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당국, 대응 2단계 발령...19시간여 만에 완진
화재 진압 나섰던 소방관 5명 연락 두절...2명 자력 탈출
송탄소방서 119구조대 한 팀 소속 소방관 3명 숨진 채 발견
2020년 12월에도 구조물 붕괴로 사상자 5명 낸 적 있어
경찰, 수사전담팀에서 수사본부로 격상...수사관 70여명 배치
[평택=뉴시스] 박종대 변근아 이병희 기자 = 경기 평택시 공사장에서 발생한 화재로 진화 작업에 투입됐던 소방관 3명이 참변을 당했다.
경찰은 국가수사본부 지휘 아래 도경찰청과 지역경찰을 주축으로 수사본부를 꾸려 화재 발생 경위는 물론 불이 난 물류창고 안전관리 전반을 들여다볼 계획이다.
6일 경기도 소방재난본부와 송탄소방서에 따르면 전날 오후 11시 46분께 평택시 청북면 고렴리 1137번지 일원 냉동창고 신축 공사장에서 불이 났다.
소방당국은 불길이 커지자 14분 만인 6일 0시께 관할 소방서 장비와 인원을 모두 동원하는 대응 1단계를 발령했다.
이 불은 이날 오전 6시 32분께 큰 불길이 잡히면서 진화되는 것처럼 보였지만, 다시 연소가 확대되면서 소방당국은 2시간 40여 분 뒤인 대응 2단계를 발령했다.
이 과정에서 송탄소방서 119구조대 소속 소방관 5명이 연락 두절됐다. 소방당국은 대원수색팀(RIT)을 투입했다.
이 중 2명은 자력으로 탈출해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미처 건물을 빠져나오지 못한 소방관 3명은 건물 지상 2층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화재는 이날 오후 3시 57분께 큰 불길이 재차 잡히면서 대응 2단계가 해제됐고, 화재 발생 19시간여 만인 오후 7시 19분께 모두 꺼졌다.
불이 난 건물은 물류창고 신축 공사현장으로 대지면적 5만980㎡에 연면적 19만9762㎡으로 지하 1층, 지상 7층 규모로 건물을 짓고 있는 중이었다.
이 가운데 건물 1·2·4층은 냉동창고 용도로 소방당국은 해당 공사장 지상 1층에서 불길이 처음 시작된 것으로 보고 있다.
정확한 화재 원인은 경찰과 소방당국 등 유관기관 합동감식을 통해 어느 정도 윤곽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다만 화재가 난 건물 내부에 산소통과 LPG 등 용접장비를 비롯해 보온재가 다량 보관돼 있었고, 화재 당시 작업자들이 바닥 타설과 미장 작업을 진행 중이었다고 소방당국은 설명했다.
경찰은 이날 오후 진압에 나섰던 소방관 3명이 사망하는 등 사안의 중대성을 감안해 수사전담팀을 구성했다가 이를 수사본부로 격상하고 본격 수사에 착수했다.
수사본부는 최근 도경찰청 수사부장인 김광식 경무관이 본부장을 맡아 강력범죄수사대와 강력계, 과학수사, 평택경찰서 형사과까지 총 73명 규모로 꾸려졌다.
이러한 인원은 지난해 3월 한국토지주택공사(LH) 임직원들의 부동산 투기 의혹으로 촉발된 수사를 시작했을 당시 규모와 거의 같은 수준이다.
당시 경찰은 경무관급 수사부장을 필두로 부동산 투기사범 특별수사대를 꾸려 총 78명 규모의 수사팀을 운영했다.
경찰은 잔불을 모두 끄는 대로 건축물 안전진단을 실시한 뒤 국립과학수사연구원과 소방당국 등 유관기관과 합동감식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 공사장은 2020년 12월에도 5층 자동차 진입 램프 구간에서 구조물 붕괴 사고가 발생해 5명의 사상자를 냈던 곳으로 확인됐다.
경찰 관계자는 "국가수사본부 집중수사 지휘를 받아 화재 원인을 포함한 안전관리 전반에 대한 내용을 수사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mail protected],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