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증 후 회사 살렸더니 배임?…재계, SKC 경영진 기소에 '투자위축' 우려

기사등록 2021/12/26 20:02:00

최종수정 2021/12/26 21:19:43

[서울=뉴시스] 홍효식 기자 = 최신원 전 SK네트웍스 회장이 16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2235억원 횡령·배임 혐의 30차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2021.12.16. yes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홍효식 기자 = 최신원 전 SK네트웍스 회장이 16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2235억원 횡령·배임 혐의 30차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2021.12.16.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옥승욱 기자 = 자회사가 경영난을 겪자 모기업은 유상증자 후 자회사를 지원해 살리기로 했다. 이를 계기로 자회사는 부도 위기를 넘겼지만 모기업 경영진은 배임죄를 덮어쓸 위기에 처했다. SK텔레시스를 살리기 위해 지난 2015년 유증으로 700억원 지원을 결정한 SKC 경영진 얘기다.

검찰은 지난 16일 2000억원대 횡령·배임 혐의로 최신원 전 SK네트웍스 회장과 조대식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 등에게 각각 징역 12년, 7년을 구형했다.

최 전 회장은 계열사 자금지원 등 명목으로 2235억원 상당을 횡령·배임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조 의장은 최 전 회장과 공모해 SKC가 부도 위기에 처한 SK텔레시스의 유상증자에 두 차례에 걸쳐 900억원가량을 투자하도록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지난 3월5일 최 전 회장을 특경법 위반(횡령·배임·사기) 등 혐의로 구속기소했다. 이후 SKC의 유상증자 참여 과정에 SK그룹 차원의 관여가 이뤄졌는지 추가 수사를 진행했다. 약 두달 뒤 조 의장과 그룹 관계자 3명을 같은 법 위반(배임) 등 혐의로 불구속기소했다.

검찰은 이날 결심공판에서 "SKC가 2015년 유증으로 700억원이라는 큰 손해를 입었고, SK텔레시스는 700억원을 지원받았음에도 여전히 자본잠식상태"라며 최 전 회장과 조 의장의 유죄를 주장했다.

반면, 변호인 측은 SKC의 유상증자 참여로 두 회사 모두 경영실적이 호전됐다고 반박했다. 실제 SK텔레시스는 2015년까지 매년 적자를 기록했다. 하지만 유상증자 이듬해인 2016년부터 3년 연속 흑자 전환했다. SKC 또한 올해 SK텔레시스의 통신사업부분을 789억원에 매각하는데 성공해 사실상 원금을 되찾았다.

조대식 의장은 최후진술에서 "2015년 SKC 이사회 의장이 되면서 기존 사업 실패와 중국의 저가공세 등으로 어려운 회사를 살리기 위해 SK텔레시스의 유상증자, 신규사업 추진 등을 실시해 정상화가 됐다"며 "SKC의 구성원과 주주, 협력업체 등 우리 사회를 위해 최선의 결과를 만들려고 했던 노력들이 다르게 해석되는 현실이 가슴아프다"고 진술했다.

재계는 SKC 유증에 대해 법원이 어떤 판단을 내릴지 주목하고 있다. SKC 경영진에게 배임죄가 적용될 경우 향후 모기업이 유상증자 등으로 자회사에 자금을 지원하기 어려울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글로벌 공급망 위기와 기후변화 대응 등 경영환경 악화에 따라 올해 상반기 상장사들의 유상증자는 17조원을 넘어서며 역대 최대 수준을 나타냈다.

재계 관계자는 "가뜩이나 외부자금 수혈이 어려워진 현 상황에 유상증자는 어려움을 겪는 기업들이 생존할 수 있는 유일한 방안"이라며 "법원에서 성공한 유증조차 배임으로 본다면 기업 투자환경이 악화돼 경제 전반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서울중앙지방법원은 내달 27일 SKC 경영진에 대한 1심 선고를 진행할 예정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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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증 후 회사 살렸더니 배임?…재계, SKC 경영진 기소에 '투자위축' 우려

기사등록 2021/12/26 20:02:00 최초수정 2021/12/26 21:1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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