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한국애니메이션 대상 수상 명단에 金 없어
학·경력 부풀리기…수상경력 野 해명도 거짓 의혹
게임산업협회 설립 정관 이사 명단에도 金 없어
"이쯤되면 수사 착수해야…尹마저 부인에 속았나"
[서울=뉴시스]정진형 임하은 기자 = 더불어민주당은 15일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 부인 김건희씨가 2013년 안양대학교에 제출한 이력서에도 수상 경력 등을 거짓으로 쓰거나 학력을 부풀려 기재한 사실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사문서 위조죄와 업무방해죄 혐의의 공소 시효는 7년이어서 김씨의 허위경력 기재가 사실일 경우 불과 1년 차이로 법적 처벌을 피한 셈이다. 안양대 이력서의 작성일은 2013년 6월 14일로, 김씨와 윤 후보의 결혼(2012년) 이후 일이다.
민주당 안민석·도종환·권인숙·서동용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 기자회견을 통해 김씨가 2013년 안양대학교에 제출한 이력서 일부를 공개하며 "2004년 '대한민국 애니메이션 대상'을 수상했다고 했지만, 주관 기관인 문화체육관광부에 확인한 결과 대상이 아닌 어떠한 수상자 명단에도 김건희 또는 김명신씨의 이름은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2004년 대한민국 애니메이션 대상 수상결과를 보면, 당시 대통령상(대상)은 ㈜캐릭터플랜(이동기, 양지혜)의 작품명 '해머보이망치'가 수상했다. 대한민국애니메이션 대상은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주관하는 공모전으로 국내 창작 애니메이션대회 가운데 가장 권위있는 행사로 알려져 있다.
안양대 이력서에는 수상경력 외에도 학력, 경력 부풀리기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씨가 기재한 학력 중 '2012년 서울대학교 경영대학교 경영대학원 졸업(석사)'의 경우 실제로는 '서울대학교 경영전문대학원 졸업(경영전문석사)'가 맞고, 경력 사항 중 2000년부터 2001년까지 영락고등학교 미술교사(2급 정교사)로 있었다는 내용은 실제 '영락여상 미술강사'가 맞다는 게 민주당의 설명이다.
서울대 경영전문대학원 석사 학력은 김씨의 2014년 국민대 겸임교수 지원 당시에도 허위 기재 논란이 제기된 바 있다.
YTN이 보도한 김씨의 2007년 수원여대 겸임교수 지원 이력서의 2004년 서울국제만화애니메이션페스티벌대상 특별상 허위 수상경력에 대한 해명도 거짓이었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 경력은 안양대 이력서에도 동일하게 기재됐다.
국민의힘 선대위 최지현 수석부대변인은 전날 "당시 김건희씨가 회사의 부사장으로 출품 작품 제작에 깊이 관여하고 상당한 기여를 했다"고 해명했고, 윤석열 후보도 관훈 토론회에서 "수상경력도 완전히 날조된 게 아니라 자기가 부사장으로서 회사 운영과 작품 출품, 제자들하고 한 걸로 들었다"고 감싼 바 있다.
이에 대해 민주당은 "SICAF와 문체부 관계자에 확인한 결과, 2004년 수상자에 김건희 또는 김명신라는 이름은 없으며 김건희씨가 당시 재직했던 회사도 수상자 명단에 없었다"고 지적했다.
2004년 6월에야 설립된 게임산업협회에 기획이사로 2002년부터 2005년까지 3년간 재직했다던 경력을 둘러싼 해명에도 의혹이 제기됐다. 김씨가 제출한 재직 증명서가 위조됐다는 의혹인 것이다.
국민의힘 선대위는 재직 기간에는 착오가 있었지만 한국게임산업협회가 공식 출범 전에 활동한 것이어서 기록에 없을 뿐이고, 이후 협회 사무국으로 직접 사실을 확인했으므로 문제가 없다는 주장을 했었다.
이에 대해 민주당이 국가기록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사)한국게임산업협회 설립허가 문서 중 정관에 따르면, 당시 제출된 임원 명단 어디에도 김건희 또는 김명신씨는 없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임원은 협회장 1인, 이사 10인 이상, 감사 2인 이상을 두도록 되어 있다.
서동용 의원은 "재직증명서를 발급했다는 김영만 전 게임산업협회장 측은 (김씨를) 만난 기억도, 만난 적도 없다고 보도에 나왔다"며 "(1대 회장인) 김범수 카카오 회장도 일했던 기억이 없다고 했다"며 "이정도면 수사에 착수해도 무방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2004년과 2006년에 대한민국애니메이션대상 특별상을 수상했다고 밝힌 애니메이션 제작에 관여한 출품 업체 재직 증명서를 놓고도 의혹이 제기됐다. 작품을 출품한 에이치컬쳐테크놀로지 기획이사로 몸담고 제작에 기여했다는 게 당시 국민의힘의 해명이었다.
안 의원은 김씨의 이 회사 재직 증명서를 공개하며 "설립된 게 2004년인데 재직 증명서에는 2003년부터 재직했다고 나온다"며 "이 도깨비같은 현상을 누가 해명해야 하겠느냐. 김씨 스스로 해야 한다"고 했다.
안민석 의원은 "국회 교육위원회에서 12년을 있었는데 이처럼 심각한 학력, 경력 수상이력을 심각하게 (허위로) 기재한 건 해방이래 처음"이라며 "이 18번의 거짓말에 대해 최소한 사과해야할 것 아니냐"라고 비판했다.
그는 "윤 후보는 결혼 전 일이라며 부인의 가짜 인생을 두둔하고 있지만 그 가짜인생은 결혼 후에도 반복됐다"며 "그러면 윤 후보는 부인의 학력과 경력을 믿고 있나. 남편 윤 후보마저 김씨에게 속고 있는 게 아니냐"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우리는 앞으로 이 18개의 가짜 경력 증명서를 하나하나 검증해갈 것"이라며 "김건희씨는 자수해서 광명 찾기 바란다. 국민에게 사과하기 바란다. 윤 후보도 부인의 가짜 인생을 두둔하려만 말고, 가짜해명을 하지 말고 국민에게 사과하기 바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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