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공연Pick]크리스마스 따뜻함 한가득…뮤지컬 '작은아씨들'

기사등록 2021/12/20 06:30:00

최종수정 2021/12/20 09:09:41

[서울=뉴시스]뮤지컬 '작은아씨들' 공연 사진. (사진=세종문화회관 서울시뮤지컬단 제공) 2021.12.19.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뮤지컬 '작은아씨들' 공연 사진. (사진=세종문화회관 서울시뮤지컬단 제공) 2021.12.19.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강진아 기자 = 무대의 커튼을 열고 한 명씩 네 명의 소녀들이 발랄하게 튀어나온다. 반짝반짝 빛나는 눈으로 희망찬 꿈을 꾸는 네 자매, '작은아씨들'이다.

동명의 소설을 원작으로 영화, 연극 등 다양한 작품으로 오랫동안 사랑받아온 고전인 만큼, 그 바탕엔 믿음이 깔린다. 지난해 초연에 이어 올겨울 다시 돌아온 세종문화회관 산하 서울시뮤지컬단의 뮤지컬 '작은아씨들' 역시 원작의 따뜻함을 그대로 담아 크리스마스 시즌에 잘 어울리는 작품이다.

전쟁터에 나간 아버지를 그리워하며 어려운 형편에도 어머니와 씩씩하게 지내는 네 자매는 서로 다른 삶을 꿈꾼다. 작가를 꿈꾸며 쾌활하고 진취적인 둘째 '조'를 비롯해 배우를 꿈꿨지만 결혼을 택하는 첫째 '메그', 피아노를 사랑하는 수줍음 많고 착한 셋째 '베스', 그림을 좋아하며 당당하고 야무진 막내 '에이미'까지 각자의 색깔을 지니고 있다.

주인공이자 해설자로 극을 이끌어가는 조는 당시 시대상에 비춰 주체적인 삶을 개척하는 표본이다. 그녀는 이웃집 로리에게 청혼받지만, 자신의 꿈을 이루는데 사랑이 장애물이 된다는 생각에 거절한다. 하지만 대고모는 유럽으로 떠나는 동행자로 그녀가 아닌 에이미를 택하고, 조는 이를 따지지만 대고모의 일침에 스스로 힘으로 해내겠다며 뉴욕으로 떠난다.
[서울=뉴시스]뮤지컬 '작은아씨들' 공연 사진. (사진=세종문화회관 서울시뮤지컬단 제공) 2021.12.19.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뮤지컬 '작은아씨들' 공연 사진. (사진=세종문화회관 서울시뮤지컬단 제공) 2021.12.19. [email protected]

2막은 각자의 삶으로 흩어진 네 자매의 이야기를 담아낸다. 하지만 생각보다 인생은 순탄치 않다.

부푼 꿈을 안고 떠난 조는 남성 위주의 출판업계 현실에 직면한다. 자신이 쓰려는 글이 아닌 출판사 입맛에 맞는 글로 편집하며 타협하는 상황에 좌절한다. 메그는 가난한 가정교사 남편에 쌍둥이 육아로 지쳐가고, 에이미는 화가로서 재능의 부족함을 느끼고 자신이 사랑하는 로리의 방황을 보며 씁쓸해한다. 몸이 약한 베스는 홀로 집에 남아 다른 자매들을 그리워하며 외로워한다.

네 자매의 다양한 삶, 그리고 성장은 관객들 자신에게 투영된다. 조는 말한다. 삶은 연극이고, 우리 모두는 배우라고. 네 자매를 통해 꿈, 사랑, 가족 등 삶에서 가장 중요한 것들의 의미를 다시금 되짚게 한다. 물론 정답은 없다. 누군가에게 도움을 얻고, 또 스스로 깨닫고 선택하고 조금씩 앞으로 나아갈 뿐이다.
[서울=뉴시스]뮤지컬 '작은아씨들' 공연 사진. (사진=세종문화회관 서울시뮤지컬단 제공) 2021.12.19.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뮤지컬 '작은아씨들' 공연 사진. (사진=세종문화회관 서울시뮤지컬단 제공) 2021.12.19.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가족의 사랑을 담아내는 동시에 그 안의 여성들의 연대는 빛난다. 조는 우리 이야기를 써달라는 베스와의 약속을 지키고 그녀를 기억 속에 살려낸다. 대립했던 대고모와도 그 끝엔 서로를 이해하고, 자신의 길을 향해 힘차게 내디딘다. 메그는 결혼 선배인 어머니를 통해 자신이 행복하지 않으면 가정이 행복할 수 없다는 걸 깨닫는다. 에이미는 자신의 속내를 꿰뚫는 대고모의 말에 로리에 대한 용기를 낸다.

클래식, 왈츠, 재즈, 팝 등 다양한 장르의 음악이 각 캐릭터의 개성을 살려낸다. 특히 무대와 음악은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더한다. 다락방이 있는 따뜻한 느낌의 이층집부터 크리스마스트리, 벽난로는 물론 캐럴까지 설레는 분위기를 자아낸다. 다만 방대한 소설을 압축한 만큼 극의 중심인 조 이외에 감정의 개연성을 온전히 느끼기엔 부족한 부분이 있을 수도 있다.
[서울=뉴시스]뮤지컬 '작은아씨들' 공연 사진. (사진=세종문화회관 서울시뮤지컬단 제공) 2021.12.19.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뮤지컬 '작은아씨들' 공연 사진. (사진=세종문화회관 서울시뮤지컬단 제공) 2021.12.19.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지난해 코로나19로 일찍 문을 닫은 아쉬움을 딛고 극본 한아름, 작곡 박천휘, 연출 오경택, 음악감독 김길려 등 초연의 창작진이 다시 의기투합했다. '조' 역에 실력파 배우 김소향이, '에이미' 역에 신예 장민제와 이재림이 합류해 에너지를 발산한다. 또다른 '조'로 지난 시즌에 이어 이연경이 나서며 '메그' 역은 이혜란, '베스' 역은 우현아가 맡았다. 26일까지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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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공연Pick]크리스마스 따뜻함 한가득…뮤지컬 '작은아씨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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