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 감자'·'5분의 1 액분' 진행…7~28일 거래 정지
회사 측 "기술특례상장 기업이나 감사 리스크 해소 위해"
장기간 거래 정지…"코로나19로 일부로 길게 잡았다"
[서울=뉴시스]신항섭 기자 = 싸이월드Z의 대표주로 꼽히는 인트로메딕이 무상감자와 액면분할을 동시에 진행하고 있다. 기술특례상장기업으로 실적에 대한 부담이 없는 상황이나, 감사 리스크를 사전에 해결하기 위함이다. 다만 이로 인해 거래 정지 기간이 길어져 싸이월드Z 오픈 시기에 수혜를 볼 수 없다는 주주들의 불만도 나오고 있다.
특히 전자증권제도 도입 후 짧아진 거래정지 기간에도 불구하고 17거래일이라는 긴 기간 동안 주권거래가 정지된다는 점도 특징이다. 회사 측은 코로나19를 감안해 일부로 등기 기간을 여유있게 잡았다고 밝혔다.
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인트로메딕은 지난 7일부터 오는 28일까지 주권 거래가 정지됐다. 인트로메딕의 주권 거래 정지는 액면분할의 영향이다.
인트로메딕은 지난 11월 3058만7216주를 무상감자 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보통주 5주를 동일 액면금액 보통주 1주로 무상병합해 전체 발행주식수의 80%를 감자하는 내용이다. 이와 함께 주식의 액면가를 500원에서 100원으로 분할하기로 결정했다.
즉, 감자와 주식분할을 동시에 진행해 주식수는 그대로 유지하고 자본금은 감소시키겠다는 것이다. 인트로메딕은 공시 당시 "결손보전과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결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무상감자 소식이 전해지고 다음날인 지난달 10일 인트로메딕의 주가는 하한가를 기록했다. 무상감자는 통상 재무적인 악화가 있는 기업들이 자본잠식을 해결하려 할 때 주로 진행되기 때문이다.
이후 싸이월드Z의 대주주로 등극하면서 인트로메딕의 주가는 우상향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30일 인트로메딕은 싸이월드Z의 유상증자에 참여해 인트로메딕 외 특수관계인의 지분율이 약 27%로 늘어났다고 밝혔다. 또 인트로메딕이 보유한 전환사채(CB)가 주식으로 전환될 경우, 인트로메딕 단독 지분율이 27% 수준까지 늘어나게 된다.
이같은 소식에 지난달 10일 4040원이었던 인트로메딕의 주가가 지난 3일 7640원으로 약 89% 가량 급등했다. 특히 오는 17일 싸이월드Z 정식 오픈이 임박한 것도 주가 급등에 긍정적인 영향을 줬다.
일부 주주들은 가장 기대감이 크게 반영될 시기에 거래가 정지돼 있다며 불만을 보이고 있다. 17일 사이트 오픈을 시작으로 새로운 사업들도 추진되고 있기 때문이다.
또 인트로메딕은 기술특례상장 기업으로 5개년 연속 영업적자에 따른 상장실질심사 대상이 아니다. 매출액 50억원 미만일 경우에는 심사대상이 될 수 있으나, 올해 3분기말 기준 누적 매출액이 50억원을 넘어선 상황이다.
이에 대해 인트로메딕 관계자는 "감사인들이 문제될 수 있는 부분을 지적한 사항에 따른 것"이라며 "올해 재무제표에 대한 외부감사를 받기 전 개선을 통해 회복하기 위해 (감자와 액면분할을)결정했다"고 해명했다.
다만 거래정지 기간이 너무 길다는 의문도 나온다. 금융당국에 따르면 전자증권제도 도입 후 액면분할을 위한 거래정지 기간이 대폭 감소했다.
전자증권제도 도입 전 액면분할에 따른 매매정지 기간은 최소 1달이 소요됐다. 액면분할이 결정되면 예탁결제원이 구주를 접수받아 주주명부 폐쇄, 등기신청, 주권교부전 상장신청, 주권가쇄계약, 주권용지 신청, 주식분할 주주명부 주권인쇄·납품, 주권교부 등의 절차를 거쳐야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전자증권제도로 거래정지 기간은 최소 3일로 감소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거래정지 기간은 한국거래소나 예탁결제원이 아닌 발행사가 결정하는 것"이라며 "인트로메딕의 경우, 거래정지 기간을 다소 길게 제시한 편"이라고 전했다.
회사 측은 코로나19 등의 특수한 상황을 감안해 일부로 여유있게 거래정지 기간을 잡았다는 입장이다. 또 서류 제출 후 수정사항이 발생할 가능성도 염두했다고 설명했다.
인트로메딕 관계자는 "타이트하게 진행할 수 있었지만, 코로나19로 특수한 상황이 발생할 가능성을 염두해 길게 일정을 잡은 것으로 특별한 이유는 없다"면서 "예상보다 등기가 빨리 끝나 지금은 시간적으로 여유가 많이 생긴 상황"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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