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뽑은 보상선수, 수백억 FA 대박 부럽지 않다

기사등록 2021/12/24 07:00:00

KBO 규정 '타 구단 FA 데려오려면 돈과 선수로 보상해야'

KBO 측 "자금력 좋은 특정 구단에 우수 선수 쏠림 방지"

선수 FA등급마다 보상 기준 달라…지난해 FA등급제 시행

보상선수 지목된 선수, 이적 거부하면 '3시즌 활동 금지'

보호명단에 없는 내놓은 선수들…의외의 성과 뽐내기도

[서울=뉴시스] 이윤청 기자 = 18일 오후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0 KBO 한국시리즈 2차전 NC 다이노스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 9회말 만루 강진성이 2타점 적시타를 치고 있다. 2020.11.18.   radiohead@newsis.com
[서울=뉴시스] 이윤청 기자 = 18일 오후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0 KBO 한국시리즈 2차전 NC 다이노스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 9회말 만루 강진성이 2타점 적시타를 치고 있다. 2020.11.18.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전재훈 기자 = 프로야구 자유계약(FA) 선수 영입과 보상선수 지목이 한창이다. 한국야구위원회(KBO) 규약 제172조는 FA선수를 영입하려면 보상선수와 돈을 내놓아야 한다고 규정한다. 원 소속 구단의 선택에 따라, 선수 등급에 따라 돈만 지불해도 되는 경우가 있다.

보상선수의 취지는 구단 간 실력 평준화다.

KBO 관계자는 24일 보상선수 도입 배경에 대해 "자금력이 좋은 특정 구단으로 우수 선수가 쏠리게 될 수 있다"며 "원 소속 구단에게 대체 선수를 줌으로써 구단 간 실력이 지나치게 불균형을 이루는 상황을 방지하고, 전력 평준화를 위해 도입했다"고 설명했다.

지난 22일에도 강진성은 NC 다이노스로 떠나 두산으로 이적한 박건우의 보상선수로, 김재성은 삼성 라이온즈를 떠나 LG 트윈스 유니폼을 입게 된 박해민의 보상선수로 지목됐다.

보상선수는 어떻게 결정될까. FA선수는 또 무엇인가. FA자격 취득부터 보상선수까지, KBO의 이적 시장에 대해 정리했다.

9시즌 뛰어야 풀어준다…FA자격, 누가·어떻게 얻나?

1999년 도입된 프리에이전트(Free Agent·FA)는 일정 요건을 갖춰 모든 구단과 선수 계약 체결이 가능한 권리를 가진 선수를 의미한다.

KBO 규약에 따르면, KBO에 현역선수로 최초 등록한 후 9 정규시즌을 활동한 선수는 FA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 자격을 얻는다. 2022년 시즌 종료 후부터는 8 정규시즌을 활동한 선수도 FA권리를 행사할 수 있다.

정규시즌이란 연도별 KBO 리그 중 KBO 시범경기와 KBO 포스트시즌을 제외한 기간을 의미한다. ▲타자는 당해 정규시즌 총 경기 수의 3분의 2 이상 출전한 경우 ▲투수는 당해 정규시즌 규정 투구 횟수(정규시즌 총 경기수×1이닝)의 3분의 2 이상을 투구한 경우 한 정규시즌을 소화했다고 본다. 혹은 ▲당해 정규시즌 현역 선수 등록 일수가 150일 이상인 경우(2006년 정규시즌부터는 145일 이상인 경우)에도 인정한다.

【대전=뉴시스】   13일 오후 대전 한밭 야구장에서 열린 2007 삼성 PAVV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와 롯데 자이언츠의 경기에서 한화의 선발 문동환이 2승을 향해 힘찬 투구를 하고 있다. /김용학기자 kyh@newsis.com
【대전=뉴시스】  13일 오후 대전 한밭 야구장에서 열린 2007 삼성 PAVV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와 롯데 자이언츠의 경기에서 한화의 선발 문동환이 2승을 향해 힘찬 투구를 하고 있다. /김용학기자 [email protected]



'선수→원 소속 구단→KBO 총재'…FA자격 행사 절차 '까다롭네'

KBO 총재는 매해 한국시리즈가 종료되면 FA자격을 취득한 선수·FA자격을 유지하고 있는 선수의 명단을 공시한다.

이에 따라 FA자격을 취득한 선수가 FA권리를 행사하려면, 공시 이후 2일 내에 총재에게 FA권리 행사 승인을 신청해야 한다. KBO가 정한 서식에 따라 FA신청서를 작성하면, 원 소속 구단이 총재에게 제출하는 방식이다.

FA자격을 취득한 선수가 FA신청서를 원 소속 구단에 제출하지 않는다면, 당해 연도 FA권리 행사를 포기했다고 간주한다.

총재는 FA신청서 제출 마감일 다음날 FA승인 선수를 공시한다. FA선수는 공시 다음 날부터 비로소 다음 연도 계약을 위한 교섭에 나설 수 있다.

다 같은 FA 선수가 아니다…FA등급마다 다른 보상 기준

FA 선수가 원 소속 구단 외 다른 구단(FA획득구단)과 계약을 체결했다면, 원 소속 구단은 FA획득구단으로부터 선수 등급에 따라 다른 보상 받을 수 있다.

KBO리그는 지난해부터 FA자격 선수를 세 등급(A·B·C)으로 나눠 보상 규정을 달리하는 FA등급제를 시행하고 있다.

기준은 최근 3년간 평균 연봉 및 옵션 수령 금액의 구단 내 순위다. A등급 선수는 구단 내 1~3위이면서, 리그 전체 1~30위에 위치한 선수다. B등급 선수는 구단 내 4~10위이면서, 리그 전체 31~60위, C등급 선수는 구단 내 11위 이하이면서, 리그 전체 61위 이하인 선수다.


【서울=뉴시스】김인철 기자 = 9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12 팔도 프로야구 준플레이오프 2차전 두산 베어스와 롯데 자이언츠의 경기에서 1회말 2사 1루 상황 두산 이원석이 좌익수 키를 넘기는 2루타를 날리고 있다.   yatoya@newsis.com
【서울=뉴시스】김인철 기자 = 9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12 팔도 프로야구 준플레이오프 2차전 두산 베어스와 롯데 자이언츠의 경기에서 1회말 2사 1루 상황 두산 이원석이 좌익수 키를 넘기는 2루타를 날리고 있다.  [email protected]


원 소속 구단은 A등급 FA선수를 넘겨줄 때 ▲직전 연도 연봉의 200%에 해당하는 금전 보상과 ▲FA획득구단이 정한 20명의 보호선수 외 1명(보상선수)을 받을 수 있다. 또는 보상선수를 받지 않고 ▲직전 연도 연봉의 300%에 해당하는 금전 보상을 얻을 수 있다.

B등급 FA선수의 경우 ▲직전 연도 연봉의 100%에 해당하는 금전 보상과 ▲FA획득구단이 정한 25명의 보호선수 외 1명을 보상선수로 받을 수 있다. 또는 ▲직전 연도 연봉의 200%에 해당하는 금전 보상을 선택할 수 있다.

C등급 FA선수의 경우 보상선수 없이 ▲직전 연도 연봉의 150%에 해당하는 금전 보상을 얻을 수 있다.

[광주=뉴시스] 류형근 기자 = 22일 오후 광주 북구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 대 키움 히어로즈의 경기, 1회초 무사에서 KIA 선발투수 임기영이 역투하고 있다. 2021.08.22. hgryu77@newsis.com
[광주=뉴시스] 류형근 기자 = 22일 오후 광주 북구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 대 키움 히어로즈의 경기, 1회초 무사에서 KIA 선발투수 임기영이 역투하고 있다. 2021.08.22. [email protected]


"보상으로 가기 싫다" 거부하면 3시즌 활동 금지

보상선수로 지목된 선수가 이적을 거부한다면, 원 소속 구단의 임의 탈퇴 선수가 된다. KBO 규약 제172조에서는 이러한 임의 탈퇴 선수는 3시즌 동안 프로야구 활동이 금지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임의 탈퇴 선수란 구단과 선수 간 계약이 끝나지 않은 상황에서, 구단이 임의로 은퇴시킨 선수를 말한다. 임의 탈퇴 선수가 되면 원 소속 구단의 허가 없이 다른 구단과 협상·계약하거나 경기에 나갈 수 없다.

[서울=뉴시스] 이영환 기자 = 19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0 신한은행 SOL KBO리그 두산 베어스 대 NC 다이노스의 경기, 7회초 마운드에 오른 두산 이형범이 공을 던지고 있다. 2020.05.19. 20hwan@newsis.com
[서울=뉴시스] 이영환 기자 = 19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0 신한은행 SOL KBO리그 두산 베어스 대 NC 다이노스의 경기, 7회초 마운드에 오른 두산 이형범이 공을 던지고 있다. 2020.05.19. [email protected]

보호 명단에 없는 내놓은 선수들…의외의 성과 뽐내기도

보상선수는 새 선수를 데려오기 위해 내주는 카드인 만큼 좋은 성적을 기대하기 어렵다. 그럼에도 의외의 성과를 냈던 보상선수들이 있다.

문동환은 보상선수 성공 사례에 반드시 언급되는 선수다. 그는 2004년 두산 베어스 정수근 선수의 롯데 이적 당시 보상 선수로 지목됐다. 문동환은 두산으로 가자마자 한화로 트레이드 됐지만, 4승15패 평균자책점 5.37점의 초라한 성적을 거뒀다.

하지만 이듬해인 2005년 10승9패 평균자책점 3.47을 기록하더니, 2006년에는 16승9패1세이브 평균자책점 3.05를 기록하며 부활을 알렸다. 덕분에 한화는 한국시리즈 준우승의 성과를 거둘 수 있었다.

2009년 롯데 자이언츠로 이적한 홍성흔의 보상선수 이원석도 두산에서 활약하며 보상선수 성공 신화를 이었다. 그는 이적 첫해 125경기에 출전해 타율 0.298, 9홈런 53타점을 기록했다. 이어 2016년 시즌을 마치고 두산을 떠나 4년 27억원에 삼성으로 이적했다. 보상선수에서 FA대박 선수로 거듭났다.

임기영은 2014년 한화 이글스가 KIA 타이거즈의 송은범을 영입하면서 KIA 유니폼을 입었다. 이적 직후 상무에 입단, 군 복무를 마치고 돌아온 그는 2017년 23경기 등판, 8승6패 평균자책점 3.65를 기록했다. 기대 이상의 성적으로 구단의 정규 리그 우승에 일조했다. 임기영은 한국시리즈에서도 선발로 출전, 4차전에서 5.2이닝 무실점을 기록하며 4차전 MVP에 선정됐다.

이형범도 보상선수의 신화라고 불린다. 그는 2019년 두산의 양의지가 NC다이노스에 영입되면서 보상선수로 뛰었다. 이직 첫해 67경기 61이닝 6승3패 19세이브 10홀드 평균자책점 2.66을 기록, 마무리 임무까지 완수하며 통합 우승을 이끌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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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뽑은 보상선수, 수백억 FA 대박 부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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