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대표 나서 安과 선거 연대 군불…지지율 급등에 돌변
安 20%대 진입 시 尹·安 단일화 대선 정국 블랙홀 우려
'李 후원자' 이해찬 "보수언론, 安 띄워 국민 눈 돌릴 것"
이재명 "억지로 정치세력 뒤섞어 하는 일" 단일화 '혹평'
[서울=뉴시스] 이재우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는 물론 지지율이 급등하고 있는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까지 공세 범위를 넓혀가고 있다. 송영길 대표가 나서 안 후보와 선거 연대에 군불을 때던 모습에서 돌변한 것이다. 안 후보의 지지율이 20%대에 안착해 3강 체제를 형성할 경우 윤 후보와 안 후보의 단일화가 대선 정국의 이슈를 삼키는 블랙홀이 돼 이재명 민주당 대선 후보의 선거운동이 제대로 먹혀들지 않을 수도 있다는 판단에서다. 또 윤 후보의 자질론과 가족 리스크가 안 후보 돌풍에 묻힐 수 있다는 점도 고려된 듯하다.
민주당은 10일 작정한 듯 안 후보를 공격했다. 강병원 의원은 이날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중앙선거대책위원회 회의에서 "안 후보가 MB 아바타를 넘어 윤석열 아바타라는 얘기가 나온다"며 "최근 안 후보가 전 국민이 코로나로 재난을 당한 적이 없다는 망언을 했다. 윤 후보 망언에 버금가는 망언이라고 생각한다"고 공격했다.
이어 "안 후보는 윤 후보처럼 화성에서 오셨느냐. 윤 후보 아바타가 되겠다는 것이냐"며 "전 세계를 휩쓴 재난 앞에 고통받지 않은 국민은 없다. 위기를 위기로도 느끼지 못하는지 모르겠지만 우리 국민은 그렇지 않다"고 힐난했다.
그는 "안 후보는 사회적 약자에 공감하지 못하는 윤석열 아바타가 아닌지 되돌아보기 바란다. 국민의힘, 국민의당에도 국민은 없다. 안철수에는 새정치가 없고 간 보기 말 바꾸기만 있을 뿐"이라고 평가절하했다. 민주당이 공식회의에서 윤 후보는 물론 안 후보까지 공격한 것은 이례적이다.
민주당은 지난달까지만 해도 안 후보와 국민의당의 공개 거부에도 송영길 대표 등이 나서 선거 연대를 수차례 공개 제안하는 등 구애에 나섰다. 이재명 후보도 직접 찬반을 표명하지는 않은 채 연대 가능성을 열어두는 모습을 보였다.
민주당 내부에서는 안 후보와 선거 연대 논의에 대해 실현 가능성을 높게 점치지 않으면서도 야권이 윤 후보를 중심으로 후보 단일화 논의를 전개하는 것을 막을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이익이라는 얘기가 흘러나왔다.
그러나 안철수 후보가 언론사들이 연초 일제히 발표된 신년 여론조사에서 상승세를 기록하고 급기야 안철수 후보 중심 야권 단일화시 이재명 후보를 제친다는 여론조사가 나오면서 이 후보와 민주당의 발언에 각이 서기 시작했다.
당내 전략통으로 꼽히는 우상호 의원은 3일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안 후보의 지지율은 10% 초반에서 상승세가 둔화할 것이라면서 "30대 이상은 이미 안 후보를 5년, 10년 전에 다 경험한 사람들 아닌가. 이분들은 안 후보에 대한 기대감이 크지 않다고 본다"고 평가절하했다.
이 후보는 같은날 JTBC '뉴스룸'에서 안 후보와 단일화 가능성에 대해 "윤 후보 지지층들이 이탈해 안 후보 쪽으로 조금씩 이전해가는 상황이라 아무래도 그쪽의 (단일화)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고 했다. '이 대 안 구도 전망'에는 "거대 여야당을 벗어난 제3자가 그런 구도를 갖긴 쉽지 않을 거 같다"고 했다.
이 후보의 정치적 후원자인 이해찬 전 대표는 4일 민주당 소통 플랫폼 앱 '이재명 플러스'에 올린 칼럼에서 "보수 언론들은 안철수 후보를 띄우면서 단일화 소식으로 윤석열 후보의 낮은 자질과 그 가족의 비리에서 국민의 눈을 돌리려 할 것"이라고 경계감을 드러냈다.
이 후보는 6일 광주·목포·여수MBC 합동 신년 특별대담에서 '집권 이후 연대만이 아니라 선거 과정에서 다른 후보와 단일화가 가능하느냐'는 질문에 "국민들의 선택을 왜곡하는 내부에서 경쟁하는 것도 아니고 억지로 정치세력을 뒤섞어 하는 일"이라고 단일화에 부정적인 입장을 내놨다.
박영선 선대위 디지털대전환위원장은 9일 언론 인터뷰에서 "안 후보에 과연 대한민국을 맡길만한 리더십이 있느냐에 대한 국민적 의문이 있다"고 평가절하하기도 했다. 국민의당은 당시 대변인 명의 성명을 내어 "민주당의 선거전략이 '안모닝'인가"라고 반발했다.
민주당은 윤석열 후보에 대한 공세도 이어갔다.
송영길 대표가 10일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를 비롯한 일부 야권 정치인들이 마트에서 멸치와 콩 등을 산 뒤 인증샷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리는 이른바 '멸공' 릴레이에 동참한 데 대해 "일베 같은 놀이를 하고 있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송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당 선거대책위원회 세대공감위원회 발대식에서 이같이 말한 뒤 "여가부(여성가족부) 논란도 '이대남'과 '이대녀' 간의 갈등을 조장하고, 멸치 논란으로 색깔론을 가지고 이렇게 표를 가르는 모습이 참 유치해 보인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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