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입부터 규모·기간 등 놓고 합의 과정 길어
내년 3월 대선 코앞까지 수사국면 지속될 듯
검찰 수사 불신 속 특검 찬성 여론이 더 많아
[서울=뉴시스] 위용성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대장동 의혹과 관련 특별검사 도입에 조건부 찬성 의사를 밝히면서, 향후 현실화될 가능성이 주목된다. 하지만 여야간 합의에 이르는 것부터 특검 임명 절차, 석 달 가량의 수사 기간 등을 고려하면 사실상 내년 3월 대선 전까지 결론이 나오기 힘들다는 분석도 나온다.
12일 정치권에서 따르면 더불어민주당은 야당의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 진상규명을 위한 특검 제안을 수용하면서도, 현재 진행되고 있는 검찰 수사 결과를 지켜본 후 논의를 시작하겠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검찰은 전날 김씨와 천화동인 4호 남욱 변호사의 1차 구속기한이 만료됨에 따라 전날 법원에 신청해 구속기한을 열흘 더 연장했고, 이에 따라 오는 22일까지 이들을 재판에 넘길 것으로 보인다. 이 기간동안 곽상도 전 의원·박영수 전 특검 등이 연루된 로비 의혹, 이른바 '50억 클럽'을 입증해야 하는 것도 수사팀의 남은 과제다. 수사팀은 내주께 의원직을 내려놓은 곽 전 의원을 직접 소환해 조사한 후 김씨를 기소하면서 관련 혐의를 구체화해 담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검찰이 이른바 '대장동 패밀리'를 재판에 넘기게 되면, 다시 배임의 '윗선'을 두고 논란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정치권에선 이들이 결탁해 민간사업자가 천문학적인 이득을 챙기도록 사업 구조를 짜고 실행할 수 있었던 배경에 당시 사업 인·허가권을 가지고 있던 성남시와 당시 성남시장에 대한 수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지속적으로 제기돼온 상태다.
대장동 특검 필요성은 이번 의혹을 쥐고 있는 검찰 수사가 미진하다는 비판과 함께 등장한 바 있다. 특히 황무성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사장 사퇴 압박설 등 이 후보의 이름이 거론되는 의혹들이 지속적으로 제기되면서 특검 도입 요구도 점차 거세지는 모양새다.
법조계에선 특검이 도입된다하더라도 내년 대선 전까지 수사를 마무리 짓기가 힘들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특검의 경우 수사의 독립성 보장과 기간 내 강도 높은 수사가 진행될 수 있지만, 도입 자체는 물론 수사기간과 수사팀 규모 등 세부사항까지 여야간 합의가 필요해 수사 착수까지도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이다.
앞서 여야가 특검 도입을 합의한 후 실제 수사팀 출범까지 걸린 시간을 따져보면 2016년 최순실 국정농단 특검이 37일, 2018년 드루킹 특검은 44일이 걸렸다. 검찰이 대장동 수사를 이달 내 마무리한다 해도 특검 수사가 시작되는 건 해를 넘길 수도 있다는 의미다.
긴 합의 과정을 건너 특검 임명 절차까지 빠르게 진행된다고 하더라도, 특검 수사에는 3~4개월 가량이 추가로 필요하다. 앞서 대장동 의혹과 관련 야당이 제출한 특검 법안에 따르면 특검은 임명된 날부터 준비 기간 20일, 수사 기간 70일 등 90일에 걸쳐 활동이 가능하고 한 차례 30일 더 연장할 수 있다. 활동 기간이 최장 120일인 셈이다. 그간 특검이 활동 기간을 다 활용해 수사를 해왔다는 전례를 보면, 대선 코앞까지 수사 국면이 지속되는 셈이다.
한편 한국갤럽이 지난 26∼28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0명을 대상으로 대장동 사업에서 이재명 후보의 역할에 대해 물은 결과 '민간업체에 특혜를 주기 위해 의도적으로 개입했다'는 답변이 55%였다. '민간업체에 특혜를 주기 위한 의도는 없었다'는 답변은 30%였다. 대장동 사건에 대한 특검 도입에 대한 질문에서는 65%가 '특검을 해야 한다'고 답했다. 그럴 필요 없다는 답변은 25%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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