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간 전문대 정원 27%·등록금 1037억 감소
대선후보들 "위기공감·지원강화" 약속
정당별 공약 주제로 전문가 패널 자유토론도
[서울=뉴시스]김경록 기자 = 학생 수 감소에 따른 재정감소와 급격한 산업구조 변화 등으로 위기를 맞은 전문대 관계자들이 20대 대선을 앞두고 정책제안 토론회를 연 가운데, 여야 대선후보들이 축사를 통해 정부 차원의 지원을 한 목소리로 약속했다.
한국고등직업교육학회는 24일 오후 서울시 중구 한국언론진흥재단에서 '고등직업교육 발전 대토론회'를 열고 오는 대선에 반영할 것을 요구하는 고등직업교육 의제를 공유하는 등 발전방안을 모색했다.
이날 토론에 앞서 여야 대선후보들의 축사가 이어졌다. 최근 위기를 맞은 전문대학의 어려움에 공감하며 문제 해결을 위해선 정부 차원의 강력한 지원이 필요하다는 내용이 공통적으로 포함됐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같은 당 박성준 선거대책위원회 대변인이 대독한 메시지를 통해 "학령인구 감소에 따른 학생모집 위기는 지역대학, 특히 전문대학을 중심으로 심화되고 있다"며 "지역 교육인프라를 확충하기 위해 전문대학 및 지역 대학에 대한 전향적 투자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밝혔다.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는 영상메시지에서 "현장실습이 많은 전문대학의 경우 코로나의 어려움으로 더욱 힘든 시간을 보냈을 것"이라며 "전문대학이 우리나라의 중추적인 고등직업교육 기관으로 더욱 공고히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저와 당이 함께하겠다"고 다짐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와 심상정 정의당 후보도 각각 영상메시지를 통해 고등직업교육기관의 안정적인 재원 확보 및 인재 양성, 재원 마련에 앞선 지역불균형 해소를 각각 주장했다.
이날 강문상 고등직업교육연구소 소장은 '제20대 대선공약과제'를 발표했다. 4차 산업혁명에 따른 산업 및 직업구조 변화로 인한 ▲고등교육의 패러다임 전환 필요성 ▲인구구조 변화와 평생학습시대 도래 ▲지방 소멸 및 공동화 위기 심화 등이 주요 의제로 제시됐다.
강 소장은 최근 학생 수 감소에 따른 전문대학의 재정적 위기는 심각한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최근 10년간 일반대학의 정원이 약 3만명(8.7%) 감소한 반면 전문대학은 같은 기간 약 6만명(27%)이 줄었다. 이로 인해 전문대의 등록금 수입은 약 1037억원이나 감소했다. 하지만 최저임금 및 물가인상으로 인건비는 4126억원(35.2%), 관리운영비는 1030억원(26.3%) 증가하면서 이는 직접교육비·교육환경개선비 축소 등 교육여건 악화로 이어졌다.
2008년 2038억원이었던 전문대 직접교육비는 2019년 1720억원으로, 교육환경개선비는 같은 기간 3101억원에서 896억원으로 71.1%나 급감했다. 직접교육비는 교직원 봉급·학교제공 학용품비 등 교육활동에 직접 투입되는 비용, 교육환경개선비는 노후시설 보수·실습장비 확충 등 질 높은 교육환경 조성을 위해 쓰이는 비용을 말한다.
강 소장은 이런 한계를 극복할 방안으로 "고등교육체제 재구조화를 통한 고등직업교육 선순환체계를 마련하고 전문대를 지역사회 평생직업교육 중심기관으로 역할을 강화해야 한다"며 "직업교육기본법을 제정해 고등직업교육의 안정적 추진 근거를 마련하고 재원 확보를 위한 고등직업교육교부금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각 주요 정당이 제시한 고등직업교육에 대한 입장을 주제로 전문가 패널이 토론하는 행사가 진행됐다. 박백범 더불어민주당 교육대전환위원회 부위원장, 나승일 국민의힘 교육정책분과위원장, 송경원 정의당 정책위원회 정책위원이 참여해 고등직업교육 발전방안을 탐색했다.
이번 토론회를 주최한 박주희 한국고등직업교육학회장은 "이번 토론회에서 논의된 전문대학의 핵심 어젠다가 차기 정부의 국정과제로 반영될 수 있도록 주요 정당·학계·산업계의 적극적인 관심을 바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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