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신효령 기자 = 우리는 보통 초등학교 때부터 성과를 이끌어내는 일에 집중한다. 명문대 진학, 좋은 직장, 승진, 출세 등의 목표를 이루고자 노력한다. 은퇴를 하는 순간, 성과 중심의 인생이 막을 내린다.
'은퇴'(청미)는 독일 기자 볼프강 프로징거가 은퇴 이후의 생활을 꾸밈없이 진솔하게 써내려간 기록이다. 촘촘하면서도 섬세한 감정을 담아 은퇴 이후의 삶을 냉철하면서도 유머를 잃지 않고 묘사한다. 그는 2016년 암으로 사망했다.
"헤커는 앞으로 죽음을 자주 겪게 되리라는 생각에 두려웠다. 나이를 먹어가며 주변의 사람들과 차례로 작별하리라. 죽음의 소식을 들을 때마다 현실은 그만큼 더 작아지고, 추억만이 커지리라. 그러다 어느 날 오로지 추억만 남으리라."(239쪽)
"하지만 돌이켜보면 인생은 잘못과 올바름이 복잡하게 뒤엉킨 것이었을 따름이다. 항상 인생은 잘못과 올바름의 뒤죽박죽이었다. 둘 사이의 경계를 명확히 해줄 수 있는 심판관이란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 우리 인간은 거짓 꾸밈 속에서도 상대가 가진 진심을 헤아릴 줄 알아야만 한다."(253쪽)
그는 "은퇴 생활을 사춘기와 비교했던 동료의 말이 적절해 보인다"며 "모든 것이 뒤죽박죽인 무질서의 시간"라고 한다. "노년의 너그러운 침묵, 긴장하지 않고 만사를 다스리는 태도. 그러나 마음과 달리 일상은 어딘가 모르게 삐거덕거린다. 그가 만사를 다스리는 게 아니라 만사가 그를 지배하고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은퇴'(청미)는 독일 기자 볼프강 프로징거가 은퇴 이후의 생활을 꾸밈없이 진솔하게 써내려간 기록이다. 촘촘하면서도 섬세한 감정을 담아 은퇴 이후의 삶을 냉철하면서도 유머를 잃지 않고 묘사한다. 그는 2016년 암으로 사망했다.
"헤커는 앞으로 죽음을 자주 겪게 되리라는 생각에 두려웠다. 나이를 먹어가며 주변의 사람들과 차례로 작별하리라. 죽음의 소식을 들을 때마다 현실은 그만큼 더 작아지고, 추억만이 커지리라. 그러다 어느 날 오로지 추억만 남으리라."(239쪽)
"하지만 돌이켜보면 인생은 잘못과 올바름이 복잡하게 뒤엉킨 것이었을 따름이다. 항상 인생은 잘못과 올바름의 뒤죽박죽이었다. 둘 사이의 경계를 명확히 해줄 수 있는 심판관이란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 우리 인간은 거짓 꾸밈 속에서도 상대가 가진 진심을 헤아릴 줄 알아야만 한다."(253쪽)
그는 "은퇴 생활을 사춘기와 비교했던 동료의 말이 적절해 보인다"며 "모든 것이 뒤죽박죽인 무질서의 시간"라고 한다. "노년의 너그러운 침묵, 긴장하지 않고 만사를 다스리는 태도. 그러나 마음과 달리 일상은 어딘가 모르게 삐거덕거린다. 그가 만사를 다스리는 게 아니라 만사가 그를 지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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