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약처 “몰누피라비르 추가 검토 중”
이부실드 도입 계획 없어
【서울=뉴시스】황재희 기자 = 미국 제약사 화이자의 코로나19 치료제 ‘팍스로비드’ 2만여명분이 이번 주 내 한국으로 공급된다. 그러나 MSD(머크앤드컴퍼니) 치료제 ‘몰누피라비르’는 여전히 식품의약품안전처의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
10일 식약처와 관련 업계에 따르면, 식약처는 현재 몰누피라비르에 대한 긴급사용 승인을 심사 중이다.
식약처 관계자는 이날 뉴시스와의 통화에서 “안전성, 유효성과 관련해 추가 검토가 필요한 부분이 있어 검토가 진행 중”이라며 “검토가 완료되는 대로 승인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팍스로비드는 질병관리청이 긴급사용승인 신청 5일 만에 식약처의 승인을 받았으나, 몰누피라비르는 허가가 늦어지면서 일각에선 몰누피라비르 도입 여부가 불투명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최종 연구 결과, 몰누피라비르가 팍스로비드보다 효과가 현저하게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실제로 식약처는 작년 11월 10일 팍스로비드 사전검토에 나선 뒤 12월 27일 긴급사용 승인했다. 몰누피라비르는 11월 17일부터 사전검토에 나섰으나 여전히 심사가 진행 중이다.
해외에서도 몰누피라비르에 대한 추가 검토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6일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인도 의학연구협의회(Indian Council of Medical Research) 발람 바르가바(Balram Bhargava) 사무총장은 몰누피라비르에 대해 주요 안전 문제가 있다고 언급했다.
발람 바르가바 사무총장은 “인도 정부의 긴급사용 승인에도 불구하고 몰누피라비르 권장여부를 결정하지 않았다”며 “우리는 이를 두 번이나 논의했으나, 앞으로 더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지난달 23일 몰누피라비르를 코로나19 치료제로 긴급사용 승인했다. 몰누피라비르의 최종 임상 결과 고위험군 감염자의 입원·사망률을 낮추는 비율이 30% 정도로, 87%인 팍스로비드에 비해 크게 낮다고 설명했다. 앞서 자체 발표한 효능에 비해 실제적인 효과는 훨씬 적어 예측했던 것보다 코로나19를 대응할 수 있는 역할이 덜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식약처가 결국 몰누피라비르를 긴급사용 승인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가천대길병원 감염내과 엄중식 교수는 “효과가 더 좋은 팍스로비드의 공급이 원활하고 충분한 양이 도입된다고 한다면 몰누피라비르를 사용하지 않을 수도 있겠지만, 공급되는 양이 충분하지 않기 때문에 아마 몰누피라비르도 승인이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어 “콩팥이나 간 기능이 좋지 않아 팍스로비드를 처방하기 어려운 환자들에게는 몰누피라비르를 처방해야 할 것”이라며 “우리 정부가 MSD와 선구매 계약을 한 만큼 사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정부는 앞서 팍스로비드 76만2000명분, 몰누피라비르 24만2000명분의 구매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가천의대 예방의학교실 정재훈 교수도 “몰누피라비르가 팍스로비드보다 입원과 중증화율 효과가 떨어지기는 하지만 완전히 효과가 없다고 볼 수는 없다”며 “위험 대비 이익이 크다고 한다면 사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정부는 일부 국가에서 허가를 받은 아스트라제네카의 항체치료제 ‘이부실드’에 대해서는 도입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홍정익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 예방접종관리팀장은 7일 충북 오송 질병관리청에서 열린 설명회에서 “이부실드는 예방제로 승인을 받았고 치료제로는 임상 시험과 허가가 진행 중인 것으로 안다”며 “어떤 이점이 있는지 검토 중이지만 구체적인 도입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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