다. 이재동 경희대한의과대학 학장(비만센터 교수)은 "자신의 몸을 알면 비만은 손쉽게 잡을 수 있다"면서 "체형(전신·복부·상체비만)에 따라 치료를 달리해 기혈의 생성, 순환, 균형 조절 문제를 개선하는 방식으로 기혈순환이 잘 되도록 하는 게 정답"이라고 말했다. "비만관리도 부실 기업이 구조조정을 통해 체질개선을 하는 것과 같다"는 것이다.

 '비만 잡고 질병 극복 프로젝트' 2편은 '체형별 비만 관리와 치료법'이다. 새해 '비만탈출'을 목표로 세웠다면 비만 하나만 해도 10년 이상 치료경험과 노하우를 쌓아온 이 학장과 함께 자신의 몸을 보는 혜안을 길러보는 것은 어떨까.

비만 확인하려면 체지방 검사 필요…목·허리 등 재볼 수도

-비만인지부터 정확히 확인해야 할 텐데요. 비만 검사법으로는 어떤 것이 있나요?

"대표적으로 몸 속 수분, 단백질, 무기질, 체지방량을 분석하는 '체지방(체성분) 검사법'이 있습니다. 몸무게를 키의 제곱으로 나눈 BMI(체질량지수)가 정상이지만, 체지방량과 체지방률이 높을 수 있어 꼭 필요한 검사입니다. 적외선 카메라를 이용한 체형 검사법도 있습니다. 근골격의 불균형·부정렬한 것으로 분석되면 몸의 기혈 순환의 균형이 깨졌다, 비만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집에서 간단히 목젖 1cm 아랫부분의 목둘레를 재봐도 비만(남자 37cm·여자 33cm 이상)여부를 알 수 있습니다. 양발을 어깨 너비로 벌리고 배꼽 2cm 위에서 허리둘레를 재보면 복부비만(남자 90cm·여자 85cm 이상)인지 알 수 있고요. 엉덩이 둘레에 비해 가슴 둘레가 크면 상체비만, 반대이면 하체비만이죠. 팔뚝이나 옆구리, 복부, 허벅지 등 셀룰라이트(울퉁불퉁한 모양으로 지방이 뭉쳐있는 것)가 많은 부위를 손으로 잡아보는 국소비만 검사법도 있습니다."

-TV나 인터넷을 보면 비만에 좋다는 건강식품, 약이 너무 많은 것 같습니다.

"네. 다이어트 정보의 홍수 속에 살고 있죠. TV만 틀면 유산균, 뚱보균, 날씬균 등 먹어야 할 것이 너무 많죠. 비만 체형(유형)에 따라 치료법이 다른데, 내 몸에 무엇이 필요한지 모른 채 무작정 다이어트 약이나 건강식품을 먹으면 오히려 '독'이 될 수 있습니다. 가령 팔다리가 가늘면서 배는 볼록하다면 잘 먹어서 근육을 키워 신진대사 능력을 높여 비만을 치료해야지 이뇨제 같은 살 빼는 비만약을 먹으면 큰 일 납니다."

기혈 상태 달라 비만 유형 달라…유형별 진단·치료해야

[서울=뉴시스] 이재동 경희대한의과대학 학장(비만센터 교수). (사진= 경희의료원 제공) 20222.01.31
[서울=뉴시스] 이재동 경희대한의과대학 학장(비만센터 교수). (사진= 경희의료원 제공) 20222.01.31

-비만도 유형(체형)별로 관리해야 한다고요?

"사람마다 기혈 상태가 달라 비만의 유형이 다릅니다.  평소 지나친 음식 섭취나 순환기능의 문제로 인해 기혈이 몸에 쌓여 순환이 잘 되지 않는 '전신비만', 평소 소화기능 장애로 인해 기혈 생성량이 부족한 '마른 하체(복부)비만', 평소 비뇨생식 기능에 문제가 있거나 나이가 들면서 호르몬의 불균형으로 상하 기혈의 균형이 깨져 기혈이 위로 뻗는 '상체비만'으로 나눠볼 수 있습니다."

-비만 유형별 진단법과 해결책을 소개해 주신다면요. 전신비만부터요.

"뚱뚱하면 무조건 기혈순환이 안 된다고 보면 됩니다. 전신비만은 아침에 일어날 때 몸이 무겁고, 물만 마셔도 살이 찌는 느낌이 듭니다. 한약, 침으로 기혈 순환을 개선할 수 있는데요. 가장 중요한 것은 최대한 소식을 해서 위를 줄여 결국에는 몸에 과잉된 체지방을 줄이는것입니다. 즉, 기혈이 흐르는 경락(강)의 바닥에 낀 지방(이끼)을 없애는 거죠. 음식은 저탄수화물 고단백질 위주의 식사를 하고, 운동은 무리한 운동 보다는 평소 생활 속에서 많이 움직이는 것이 중요합니다. 최고의 운동은 걷기로 배를 당기고 몸을 세워서 빠르게 걷기(스피드 워킹)을 통해 기혈이 잘 순환 되도록 하는 겁니다."

-마른 복부 비만은요?

"마른 사람은 평소에 소화가 잘 안 되고, 손발이 차다는 특성이 있습니다. 이런 사람이 기혈순환이 잘 되도록 하려면 잘 먹어야 됩니다. 잘먹어야 기혈이라는 생명 에너지가 잘 생성돼 세포나 기관에 잘 공급되고 뼈나 근육이 튼튼해지죠. 그런데 기혈을 생성하는 소화 기능에 문제가 있으면 잘 먹을 수가 없죠. 그래서 위에 부담이 안 되게 조금씩 자주 먹어서 일단 몸에 근육량을 늘리는 것이 중요합니다. 음식은 위에 부담이 안 되게 밀가루 음식이나 탄산 음료는 피하고 남들이 좋다는 현미나 잡곡밥을 함부로 먹으면 오히려 위장 장애를 유발할 수 있기 때문에 백미나 찰밥을 추천합니다. 운동은 배를 당기고 몸을 세워 편한 속도로 걷는 것이 좋습니다. 또 같은 복부비만이라도 마른 복부비만이 아닌 과체중의 복부비만은 전신비만과 같이 저탄수화물 고단백질 위주의 소식으로 위를 줄여야 합니다."

-상체비만도 소개해 주시죠

"평소 숙면을 취하기 어렵다는 특성이 있습니다. 호르몬의 균형이 깨진 상태이기 때문에 특히 호르몬이 생성되는 밤 10시부터 새벽 5시까지 잘 자야 살이 빠집니다. 잠을 잘 못자면 생체리듬이 깨져 기혈이 아래, 위로 분리되면서 기혈순환에 장애가 생기고 상체 비만이 됩니다. 운동은 배를 당기고 몸을 세워 걷되, 하체에 힘을 줘 기혈을 아래로 끌어 내리는 것이 좋습니다."

탄수화물 줄이고 단백질 위주로 먹어 근육량 늘려야

-음식을 어떻게 먹어야 기혈순환이 잘 될까요? 기혈순환이 잘 되면 비만 해소에도 도움이 될 텐데요.

"비만하면 탄수화물을 자제하고 지방을 금해야 합니다. 단백질과 물, 야채를 먹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특히 음식 관리는 노후 건강관리에 가장 중요합니다. 40세가 넘으면 매년 1%씩 근육량이 감소하기 때문에 젊음을 유지하려면 음식을 관리해야 합니다. 50세가 넘으면 비만 여부를 떠나 가능하면 탄수화물을 줄이고 단백질과 야채 위주로 먹어 근육량을 늘려야 합니다."

[서울=뉴시스] 이재동 경희대한의과대학 학장(비만센터 교수). (사진= 경희의료원 제공) 2022.01.31
[서울=뉴시스] 이재동 경희대한의과대학 학장(비만센터 교수). (사진= 경희의료원 제공) 2022.01.31
-영양소와 비만 간 상관 관계를 경제학적으로도 설명할 수 있다고요?

"네. 영양소에 경제시스템을 접목한 겁니다. 주요 영양소인 탄수화물을 '현금', 지방을 '적금'이라고 치면 탄수화물인 현금이 넘치면 은행에 지방이라는 적금을 넣게 됩니다. 따라서 몸에 과잉된 체지방을 줄이려면 탄수화물인 현금을 최대한 줄여 지방이라는 적금을 찾아 사용하도록 해야 되는데, 그게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지방을 태워 쉽게 탄수화물로 만들어 줄 수 있는 한약(한슬림)을 7년 간 연구해 개발 했는데요, 한슬림은 은행에서 지방이라는 적금을 찾아 포도당(탄수화물이 분해된 것)이라는 현금으로 만들어주는 일꾼 역할을 하는 약이라고 보면 됩니다."

논문 925건 분석 산물 '한슬림'...비만 유형별 치료

-한슬림은 비만 유형에 따라 치료법이 어떻게 다른가요

"전신 비만이라면 한슬림으로 기혈순환을 개선하는 데 초점을 맞춥니다. 마른 복부 비만이라면 한슬림 외에 기혈생성이 잘되게 해서 근육량을 늘릴 수 있도록 개선해 줘야 합니다. 상체 비만이라면 한슬림 외에 상하 기혈이 균형을 잘 이루도록 해줘야 합니다. 옆구리, 팔뚝, 허벅지 같은 부분비만은 침이나 약침으로 치료하고요."

-한슬림 개발 과정에서 특별히 더 공을 들이신 부분이 있다면요

"비만 치료는 한약과 양약 모두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아 치료 비용이 많이 듭니다. 그래서 비만 관련 약물 925건을 분석하고 연구한 끝에 비만 치료원리에 꼭 필요한 약물로만 처방해 비용 부담을 최대한 낮췄습니다. 물론 체질에 따라 다른 약이 포함되기는 하지만요. 비급여(건강보험 미적용)이다 보니 수 없이 고민하고 실험했습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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