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관계 국제정치 유동성에 흔들려…대화·교섭 노력 법률로 남겨야"
법률 영역 남북 대화 재개 거론…"법률가 대회 형식 만남도 좋을 듯"
[워싱턴=뉴시스]김난영 특파원 = 방미 중인 박범계 법무장관이 한반도 불안정성 해소를 위한 대북 대화 재개 중요성을 강조했다.
박 장관은 18일(현지시간) 남북 관계 법제화를 주제로 한 조지워싱턴대 한국학연구소 초청 강연에서 "핵 개발과 대북 제재라는 강 대 강 대립 구도에서 다시금 대화의 물꼬를 터야 한다"라고 역설했다.
대화 재개 이후 이를 안정화하기 위한 법률의 역할도 강조했다. 박 장관은 "한반도 통일 문제는 국제 관계와 긴밀히 연결돼 있다"라며 "국제 정치의 상황과 역학 관계의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국제 정치의 유동성과 불확실성 속에서 남북 관계가 흔들렸던 경험은 역사적으로 여러 번 반복됐다"라며 "최근의 남북 관계만 봐도 그런 사실은 쉽게 확인할 수 있다"라고 했다.
박 장관은 이런 인식하에 "정치를 통한 대화와 교섭의 노력이 결실을 맺으려면 법률이라는 약속으로 남겨져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상호 신뢰를 바탕으로 한 약속, 이를 담보하는 규범의 정립이 불안정한 대결 체제에서 대한민국, 한반도의 평화로 나아가는 출발점이라고 믿는다"라고 했다.
박 장관은 "'법의 지배'의 힘이 한반도와 북한의 관계, 국제 사회와 북한의 관계에도 자리 잡아 남북 관계의 소모적 부침이 반복되지 않기를 진심으로 소망한다"라고 했다.
남북 이산가족 문제 등 시급한 현안을 해결하기 위한 법률적 영역에서의 신속한 대화 재개 필요성도 거론됐다.
박 장관은 "분단으로 인해 헤어진 가족과 이로 인한 공동체 전체의 고통은 시간이 흐를수록 깊어질 수밖에 없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남북 가족 관계의 법률적 검토를 의제로 삼아 남북 법률가 대회 같은 형식의 만남을 가지면 좋겠다"라고 했다.
그는 "남북의 법률가들이 만나 교류·협력을 통해 쌓아가는 신뢰와 그 신뢰를 담은 법제는 비핵화를 위한 중요한 자산이 될 것"이라고 했다.
박 장관은 이후 질의에서는 "지금 중요하고 절실한 것은 한반도에서 전쟁이 일어나지 않아야 한다, 즉 평화를 확립해야 한다는 것"이라며 "그리고 교류 협력의 수준을 지금보다 훨씬 높은 수준으로 끌어올려야 한다"라고 했다.
이날 강연에서는 교류·협력 과정에서 북한의 도발에 대한 대응 관련 질문도 나왔다. 박 장관은 "정전 이후 수십 년 동안 한국에서는 대화와 교류·협력을 위한 노력과 갑작스러운 북한의 도발이 늘 있어 왔다"라고 했다.
이어 "그런 갑작스러운 도발 사태에 긴밀하게 대응할 수 있는 충분한 제도와 대비책이 마련돼 있다"라고 말했다.
박 장관은 강연 이후 특파원들과 만나서는 종전 선언과 주한미군 주둔은 별개라는 시각을 다시 피력했다. 그는 "주한미군은 말 그대로 한미 방위 조약에 의해 생겨난 개념"이라고 했다.
지난 17일 입국한 박 장관은 19일에는 맨스필드 재단에서 통일 관련 대담을 진행한다. 이후 뉴욕으로 이동해 유엔 본부에서 대테러 관계자 등과 법무부 차원의 파트너십 강화를 논의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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