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손' 미·러 회담이지만, 후속 대화 필요성엔 공감했다

기사등록 2022/01/11 14:49:22

최종수정 2022/01/11 14:53:44

양자 안보 회의서 기존 입장 고수한 채 떠난 미·러

회담 전후 긍정적 평가 내놔 추후 협상 가능성 시사

美 "며칠 또는 몇 주 내 마무리 어려워…희망 있어"

러 "상황 절망적이지 않아…문제 수면 위로 드러나"

러 "美가 러시아 제안 고심했어…대화 긍정적이다"

NYT "양측 모두 낙관론 피력했다…추후 협상 가능"

[제네바=AP/뉴시스] 웬디 셔먼 미 국무부 부장관(왼쪽)과 세르게이 랴브코프 러시아 외무부 차관(오른쪽)이 10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에서 우크라이나 긴장과 관련한 미·러 안보 회의 전 나란히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2.01.11.
[제네바=AP/뉴시스] 웬디 셔먼 미 국무부 부장관(왼쪽)과 세르게이 랴브코프 러시아 외무부 차관(오른쪽)이 10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에서 우크라이나 긴장과 관련한 미·러 안보 회의 전 나란히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2.01.11.

[서울=뉴시스]전재훈 기자 = 미국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사태 해결을 위해 스위스 제네바에서 진행한 안보회담은 양측이 대화를 지속할 필요성에 대해 일단 공감하면서 마무리됐다.

이에 따라 당장 손에 쥔 결과물은 없지만, 양측 간 군축협상에서 일부 진전이 있을 수 있다는 조심스러운 관측을 가능케 하고 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10일(현지시간) 장장 8시간 동안 진행된 미·러 회담 이후 "미국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위기에 관한 회담을 연장하기로 합의했다"고 보도했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와 러시아는 오는 12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회담을 갖는다. 13일에는 오스트리아 빈에선 유럽안보협력기구(OSCE)와 러시아가 회담할 예정이다.

이미 알려진 이 같은 공식 일정 외에도 미러 양측이 우크라이나 문제로 당분간 더 심도 있는 대화를 이어갈 수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실제로 웬디 셔먼 미 국무부 부장관은 "군축 협정 같은 복잡한 문제에 관한 협상은 며칠 또는 몇 주 내에 마무리될 수 없다"며 "러시아 정부와 더 많은 대화를 나누고 앞으로의 최선책을 결정할 것"이라고 말하는 등 추후 회담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앞서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도 "몇 주 안에 어떤 돌파구를 볼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고 했다.

이날 셔먼 부장관은 "외교적 해결책에 대한 희망이 있느냐"는 질문에 "희망이 없다면 외교관들이 하는 일들은 매우 어렵다"면서도 "하지만 내가 신경 쓰는 것은 결과다"고 전했다.

이어 셔먼은 회담 이후 기자들과 통화에서 "양국이 진전을 이룰 수 있는 공간을 봤다"고 평가했다고 뉴욕타임스(NYT)는 전했다.

세르게이 랴브코프 러시아 외무차관도 "상황이 절망적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눈에 보이지 않던 문제를 처음으로 수면 위로 끌어올렸다"며 협상의 여지를 남겼다.

이어 이날 회담을 "어렵고, 길고, 매우 전문적이며, 심오하고, 구체적이었다. 무엇도 포장하거나 논쟁의 여지가 있는 문제를 피하려는 시도는 없었다"며 "미국이 러시아의 제안을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깊이 연구했다는 인상을 받았다"고 말했다.

랴브코프 차관은 이날 회담이 오는 12일 열릴 나토와 러시아의 회담 전망을 밝게 만들었다는 평가를 했다고 NYT는 보도했다.

NYT는 "(미·러) 양측은 외교적 돌파구에 관한 모든 기대를 억눌렀다"면서도 "회담 이후 양측 모두 낙관론을 피력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랴브코프 차관이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의사가 없다고 분명히 했으며 미국도 이에 대한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 것, 셔먼 부장관과 랴브코프 차관이 모두 회담에 대해 긍정적 평가를 내놓은 것 등을 거론하며 양측의 향후 협상 전망을 좀더 밝은 쪽으로 내다봤다.
[도네츠크=AP/뉴시스] 10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도네츠크 지역에서 한 우크라이나군 병사가 친 러시아 반군과의 경계 구역 내 참호에서 담배를 피우고 있다. 미국과 러시아가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전략 안정 회담을 뚜렷한 합의 없이 종료했다. 양측은 향후 대화를 지속하기로 했지만, 우크라이나 국경 인근 긴장 고조 등 현안에 이견을 좁히지 못해 이후로도 난항이 예상된다. 2022.01.11.
[도네츠크=AP/뉴시스] 10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도네츠크 지역에서 한 우크라이나군 병사가 친 러시아 반군과의 경계 구역 내 참호에서 담배를 피우고 있다. 미국과 러시아가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전략 안정 회담을 뚜렷한 합의 없이 종료했다. 양측은 향후 대화를 지속하기로 했지만, 우크라이나 국경 인근 긴장 고조 등 현안에 이견을 좁히지 못해 이후로도 난항이 예상된다. 2022.01.11.

문제는 미러 양측간 대화가 한없이 계속 될 수는 없다는 점이다.

이와 관련, 랴브코프 차관은 FT에 "우리는 느슨한 대화에 지쳤다. 반쪽짜리 약속, 오해…말하자면, 우리는 상대방을 믿지 않는다"며 "우리는 완전한 보장이 필요하다. 보호가 아닌 보장 말이다"라고 밝혔다.

제네바 미 대표부에서 8시간 동안 진행된 회의에서도 이 때문에 양측간 입장은 팽팽하게 맞섰다.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군사 긴장 완화와 안전보장 문서 채택 등에 대해 논의했지만, 기존 입장을 고수한 채 회의장을 떠난 것이다.

이번 회담은 러시아가 나토 확장 금지에 관한 법적 보장을 요구하고 우크라이나 국경 인근에 병력 증강을 계속하는 상황에서 이뤄졌다. 그러나 양측은 나토 확장 문제는 물론 우크라이나 일대 긴장 고조를 두고도 별다른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셔먼 부장관은 러시아의 안보 보장론에 대해 "미국에서 완전히 받아들여질 가능성이 없다"며 "누구도 나토의 개방 정책을 비난하도록 용납하지 않을 것이다"고 했다.

랴브코프 차관도 "나토가 자신들의 안보를 위해 하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러시아도 우리 영토(우크라 접경 지역)에서 (군사) 훈련을 계속 진행할 것"이라며 이것은 "우리의 안보를 위한 것이고 필요하다고 여겨지는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모스크바=AP/뉴시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021년 12월 31일(현지시간) 모스크바 크렘린에서 대국민 신년사를 녹화하고 있다. 푸틴 대통령은 11개 시간대별로 자정이 되기 전 중계된 신년사를 통해 코로나19 대유행 등 어려움에 직면한 러시아인들의 결속력과 힘을 북돋아 주며 복을 기원했다. 푸틴 대통령의 대국민 연설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의 통화 이후 몇 시간 만에 방송됐다. 2022.01.01.
[모스크바=AP/뉴시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021년 12월 31일(현지시간) 모스크바 크렘린에서 대국민 신년사를 녹화하고 있다. 푸틴 대통령은 11개 시간대별로 자정이 되기 전 중계된 신년사를 통해 코로나19 대유행 등 어려움에 직면한 러시아인들의 결속력과 힘을 북돋아 주며 복을 기원했다. 푸틴 대통령의 대국민 연설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의 통화 이후 몇 시간 만에 방송됐다. 2022.01.01.

이에 대해 워싱턴포스트(WP)는 "미국과 러시아는 위기 대화 이후에도 교착 상태로 남았다"고 평가했다.

WP는 "미국 외교관들은 러시아의 요구 중 일부가 너무 비현실적이라고 경고해 왔다"며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상대로 군사 행동을 감행할 빌미를 얻기 위해 미국이 거부할 것을 알고도 조건을 요구했을 가능성을 전하기도 했다.

정치 전문 매체 폴리티코도 양국 회담 이후 "전쟁으로 기우는 분위기는 없었다"라면서도 "평화 역시 없었다"라며 "예전 냉전 시대 라이벌 간의 넓은 간극이 명백해졌다"라고 분석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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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손' 미·러 회담이지만, 후속 대화 필요성엔 공감했다

기사등록 2022/01/11 14:49:22 최초수정 2022/01/11 14:5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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