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상하려고 훔쳐"…50년만에 환수
건강 고려해 가택 연금 1년에 벌금
[서울=뉴시스]이진경 인턴 기자 = 미국 법원이 펜실베이니아에서 독립전쟁 유물인 소총을 훔친 남성에 징역 1일과 가택 연금 1년을 선고했다고 23일(현지시간) 미국 NBC 방송이 보도했다.
미국 북동부 펜실베이니아 포츠타운에 거주 중인 남성은 1971년 밸리포지국립역사공원에서 지렛대로 유리 쇼케이스를 열고 전시된 소총을 훔쳐 달아났다.
남성이 훔친 소총은 제조자 이름과 생산 일자, 장소가 모두 명확히 밝혀진 부싯돌 소총이다. 생산 정보가 명확히 전해지는 부싯돌 소총은 전 세계에 단 두 자루 남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른 한 자루는 영국 윈저궁 로열컬렉션에 소장돼 있다.
'플린트락'으로도 알려진 부싯돌 소총은 16세기 말에 발명된 것으로, 탄피 없이 총구에 화약과 장탄을 넣고 부싯돌을 이용해 화약을 폭발시키는 방식으로 발사하는 총이다.
해당 소총은 미국 독립전쟁 당시 1775년 총기제작자 요한 크리스리안 오터가 필라델피아 소재 공방에서 제작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남성은 훔친 소총을 47년간 자신의 헛간에 보관했으나, 최근 그가 골동품 상인에게 총을 팔면서 그 존재가 세상에 알려진 것으로 드러났다.
소총을 구매한 상인은 "모조품인 줄 알았다"며 이미 컬렉션에 소장돼야 하는 소총이 개인 헛간에서 나올 리 없다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소총을 훔친 남성의 변호인은 판결에 앞서 그가 최근 뇌졸중을 진단 받은 점을 언급하며, 건강 상의 이유로 구속은 재고할 것을 청구하는 제안서를 제출한 바 있다.
변호인은 "그는 혼자 감상하려고 훔친 것이다"라며 남성이 금전적인 목적 없는 골동품 수집가일 뿐이라며 2018년에 소총을 팔 때도 원래 가치에 훨씬 못 미치는 가격에 팔았다고 강조했다.
남성은 이 소총 외에도 1960년대부터 약 20년간 여러 박물관에서 다른 총들과 유물들을 훔친 사실을 시인하며 당국이 유물들의 적법한 주인을 찾아주는 데 적극 협조할 의지를 전했다.
이에 검찰 측은 남성이 지난 7월 문화유산 절도 혐의로 유죄판결을 받은 바 있다고 밝혔다.
당국은 남성에게 추가로 벌금 2만5000달러(약 3000만원)와 배상금 2만3385달러(약 2700만원)를 추징할 예정이다.
압류된 소총은 원 소유주인 '자유의 아들들'(Sons of Liberty) 펜실베이니아 지부에 환수 조치 됐으며 최근 미국 혁명박물관에 전시됐다고 전해졌다.
자유의 아들들은 미국 독립운동을 지지하는 비밀 결사로서 시작된 조직으로, 1773년 보스턴 차 사건을 주도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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