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C 붕괴 수사본부, 무단시공·부실공사 입증한다(종합)

기사등록 2022/02/03 13:38:24

최종수정 2022/02/03 14:38:42

역보·데크플레이트 공법, '구조계산' 필요한 변경인지 확인중

공정률 57% 두 달 늦은 골조 공사…부실시공으로 이어졌나

현대산업개발·하청업체·감리 등 11명 입건…혐의 입증 주력

[광주=뉴시스] 권창회 기자 = 아파트 붕괴사고 현장. 광주 서구 화정동 HDC현대산업개발 아이파크 아파트 신축공사장 붕괴 10일째인 20일 오후 상황이다. 2022.01.20. kch0523@newsis.com
[광주=뉴시스] 권창회 기자 = 아파트 붕괴사고 현장. 광주 서구 화정동 HDC현대산업개발 아이파크 아파트 신축공사장 붕괴 10일째인 20일 오후 상황이다. 2022.01.20. [email protected]

[광주=뉴시스] 구용희 변재훈 기자 = 광주 HDC현대산업개발 신축 아파트 붕괴 사고를 수사 중인 경찰이 무단 시공 여부, 공사기간 지연에 따른 부실 공사 의혹 등을 두루 살펴본다.

앞서 입건한 현대산업개발·하청업체·감리 직원 등을 대상으로 강도 높은 수사를 펼쳐 이들의 혐의 입증에 힘쓴다.

'역보·데크 플레이트', 무단 시공 여부 쟁점화

광주 서구 신축아파트 붕괴사고 수사본부는 무너진 201동 건물 39층 타설 공정에서 PIT층(배관 등 설비층)에 철근 없는 콘크리트 수직벽 '역보', 요철 가공 바닥판 '데크 플레이트'를 설치한 공법에 대해 국토교통부에 질의했다고 3일 밝혔다.

'시공 방식 변경'인지, '설계 변경'인지 여부를 가려내 달라는 취지다.

설계 변경에 해당되면 구조기술사 등의 구조 안전 검토가 필요하고, 경우에 따라선 행정 당국에 구조 계획 심의를 다시 받아야 할 수도 있다.

이에 대해 현대산업개발 측은 경찰에 '단순 시공 방법 변경인 만큼, 구조 검토는 필요치 않다. 골조 하청업체가 알아서 한 것이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골조 하청업체는 '원청 시공사 지시 없이는 할 수 없는 작업이다'고 주장했다. 공정 전반의 안전을 감독해야 할 감리단도 '공법 변경에 대해 구조 검토를 하려 했다. 서류를 보여 달라고 했으나 안 보여줬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사본부는 철근 없는 콘크리트 수직벽인 '역보'의 자체 하중이 건물에 무리를 준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무너진 201동 건물 내 39층 동쪽 바닥 슬래브가 높이 차가 있어 PIT층 높이가 55~100㎝까지 낮아진다. 동바리 등 수직 지지대를 설치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골조 하도급 업체는 '타설' 중인 39층 바닥 슬래브를 지탱하기 위해 '역보'를 동쪽 PIT층 안에 설치한다.

역보는 정확한 계측이 필요하지만, 콘크리트 덩어리인 만큼 40~50t(추정치)에 이른다고 수사본부는 밝힌 바 있다.

수사본부는 데크 플레이트를 덧대는 방식으로 바로 위층 거푸집에 콘크리트를 들이붓는 공법도 큰 폭의 변경인 것으로 보고 있다.

이같은 구조물 반입·설치에는 시공사, 감리단 허가가 있어야 한다고 수사본부는 설명했다.
 
수사본부는 국토부 회신 결과를 받는 대로 역보·데크 플레이트 공법이 무단 시공 여부를 판단, 수사를 이어간다.

[광주=뉴시스] 류형근 기자 = 광주 서구 화정동 현대산업개발 신축 아파트 붕괴 사고 12일째인 22일 오후 아파트 39층을 받치고 있는 피트층 내부에 기둥이 세워져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2.01.22. photo@newsis.com
[광주=뉴시스] 류형근 기자 = 광주 서구 화정동 현대산업개발 신축 아파트 붕괴 사고 12일째인 22일 오후 아파트 39층을 받치고 있는 피트층 내부에 기둥이 세워져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2.01.22. [email protected]


일정보다 두 달 늦은 타설…부실공사 화근?

수사본부는 건물 골조 공사가 당초 공정 계획과 차이가 크다고 밝혔다.

다른 층 타설도 일정보다 다소 늦었으며, 붕괴 당시 현재 공정률을 57%에 그쳤다고 했다. 계획대로라면 무너진 아파트 준공 예정일은 올해 11월 30일이다.

현대산업개발 측이 '예정된 기간 안에 공사를 마무리할 수 있었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신빙성이 높지 않다고 수사본부는 봤다.

다만 공사 기간 단축 여부는 부실 공사가 개입될 소지가 있다고 했다.

내부 마감 공사 등 다른 공정에선 작업자를 2배 가량 더 투입해 계획된 공사 기간을 따라잡는 경우가 있지만, 골조 공사는 실상 두 달가량 늦었다는 것이다.

수사본부는 "원래 공정 상엔 2021년 10월 25일에 PIT층이 (타설)돼야 한다. 민원, 착공 시기 지연 등으로 실제 2022년 1월 11일에 PIT층 천장·39층 바닥층이 타설이 진행됐다"고 말했다.

이어 "골조 공사가 두 달 이상 늦으면, 보통 실내 구조를 만드는 하청 업체가 100명 투입할 작업자를 200명까지 늘려 기간을 단축하는 식이다"며 "벽돌 쌓기, 창호 설치 등 내부 공사가 빨리 진행됐다는 진술은 현재까지 없다"고 말했다.
[광주=뉴시스] 신대희 기자 = 광주 현대산업개발 아이파크 아파트 신축 현장 건축물 붕괴 사고 나흘째인 14일 오후 경찰이 공사 현장 내 HDC현대산업개발 현장사무소, 감리사무소, 관련 업체사무소 등 3곳을 압수수색하고 있다. 2022.01.14. sdhdream@newsis.com
[광주=뉴시스] 신대희 기자 = 광주 현대산업개발 아이파크 아파트 신축 현장 건축물 붕괴 사고 나흘째인 14일 오후 경찰이 공사 현장 내 HDC현대산업개발 현장사무소, 감리사무소, 관련 업체사무소 등 3곳을 압수수색하고 있다. 2022.01.14. [email protected]


 

HDC·하청업체·감리 등 11명 입건, 혐의 입증 속도

수사본부는 HDC 현대산업개발·하청업체·감리 등을 차례로 불러 혐의 입증에 주력하고 있다.

지난 2일까지 수사본부는  붕괴 사고 관련자 50명을 조사해 11명을 입건했다. 14명을 출국 금지 조처했다.

입건한 11명은 현대산업개발 관계자 6명(업무상과실치사상 등), 감리 3명(건축법 위반·업무상과실치사상), 하청업체 대표 1명(건설산업기본법 위반), 하청업체 현장관계자 1명(업무상과실치사상)이다.

또 붕괴 사고 직후부터 최근까지 현대산업개발 본사 등 42곳을 압수수색, 현재 압수물을 분석하고 있다.

수사본부는 입건자 11명의 혐의 입증에 힘쓰고 있다. 이들이 관련 법령과 규정을 준수했는지, 각자 위치에서 해야 할 주의 의무를 다했는지 등을 들여다보고 있는 것이다.

앞선 조사에서 현대산업개발 관계자들은 업무상과실에 대한 책임을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하청업체 관계자는 '현대산업개발과 협의해 공법을 바꿨고 동바리 철거도 지시에 따른 것'이라며 시공사에 책임을 넘기는 듯한 진술을 했다.

수사 선상에 오른 일부 감리는 공사 현장에서 객관적으로 드러난 문제점 대부분을 시인했다. 하지만 공법 변경 등 일부 사실에 대해서는 현대산업개발과 엇갈린 주장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수사본부 관계자는 "과실 유무나 법령 위반 여부 등 혐의 입증에 주력하고 있다. 일부 입건자의 경우 이르면 이달 말 신병 처리 여부가 판가름 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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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C 붕괴 수사본부, 무단시공·부실공사 입증한다(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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