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너 3세 영향력으로 해외 사업 추진 가속화 예상
이선호·허진수·전병우 등 해외 사업 리더십 시험대
[서울=뉴시스] 김동현 기자 = 이선호 CJ제일제당 경영리더, 허진수 SPC 사장, 전병우 삼양식품 이사 등 주요 식품기업 오너 3세들이 해외 사업부에 전면 배치됨에 따라 이들 기업들의 올 한해 해외 사업이 한층 더 레벨업될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된다.
오너 3세들이 해외 사업을 주도하는 주요 보직에 발령된 만큼 해외 신사업 검토를 비롯해 추진 속도가 과거 대비 유연해지고 빠르게 전개될 수 있다는 예상이다. 식품업계가 올 한해 적극적인 해외 사업 확대를 추진, 성과를 낼 지 기대된다.
21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장남 이선호 CJ제일제당 경영리더는 지난해 연말 인사를 통해 지난해 연말 인사를 통해 임원으로 승진했으며 글로벌 사업 강화라는 중책을 맡게 됐다.
이와함께 CJ제일제당은 올해 초 본사를 글로벌 헤드쿼터(HQ)와 한국 식품 사업으로 분리키로 했다. 국내 사업 부문의 의사 결정 체계를 변경함으로써 사업의 추진력을 더욱 높이고 해외 사업 부문을 최은석 대표가 직접 챙기겠다는 의도다.
이 경영리더는 글로벌 HQ 산하에 신설된 식품성장추진실 전략기획 1담당을 맡아 미주 사업을 총괄하는 한편 식물성 식품 사업, 스타트업 투자 등 미래 신성장동력 발굴 및 실행을 주도할 예정이다.
미주지역은 CJ제일제당의 식품사업 해외부문에서 핵심으로 꼽히는 지역이다. 이 경영리더는 미국에서의 K-푸드 세계화를 위해 비비고 브랜드의 시장 지배력을 확대하는 데 주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해외 사업 전개에 있어 의사결정 과정은 더욱 빨라질 전망이다. 이 경영리더가 중책을 맡은 만큼 주요 사업을 직접 챙기는 한편 신사업 투자에 대한 결정이 더욱 신속하게 이뤄질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SPC그룹도 허영인 그룹 회장의 장남 허진수 글로벌 BU장을 파리크라상 사장으로 승진시키며 글로벌 사업에 대한 중책을 맡겼다. 미국과 동남아 등 이미 진출한 국가는 물론 영국, 캐나다 등 진출에 박차를 가하기 위한 포석이다.
1977년생인 허 사장은 연세대학교 생화학과를 졸업하고 부친인 허 회장과 같은 미국 제빵학교(AIB)를 수료했다. 그는 코로나19 팬데믹에도 해외 각국에 파리바게뜨 매장을 확장하며 SPC그룹의 글로벌 사업을 주도하고 있다.
허 사장은 미국, 프랑스, 중국, 싱가포르 등 해외 주요 시장에서 파리바게뜨 브랜드 인지도와 경쟁력을 높였다는 평가를 받는다. 2019년 3월 중국에 'SPC톈진공장' 준공, 4월 싱가포르 주얼창이 입점 등을 진두지휘하기도 했다.
지난해의 경우 코로나19 여파에도 불구하고 캄보디아와 인도네시아에 진출하는 성과를 기록했다. 이런 성과를 인정받아 파리바게뜨는 지난해 미국 '프랜차이즈 타임즈' 선정 '프랜차이즈 기업 톱 400'에 38위로 올라서기도 했다.
허 사장의 올해 과제는 해외 사업 확장을 통한 글로벌 시장 경쟁력 확보로 모아진다. SPC그룹은 해외 진출 국가별 책임자를 대부분 현지인들로 선임하면서 허 사장의 행보에 힘을 실어줬다.
SPC그룹은 총 430여개의 해외 매장을 운영하고 있는 중이다. 중국 시장에서는 충칭, 광둥성 등으로의 확장을 추진할 예정이며 북미 시장은 2030년까지 미국에 2000개, 캐나다에 100개 매장운영을 목표로 하고 있다.
삼양식품은 지난해 인사를 통해 김정수 부회장을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김 부회장은 대표이사 직위와 함께 해외영업본부장도 겸임한다. 전체 매출에서 해외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57%에 달하는 것을 고려한 조직개편 및 인사다.
김 부회장은 해외 매출의 45%, 15%를 담당하는 중국과 미국을 직접 챙기면서 해외 사업 확대에 집중할 수 있다. 삼양식품은 지난해 미국에 '삼양아메리카', 중국에 '삼양식품상해유한공사'를 설립하며 올해 사업 확장을 예고하기도 했다.
오너 3세 전병우 이사는 커머스 사업을 총괄한다. 신규 계열사 '아이엠애니'는 삼양식품의 글로벌 브랜딩 구축 및 캐릭터 사업을 추진할 예정이다. 그는 아이엠애니 단독이사로 등재됐다.
삼양식품의 불닭볶음면은 2012년 출시 이후 매운맛 마니아 층을 중심으로 인기를 끌다가 2016년 유튜브에서 시작된 'Fire noodle challenge'(불닭볶음면 챌린지)를 계기로 세계적인 히트 상품으로 자리매김했다.
국내외의 탄탄한 수요층을 기반으로 2017년 누적 판매량 10억개, 2019년 20억개, 2021년 30억개를 돌파하는 등 출시 9년이 지난 시점에도 꾸준한 인기를 얻으며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전 이사는 아이엠애니 이사로 활동하며 불닭볶음면의 해외 시장에서 인지도 상승 및 유지를 위한 행보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오는 2025년까지 해외 매출에서 일본, 미국, 중국 현지법인의 비중을 70%까지 늘리는 것이 목표다.
심은주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주요 식품 기업들의 오너 3세가 주요 보직에 배치된 만큼 2022년은 해외 사업이 레벨업되는 해가 될 수 있다"며 "신사업 검토, 추진 속도가 과거 대비 유연해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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