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날 연휴전 서울역에 귀성객 모여
승객들 "오미크론 확산 감염 걱정"
"백신 맞아…오랜만에 가족들 봐야"
"고향서 가족들과 집에만 있을 것"
[서울=뉴시스]최영서 신귀혜 기자 = 본격적인 설 연휴를 하루 앞둔 28일 고향길에 오르는 승객들의 발걸음이 바빴다. 이들은 오미크론 확산으로 코로나19 감염을 걱정하면서도 오랜만에 가는 귀성길에 기쁜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이날 오전 서울 용산구 서울역에는 명절을 맞아 타지역으로 이동하는 승객들이 눈에 띄었다. 서울 서초구 고속터미널역에도 대기석에 빈자리가 없을 정도로 승객들이 붐볐다.
다만 한국철도공사(코레일)가 사회적 거리두기를 위해 좌석을 제한적으로 공급하면서 이용객은 다소 줄어든 모양새다. 코레일 측은 평소에 비해 열차는 10~15% 정도 증편했으나, 창측만 발매해 승객수 자체는 줄었다고 설명했다.
서울역을 지나는 지하철 1호선과 4호선에서 내린 승객들 대다수는 여행용 캐리어를 끌고 KTX·무궁화호 열차 승강장으로 향했다. 서울역 2층 대합실에는 3인 이상 단위보다는 1~2인 단위로 온 승객이 주를 이뤘다.
영하로 떨어진 날씨에 목도리, 털모자, 장갑 등 방한 용품으로 무장한 승객들은 대합실에서 선물용 꽃다발, 먹거리를 사기도 했다. 고향에 가져갈 명절 선물을 양손 가득 든 승객들도 종종 눈에 띄었다.
지난해 9월 결혼해 처갓집 창원에 처음 간다는 조모씨(36)는 가족들에게 줄 선물을 사들고 아내와 함께 일찍 귀성길에 올랐다. 조씨는 "백신은 2차까지 다 맞았지만 이번주 코로나 확진자가 폭증해서 걱정이 많이 된다"고 말했다.
서울 강서구에 사는 정모씨 부부도 2년 만에 고향인 부산에 가기 위해 반려견을 데리고 서울역을 찾았다. 이들은 "저희는 대중교통을 이용해야 해서 자가용보다 감염 위험이 높다"고 걱정을 토로했다.
다만 "이번에는 저희 부부가 백신을 2차까지 맞고 부모님은 3차까지 접종했으니 괜찮지 않겠냐"면서 "부모님이 보고 싶다고 얼른 오라고 하신다"고 웃음을 보였다.
입대한 지 4개월 만에 설날 연휴를 맞은 김모(23)씨는 설레는 마음으로 울산행 열차를 타러 갔다.
김씨는 "너무 좋아서 실감이 안 난다. 꿈 꾸는 것 같다"며 "사실 군대에 있어 코로나가 잘 실감이 나지 않았다. 이번 연휴에 가족·친구들과 시간을 보낼 예정"이라고 말했다.
고속터미널역에도 고향을 찾으려는 승객들이 귀성길에 오르기 위해 발걸음을 재촉했다. 3인 이상 가족 단위의 승객들이 거의 보이지 않고, 승차홈에서 열화상카메라로 발열체크를 하는 모습 등이 평소 설날 연휴 풍경과 달랐다.
전남 순천에 부모님 댁을 찾으려는 취업준비생 송모(27)씨는 "부모님 얼굴을 자주 뵐 수가 없어서 이번에 가려고 한다"면서 "집에 내려가면 가족들하고 집에만 있을 생각이라 괜찮을 것 같다"고 했다.
정세정(40)씨는 친정인 전남 담양을 향하는 버스를 타기 위해 대기석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정씨는 "코로나가 심해 그동안 못 갔는데 이번에는 다들 백신도 3차까지 맞아서 겸사겸사 가려고 한다"며 "잠깐만 있다가 올라올 것"이라고 말했다.
큰 배낭을 세워놓고 버스를 기다리던 대학생 윤아름(21)씨는 고향인 전남 곡성에 간다고 했다. 윤씨는 "코로나 확진자가 늘어나서 걱정도 되긴 하는데 일단 집에 가는 것 자체가 기분이 좋다"며 설레는 마음을 전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