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자흐 대통령 "평화유지군 임무 끝…쿠데타 실패"
러시아군 이틀 내, CSTO 평화유지군 열흘 내 철수
시위자 중 9900명 구금, 164명 사망, 8000명 부상
[서울=뉴시스]전재훈 기자 = 반정부 시위 진압을 위해 카자흐스탄으로 파견됐던 러시아군 주도의 집단안보조약기구(CSTO) 평화유지군이 철수할 예정이라고 영국 가디언과 러시아 타스 통신이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날 카심-조마르트 토카예프 카자흐스탄 대통령은 CSTO의 주요 임무가 끝났으며 쿠데타 시도는 실패했다고 선언했다. 러시아군은 이틀 안으로, CSTO 평화유지군은 열흘 안으로 카자흐스탄을 철수한다고 밝혔다.
이어 토카예프 대통령은 카자흐스탄 통화인 텡게에 대한 신뢰 구축을 위해 외환시장 안정을 보장할 것을 중앙은행과 금융규제기관에 지시했다. 지난 며칠간 소요사태가 진정된 것으로 보인다며 조속한 정상화를 약속했다.
앞서 토카예프 대통령은 시위 진압 과정에서 시위대를 '국제 테러리스트 집단'으로 규정했다. 이어 CSTO에 평화유지군을 요청했고, 2500명의 평화유지군이 지난 6일 투입됐다. CSTO는 러시아·벨라루스·카자흐스탄·키르기스스탄·아르메니아·타지키스탄 등 옛 소련권 7개국으로 구성된 러시아 주도의 안보 체계다.
러시아는 7일 공수부대를 파견했고, 키르키스스탄은 8일 병력 150명과 장갑차 8대, 군용차량 11대를 보냈다.
이날까지 카자흐스탄 반정부 시위자 중 9900명 이상이 구금됐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사망자는 164명, 부상자는 8000명 이상이라고 카자흐스탄 내무부는 전했다.
카자흐스탄 인권단체는 사망자에 4세 여아 등 최소 3명의 미성년자가 포함돼 있다고 전했다.
카자흐스탄 내무부는 이번 반정부 시위로 1억7500만 유로(약 2480억원)의 재산피해가 발생했고, 100개 이상의 은행 및 기업, 차량 400대 이상이 파손됐다고 발표했다.
토카예프 대통령은 10일 샤를 미셸 유럽연합(EU) 상임의장과의 통화에서 이번 사태를 테러 공격으로 규정하며, 경제적 손실은 20억 달러(약 2조3934억원)에서 최대 30억 달러(약 3조5901억원)에 달한다고 전했다.
토카예프 대통령은 시위 진압 과정에서 누르술탄 나자르바예프 전 대통령을 국가안보회의(NSC) 의장직에서 해임하고, 전 대통령의 측근인 카림 막시모프 국가보안위원회(KNB) 위원장도 국가반역 혐의로 체포했다. 나자르바예프의 조카인 KNB 제1부위원장 사마트 아비쉬도 7일 알마티에서 체포됐다고 외신들은 보도했다.
이에 따라 전 대통령의 국가 전복 음모론이 퍼지기도 했지만, 토카예프의 전 정부 세력 축출로 일단락되는 모양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번 시위 진압과 막시모프 위원장 체포를 통해 토카예프 대통령이 나자르바예프 전 대통령의 잔존 영향력을 제거하고 실권을 잡았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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