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서 감염되든 진료받는 평시 시스템 작동해야"
"상급종합병원 등은 중환자 전념, 의원급 외래 필요"
정부 "1차 진료 공감…외래 시스템 구축이 큰 숙제"
[서울=뉴시스] 구무서 기자 =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가 1~2월 중 국내 우세종이 될 가능성이 나오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무증상·경증 확진자가 증가할 경우를 대비해 외래 진료 시스템을 사전에 구축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7일 오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오미크론 발생 전망 및 향후 과제 토론회에서 임승관 경기도의료원 안성병원장은 "절대다수를 차지할 경증환자는 최대한 가볍게 관리하고 가용 자원을 비축해 고위험군과 중증 환자에게 쏟아부어야 한다"고 말했다.
오미크론 변이는 현재 우세종인 델타 변이보다 전파력은 높지만 중증화율과 치명률은 비교적 낮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임 원장은 "지난해 재택 치료를 통해 시설 격리에서 가정 격리로 전환이 이뤄졌지만 지금의 재택치료 방법도 너무 무겁다"며 "저위험군은 관리 수준을 낮추는 체질 개선을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를 위해선 입원이 아닌 외래진료를 기반으로 하는 의료체계로 전환이 필요하다는 게 임 원장의 생각이다.
임 원장은 "시군구마다 최소 1개 이상 대면 외래진료 프로그램이 만료돼야 한다"며 "감염자가 어디에 있든 대면진료를 받고 필요하면 입원하는, 평상시와 유사한 의료시스템이 작동돼야 한다"고 말했다.
김진용 인천의료원 진료과장 역시 "코로나19는 유병 기간이 2주 정도로 비교적 길어서 의료적 지식이 없는 분들이 재택에서 대기하다가 사망하는 경우가 많다"며 "그래서 재택치료 관리가 생겼는데 외래진료는 없다"고 설명했다.
김 과장은 "오미크론으로 경증환자가 어마어마하게 많아질 텐데 진단과 외래진료에 거대한 도전이 될 것"이라며 "확진자가 3만명이 나오면 중환자실은 대응 가능하지만 경증환자 대비는 안 된다. 미리 다음 단계를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명하 서울시의사회 회장은 의원급 의료기관의 역할을 강조했다.
박 회장은 "대학병원을 포함한 상급종합병원에서 무증상·경증환자의 재택치료 관리는 올바른 방안이 아니다"라며 "위중증 환자를 담당해야 할 의료진들이 모니터링과 비대면 진료에 낭비돼야 하느냐"고 반문했다.
박 회장은 "차라리 100개 의원급 의료기관에서 환자를 관리하는 게 더 낫다"면서도 "자치구의 실무자 이해 부족으로 난항을 겪고 있다. 올바른 재택치료를 원하는지, 재택 방치를 원하는지 선택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박향 중수본 방역총괄반장은 "격리치료에서 재택 치료로 전환하는 중간 과정에서의 문제"라며 "1차 진료를 통해 지역사회 거버넌스를 가져가야 한다는 내용에는 공감한다"고 밝혔다.
박 반장은 "외래진료 시스템을 얼마나 갖춰야 실제로 확진자들의 외래진료를 감당할 수 있을지, 과정을 만들어가는 게 가장 큰 숙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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