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토막' 바이오株 바닥 찍었나

기사등록 2021/11/17 10:33:02

삼성바이오로직스 전경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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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김경택 기자 = 올 들어 수익률이 가장 부진했던 업종 중 하나인 제약·바이오 섹터가 서서히 움직이고 있다. 투자자들 사이에서 낙폭 과대라는 인식이 확산해 저가 매수세가 유입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증권가에서는 내년에는 국내 신약개발 기업의 도약과 위탁생산(CMO) 산업의 다각화 등을 통해 제약·바이오 섹터가 발전하는 한 해가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코스피 의약품업 지수는 15.79포인트(0.09%) 오른 1만7681.82에 마감했다. 의약품업 지수는 지난 8월17일 2만1634.72로 고점을 기록한 이후 이달 초 1만6292.22까지 떨어지며 바닥을 찍었지만 최근 들어서는 다시 반등 흐름을 나타내고 있다.

주요 종목들도 이와 유사한 흐름을 나타내고 있다. 의약품 업종 내 시가총액이 가장 큰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 8월18일 장중 104만7000원까지 오르며 최고가를 찍은 이후 내리막을 탔지만 지난달 초 78만3000원까지 내린 후 등락을 거듭하며 현재 87만원대까지 주가를 회복했다.

셀트리온 역시 8월 말 30만500원을 기점으로 현재 22만원대까지 내린 상황이지만 이달 초 주가가 20만원을 밑돌았던 점을 고려하면 현재는 주가가 회복세를 나타내고 있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 역시 8월 고점 이후 두달 연속 월간수익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했지만 이달 들어서는 소폭 상승세를 나타내며 반등을 꾀하고 있다.

제약·바이오 업종이 반등에 나서고 있는 것은 주가가 내릴 만큼 내렸다는 인식 때문으로 보인다. 최근 글로벌 제약사인 머크와 화이자가 잇따라 경구용(먹는) 코로나19 치료제 개발 소식을 알리면서 백신 및 치료제 기업들에 대한 투자심리가 악화, 주가가 크게 내렸지만 밸류에이션이 최저 수준까지 내려왔고, 국내 업체들 역시 경쟁력이 높다는 판단이 저가매수세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증권 전문가들은 제약바이오 업종이 남은 하반기를 비롯해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기지개를 켤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핵심 관건은 '위드 코로나'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동건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하반기 초만 해도 우호적 흐름을 나타냈던 코로나19 백신 및 관련 CMO 기업들의 주가는 현재는 부진하다"면서 "신약 개발사 및 셀트리온 그룹의 부진이 대표적으로 국내를 비롯한 주요 선진국들의 백신 접종률이 크게 상승한 가운데 지난달 머크의 경구용 치료제 임상 3상 결과 발표로 코로나19 항체 치료제, 백신에 대한 수요 둔화 우려가 부각되며 대다수의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 주가가 부진한 흐름을 보인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연구원은 "남은 하반기 관건은 '위드 코로나'가 될 것"이라면서 "국내에 앞서 위드 코로나 정책을 시행한 영국에서 최근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5만명을 넘어서는 등 방역수칙 완화에 따른 우려도 존재하나 중장기적 관점에서 에스테틱, 덴탈 업체 등 코로나19로 매출 타격이 불가피했던 기업들의 실적, 주가 반등이 상반기 이후 남은 2021년, 그리고 내년까지 이어질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내년 핵심 변수는 축적된 순현금, 주요 파이프라인 임상 이벤트가 될 것으로 전망됐다.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의 순현금 규모는 대규모 기업공개(IPO)를 통한 공모자금 유입, 기술이전을 통한 마일스톤 수령, 코로나19 이후 진단키트 판매 수익 등을 통해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다. 제약·바이오 업종 합산 순현금 규모는 올해 상반기 말 기준 3조8295억원까지 확대됐다. 현금 여력을 바탕으로 한 기존 사업 경쟁력 강화, 유망 기술 투자 기업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조언이 나오는 이유다.

박병국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신약 개발 바이오 업종이 저조했던, 저조할 수밖에 없었던 가장 큰 이유는 임상시험 및 인수합병(M&A) 딜 등이 지연됐기 때문"이라면서 "역설적이게도 작년 역사적 고점을 찍었던 헬스케어 펀딩 상황을 보면, '위드 코로나' 시대에 임상시험의 정상화, 딜 활성화로 바이오 기업의 전망은 밝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박 연구원은 또 "제약·바이오 섹터에서의 대응 전략은 임상시험 정상화에 대비하는 것"이라며 "신약개발 바이오테크 기업에 주목해야 하며 자금과 경험이 풍부한 대기업들의 M&A 역량 및 성과를 기대해야 하는 시점"이라고 조언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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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토막' 바이오株 바닥 찍었나

기사등록 2021/11/17 10:33:02 최초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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