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잉社 747 최신기종…14시간 연속, 중간급유 없이 1만4천㎞ 비행
태극 형상 디자인 대부분 계승…국호 서체 '기미독립선언서' 활용교체
20년 역사 산증인 B747-400…11년 간 '지구 35바퀴' 임무 끝 퇴역
[서울=뉴시스]김태규 기자 = '에어포스원'으로 불리는 대통령 전용기(공군 1호기·B747-400)가 지난 11년 여 간 임무를 마치고 퇴역했다. 베일에 가려졌던 새 전용기(B747-8i)는 문재인 대통령의 이번 중동 순방에서 첫 공식 임무를 시작했다.
문 대통령은 15일 경기도 성남의 서울공항에서 신형 공군 1호기인 B747-8i 편으로 중동 3개국 첫 순방지인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로 출국했다. 지난해 5월부터 독일 함부르크 등에서 개조 과정을 거친 뒤 지난 11일 전력화 됐다.
당초 지난해 11월 유럽 3개국 순방(영국·이탈리아·헝가리)부터 새 전용기를 활용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던 것과 달리 2개월 여 가량 늦어졌다. 안전성 확보를 위한 검증과 후속 시험비행 기간을 거치느라 전력화 시점이 다소 늦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새 전용기 B747-8i는 보잉 747 계열 가운데 최신형인 747-8의 여객형 기종이다.
대형 항공기 가운데 가장 빠른 마하 0.86의 순항 속도를 낼 수 있다. 30t급 추력의 신형 엔진 장착 덕분에 최대 14시간 연속 비행에 중간 급유없이 1만4815㎞까지 운항할 수 있다. 기존 B747-400기종보다 운항 거리가 약 2300㎞ 길어졌다.
동체와 무게 모두 기존보다 더 크고 무거워졌다. 길이는 70.67m(5.58m 증가), 높이 19.54m(0.02m 증가), 무게 448t이다. 기내 면적은 기존 대비 29㎡ (약 9평) 가량 넓어졌다. 연료 효율을 극대화한 탓에 크고 무겁지만, 한번에 더 멀리 더 오래 날 수 있다는 게 보잉사의 설명이다.
일반 여객기를 대통령 전용기 용도에 맞도록 객실 재설계 등 광범위한 개조 과정을 거쳤다. 통신 장비를 개조해 적의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 교란(재밍·Jamming) 시도를 피할 수 있다. 미사일 경보 및 자체 방어장치를 장착했다. 군과 위성을 직접 연결할 수 있는 국가지휘통신망과 위성통신망도 갖췄다.
400여 석의 기존 좌석을 213석으로 줄였다. ▲대통령 전용석 2석 ▲비즈니스 42석 ▲이코노미 169석으로 구성됐다. 해외순방 도중 활용할 수 있는 회의실과 대통령 침실 등 별도 편의 공간도 갖췄다. 총 좌석수는 퇴역한 기존 B747-400 기종보다 1석이 증가했다.
새 전용기의 외부 디자인은 큰 변화 없이 많은 부분 기존 것을 계승했다. 흰색 동체 바탕으로 빨강·파랑으로 태극기를 형상화 한 부분은 흡사하다. 다만 국호 서체를 기존 파란색에서 검정색으로 바꿨다. 최초의 한글문학작품에 사용된 '용비어천가 목판본체'와 기미독립선언서 활자체를 응용 개발해 활용했다고 청와대는 설명했다.
새 전용기는 노후화가 상당히 진행된 기존 B747-400의 대체 목적으로 2018년부터 도입이 추진됐다. 이번에 퇴역한 전용기는 이명박 정부 시절인 2001년 생산돼 20년 된 노후 기종이다. 2010년 대한항공과 5년 장기임차 형식으로 도입된 이후 2015년과 2020년 두 차례 임차계약을 연장해 사용해왔다.
국방부는 2차 임차계약 만료를 앞둔 2018년 새 기종 도입을 결정했다. 2020년 5월 대한항공과 약 3002억 9000만원에 3차 임차계약을 체결하면서 새 보잉 747-8i 기종을 5년(2021∼2026년)간 임차하기로 했다. 지난해 11월 발효된 3차 임차계약은 2026년 10월에 만료될 예정이다.
문 대통령은 지난 5년 간 정상외교를 위해 퇴역한 1호기와 함께 전 세계 51개국, 51만 1666㎞를 누볐다. 지구 11바퀴 거리에 해당한다. 2018년 9월 제3차 남북정상회담을 위한 평양 방문 때 순안공항 활주로에 착륙하는 과정이 전 세계에 생방송으로 타전되기도 했다.
과거 이명박·박근혜 정부 때부터 이어져 온 11년 동안의 총 운행거리는 156개국 162만 2222㎞에 달한다. 지구 35바퀴를 퇴역한 B747-400 기종과 함께 이동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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