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동 '참고인'의 죽음…김문기 극단선택 이유 의문 증폭

기사등록 2021/12/22 11:16:14

최종수정 2021/12/22 11:24:35

극단 선택 김문기는…유동규 지시로 대장동 실무 맡아

정민용에 자료 보여줬다 감사…사망 당일 중징계 통보

유족 "성남도개공, 김문기 고소…책임 전가한 것" 울분

檢 "김문기는 수사 대상자 아냐"…배경 놓고 추측 무성

[서울=뉴시스] 백동현 기자 = 김문기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1처장이 지난 10월6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 들어서고 있다. 김 처장은 올해 초까지 대장동 개발의 실무 책임을 맡은 인물이다. 2021.10.06. livertrent@newsis.com
[서울=뉴시스] 백동현 기자 = 김문기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1처장이 지난 10월6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 들어서고 있다. 김 처장은 올해 초까지 대장동 개발의 실무 책임을 맡은 인물이다. 2021.10.06.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위용성 기자 = 21일 대장동 개발사업의 실무자로 알려진 김문기 성남도시개발공사(공사) 개발1처장이 숨진 채 발견되면서 그 배경이 주목된다. 최근 '대장동 의혹'과 관련, 뇌물수수 혐의를 받았던 유한기 전 공사 개발사업본부장에 이어 2명째 극단 선택을 한 것이다.

이번에 사망한 김 처장의 경우 검찰의 직접적인 수사 대상이 아니었다는 점에서 의문이 남는다.

김 처장은 대장동 개발사업 공모지침서 작성 단계부터 관여한 인물로, 초과이익 환수 조항 삭제나 화천대유에 유리한 사업자 평가 등에 일정 부분 연루된 게 아니냐는 의심을 받던 상태였다. 하지만 그는 참고인이었을뿐 피의자 신분도 아니었고, 따라서 압수수색 등 강제수사를 받은 적도 없다고 한다.

김 처장은 2015년 대장동 사업 당시 공사 내 주무부서였던 개발사업1팀의 팀장이었다. 당초 대장동 사업은 개발사업2팀이 맡고 있었는데, 유동규 전 공사 기획본부장(구속 기소)의 지시로 김씨가 맡았던 개발사업1팀으로 업무가 넘어간 것으로 전해진다.

또 김 처장은 전날 배임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정 변호사와 함께 화천대유가 참여한 컨소시엄 '성남의뜰'이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될 때 심사위원으로 참여했다고 한다. 김 처장은 공사 몫으로 성남의뜰에서 사외이사를 맡기도 했다.

일각에선 김 처장이 정 변호사와 더불어 유 전 본부장의 최측근이라는 얘기도 나왔는데, 김 처장은 언론 인터뷰에서 이를 부인하는 취지의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성남=뉴시스] 김종택기자 = 김문기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1처장이 숨진 채 발견된 지난 21일 오후 경기도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사업본부에서 경찰이 현장감식을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2021.12.21.jtk@newsis.com
[성남=뉴시스] 김종택기자 = 김문기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1처장이 숨진 채 발견된 지난 21일 오후 경기도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사업본부에서 경찰이 현장감식을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email protected]
김 처장은 검찰에서 참고인 조사를 받은 지난 10월 무렵, 초과이익 환수 조항 삭제에 윗선 지시가 있었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그런 것은 없었다"고 부인한 바 있다.

참고인 신분에 불과했던 김 처장이 갑작스럽게 극단적인 선택을 한 배경에는 의문이 생길 수밖에 없다. 서울중앙지검 전담수사팀(팀장 김태훈)은 지난 10월6일을 시작으로 이달 9일까지 김 처장을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했다. 검찰은 김 처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하거나 압수수색, 구속영장 청구 등 강제수사를 시도한 적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처장은 대장동 의혹이 불거졌던 지난 9월 공사를 퇴직한 정민용 변호사에게 내부 비공개 자료를 열람시켜줘 공사의 감사를 받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공사는 김 처장이 숨진 채 발견된 당일인 지난 21일 오전 11시께 김 처장에게 중징계 의결 통보를 전달했고, 김 처장은 이 사실을 친동생에게 이야기하며 괴로움을 하소연한 것으로도 알려졌다.

유족 측은 김 처장 사망 당일 성남도개공 개발사업본부 사무실 앞에서 취재진에게 공사가 김 처장을 고소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지금까지 (김 처장이) 검찰에서 계속 조사를 받았고 뒤따르는 책임을 윗사람들이 아무도 지려고 하지 않는다"며 "이게 결국은 몸통은 놔두고 꼬리자르기를 했다는 것"이라고 했다.

한편 지난 10일에는 유한기 전 공사 개발사업본부장이 극단 선택을 한 채 발견됐다. 당시 그는 천화동인 4호 소유주인 남욱 변호사와 5호 소유주 정영학 회계사 등으로부터 2억원을 받았다는 의혹으로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앞둔 상태였다.
[성남=뉴시스] 김종택기자 = 김문기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1처장이 숨진 채 발견된 지난 21일 오후 경기도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사업본부로 경찰이 감식작업을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2021.12.21.jtk@newsis.com
[성남=뉴시스] 김종택기자 = 김문기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1처장이 숨진 채 발견된 지난 21일 오후 경기도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사업본부로 경찰이 감식작업을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email protected]
검찰이 청구한 유 전 본부장의 구속영장에는 담기지 않았지만, 그는 당시 이재명 성남시장을 거론하며 황무성 전 공사 사장에게 사퇴 압박을 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었다.

약 열흘 간격으로 조사를 받은 인물들이 잇따라 숨진 채 발견되면서 검찰 수사는 더욱 악화일로를 걷는 모양새다. 당시 성남시 등 '윗선'의 개입 여부도 검찰이 풀어야 할 과제였는데, 사건 관계인이 연달아 숨지면서 수사 동력의 상실이 불가피해진 탓이다.

게다가 이들 모두 공사 관계자여서, 당시 성남시 윗선의 연루 여부를 들여다보려던 검찰 수사에 적잖은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으로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하면 자살예방 핫라인 1577-0199, 자살예방 상담전화 1393,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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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동 '참고인'의 죽음…김문기 극단선택 이유 의문 증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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