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피해 학생에 1300만원 배상하라" 원고 일부 승소 판결
[청주=뉴시스]김재광 기자 = 충북 청주의 한 중학교 ‘스쿨미투’ 피해자가 가해자인 전직 교사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승소했다.
청주지법 민사22단독 김룡 부장판사는 21일 A양의 아버지가 전직 교사 B씨를 상대로 "2000만원을 배상하라"며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했다.
김 부장판사는 "피고는 원고 측에 1300만 원을 배상하라"고 판시했다.
B씨는 2018년 청주의 한 중학교 교사로 재직할 당시 제자 5명에게 "생리 주기를 적어내면 가산점을 주겠다"며 수행평가 과제를 내고, "아기를 못 낳으면 절에 가야 한다"는 발언을 했다. 한 학생은 껴안기도 해 강제추행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피해 학생들은 교사의 성희롱 발언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에 폭로하고, 경찰에 고발했다. 교사의 부적절한 발언과 행동으로 촉발한 충북 첫 '스쿨미투' 사건은 유죄 판결로 이어졌다.
1심 재판부인 청주지법 형사11부는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강제추행) 등 혐의로 기소된 B씨에게 징역 3년을 선고한 뒤 법정 구속했다.
양형부당 등을 이유로 항소한 B씨는 항소심에서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으로 감형됐다. 항소심 재판부인 대전고법 청주재판부 형사1부는 B씨가 반성하고 있고 피해자와 합의한 점 등을 고려해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검찰과 B씨가 상고하지 않아 항소심의 형량은 그대로 확정됐다. 이 사건은 전국 학교에서 발생한 '스쿨미투' 피해를 들춰낸 촉매제 역할을 했다.
충북스쿨미투지지모임과 정치하는엄마들 등 시민단체는 이날 청주지법 서문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원고 측의 손을 들어준 법원의 결정을 환영했다.
하지만 "2차 피해까지 당한 학생이 청구한 손해배상액 2000만원을 재판부가 모두 인정하지 않았다"며 "변호사와 협의해 항소여부를 검토하겠다"라고 말했다.
이들은 "(성폭력) 피해를 구제받고 배상을 요구하는 과정이 더이상 개인이 홀로 짊어져야 할 무거운 일이 되어선 안 된다"며 "오늘의 (손해배상)선고 재판이 그 시작이 됐으면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성평등한 학교를 만들기 위해 목소리를 낸 피해자들과 연대해 실효성 있는 재발 방지 대책이 마련되도록 행동하겠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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