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방송·언론 대상…111건 보고서 제출
KBS, MBC, JTBC 가장 많이 지적 받아
[서울=뉴시스]정유선 기자, 최영서 수습기자 = "더불어 살아가는 세상을 위해 이번 모니터링을 계기로 보다 사실에 근거한 보도문화가 자리 잡히길 바랍니다."
국가인권위원회와 한국조현병회복협회가 모집한 정신장애인 모니터링단이 2일 오후 서울 여의도 이룸센터에서 5개월 간 주요 방송사와 언론사를 모니터링한 결과를 발표했다.
당사자 12명과 가족 1명으로 구성된 모니터링단은 지난 6월부터 10월까지 정신질환 관련 보도와 드라마 등 콘텐츠를 살펴본 뒤 총 111건의 보고서를 제출했다.
보고서엔 정신장애인에 대한 차별과 편견을 조장하는 문제적 표현이나 영상, 개선해야 할 방안들이 담겼다.
분석 결과 가장 많은 지적을 받은 방송·언론사는 KBS, MBC, JTBC 세 군데로, 각각 9건씩(중복 포함)이었다.
그 뒤로는 SBS, YTN, 중앙일보, 연합뉴스, 뉴시스, 이투데이가 각 3건씩 지적을 받았다.
동아닷컴, 조선일보, 채널A, 헬스조선, MBN에선 각 2건의 보도들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발표에 나선 박정근 한국조현병회복협회 부회장은 "수많은 방송·언론사들이 정신장애인들에 대해 얼마나 편파적이며 혐오를 조장하는지 여실히 알 수 있었다"며 "시민들에게 널리 알려져 있을수록 그 보도 횟수가 높음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모니터링단이 문제로 삼은 보도 제목은 "조현병 환자 '사이코패스' 성향 막으려면…", "시한폭탄이 되어버린 조현병 환자", "조현병 환자 흉기난동…3명 부상" 등이다.
박 부회장은 "살인, 방화, 흉기 난동 등 듣기에도 섬뜩한 표현들이 정신질환과 관련된 보도에서 너무나 당연한 듯 거침없이 사용되고 있다"며 "그 중 살인 혹은 살해라는 표현이 가장 많이 쓰이는데, 조현병 환자는 살인자라는 낙인을 사람들에게 암묵적으로 각인시키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이번 모니터링에 참여한 최모씨는 "실제 조현병 환자의 범죄는 일반인의 10% 수준임에도 자극적인 기사들이 노출되고 있다"며 "정신장애인에 대한 잘못된 선입견이 사라지는 날이 오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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