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지·고지도·조각보…유럽서 韓전통·역사 공감 나눈 김정숙 여사

기사등록 2021/11/04 20:23:38

전통·역사 고리로 유럽서 韓 문화 우수성 알려

한지 앞치마, 반짇고리 등 韓 문화 담은 선물도

文대통령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도 측면서 지원

[부다페스트=뉴시스] 김진아 기자 = 김정숙 여사가 3일(현지시각) 오후 헝가리 부다페스트 헝가리 국립국가기록원에서 헝가리 측의 기록물 복원 일부 과정에 대한 설명을 들은 후 '한지'의 우수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2021.11.04. bluesoda@newsis.com
[부다페스트=뉴시스] 김진아 기자 = 김정숙 여사가 3일(현지시각) 오후 헝가리 부다페스트 헝가리 국립국가기록원에서 헝가리 측의 기록물 복원 일부 과정에 대한 설명을 들은 후 '한지'의 우수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2021.11.04. [email protected]
[부다페스트(헝가리)·서울=뉴시스] 김성진 김태규 안채원 기자 =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 7박9일 일정으로 유럽을 순방 중인 김정숙 여사가 전통과 역사로 공감을 나누며, 한국 문화의 우수성을 알리는 데 주력했다.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가 열리던 지난달 30일(현지시간) 김 여사는 이탈리아 로마 국립 로마미술대학에서 열린 한지 관련 전문가 간담회에 참석했다.

김 여사는 한지에 적어온 인사말을 통해 교황 요한 23세의 지구본,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작품 등 이탈리아 문화유산들이 한지를 이용해 완벽하게 복원된 사실을 언급하며 한지의 우수성을 알렸다.

한지는 문화재 복원 소재로 각광받고 있다. 성 프란체스코의 친필 기도문이 적힌 종이(카르툴라), 세기 비잔틴 시대 로사노 복음서,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새의 비행에 관한 코덱스' 등이 대표작으로 꼽힌다.

김 여사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목판 인쇄본인 한국의 '무구정광대다라니경'은 1300년 전에 인쇄된 한지 유산"이라면서, 한지를 '천년지(千年紙)'라고 부르는 이유를 설명했다.

김 여사는 "한국에서 이탈리아로, 과거에서 현재로 흘러온 한류의 뿌리를 만나는 감동이 크다"며 "천년 전부터 한국에서 만들어온 한지가 천년 후에도 인류의 귀중한 자산으로 전해지길 바란다"고 전했다.

[로마=뉴시스] 김진아 기자 = 김정숙 여사가 30일 오후(현지시간) 국립로마미술대학에서 국가무형문화재 한지장 보유자 안치용 장인의 도움으로 한지를 뜨는 물질 기법을 배우고 있다. 2021.10.31. bluesoda@newsis.com
[로마=뉴시스] 김진아 기자 = 김정숙 여사가 30일 오후(현지시간) 국립로마미술대학에서 국가무형문화재 한지장 보유자 안치용 장인의 도움으로 한지를 뜨는 물질 기법을 배우고 있다. 2021.10.31. [email protected]
김 여사는 간담회 뒤 국가무형문화재 한지장(韓紙匠) 보유자인 안치용 장인과 한지 제작 실습을 하기도 했다. 김 여사는 로마 미술대생과 함께 장인으로부터 한지를 뜨는 물질 기법 등을 배웠다.

순방지마다 한글의 우수성을 홍보해 온 김 여사는 31일에는 로마 한글학교를 찾았다. 김 여사는 학생들과 함께 '한국과 이탈리아의 유네스코유산 비교'라는 주제로 열린 수업에 참가했다.

김 여사는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김장문화와 관련, "김치는 서로 다른 것들이 조화롭게 어우러지는 음식"이라며 이웃과 함께 김장김치를 담그고, 어려운 이웃들을 위해 김장 김치를 나누는 '공동체 정신'을 지켜왔다고 소개했다.

한국 정상으로는 20년 만에 국빈 방문한 헝가리에서도 전통과 역사를 고리로 한 일정을 이어갔다. 김 여사는 지난 3일 방문한 헝가리 국가기록원에서 300년 전 조선 영토와 함께 '소(小) 동해'가 표기된 유럽 고(古) 지도를 전달 받았다.

김 여사가 헝가리 측으로부터 전달 받은 고지도는 1730년 독일에서 제작된 것이다. 이 고지도는 1739년판이 가장 많이 존재하는데, 헝가리가 소장해 온 지도는 1730년판으로 희귀판 초기본이라고 한다.

[로마=뉴시스] 김진아 기자 = 김정숙 여사가 31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로마한글학교에서 학생들의 역사·문화 수업을 참여해 김장문화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2021.11.01. bluesoda@newsis.com
[로마=뉴시스] 김진아 기자 = 김정숙 여사가 31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로마한글학교에서 학생들의 역사·문화 수업을 참여해 김장문화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2021.11.01. [email protected]
지도는 한반도 동쪽 바다를 '소동해(小東海·MARE ORIENTALE MINVS)'로 표기하고 있다. 또 조선의 국호를 'CAOLI KUO, COREA, CHAO SIEN'으로 표기하는데, 18세기 유럽도 한반도 동쪽 바다가 '동해'로 인식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김 여사는 기록원에서 헝가리 신부 '버이 삐떼르'가 조선에서 선교활동을 펼치며 적은 일기(1902년)와 저서(1918년) 일부를 낭독하기도 했다.

버이 삐떼르 신부는 1902년 고종 황제를 알현한 최초의 헝가리인으로 알려져 있으며, 조선에 대한 일본의 커지는 영향력 등을 우려하는 글을 붓글씨로 필사해 기록으로 남겼다.

김 여사는 기록을 낭독한 뒤 "그 어떤 무력과 가혹함에도 결코 무너지지 않고, 더욱 강하게 저항하는 조선인들의 고귀한 자존심이 그의 글 속에 기록됐다"고 말했다.

김 여사는 순방 마지막 날인 4일에는 헝가리 한국문화원을 방문해 한국 전통의 조각보에 잠긴 포용과 공존의 정신을 설명했다.

[부다페스트=뉴시스] 김진아 기자 = 김정숙 여사가 3일(현지시각) 오후 헝가리 부다페스트 헝가리 국립국가기록원에서 '러시아 제국과 타타르 세계'(1730년 제작)의 이름을 가진 고지도를 보며, 헝가리 말로 '소동해'라고 기록된 부분을 확인하고 있다. 2021.11.04. bluesoda@newsis.com
[부다페스트=뉴시스] 김진아 기자 = 김정숙 여사가 3일(현지시각) 오후 헝가리 부다페스트 헝가리 국립국가기록원에서 '러시아 제국과 타타르 세계'(1730년 제작)의 이름을 가진 고지도를 보며, 헝가리 말로 '소동해'라고 기록된 부분을 확인하고 있다. 2021.11.04. [email protected]
헝가리 한국문화원은 전 세계에서는 두 번째, 유럽 문화원 중에서는 제일 큰 규모를 자랑한다. 한국어, 한식, 전통춤, 조각보, 한국영화, K-팝 등 다양한 문화강좌를 열어 헝가리에 한국문화를 알리는 역할을 하고 있다.

현지 조각보 강좌 수강생들과 바느질 수업에 참여한 김 여사는 "한국에서는 집집마다 몬드리안급 예술작품을 밥상보로 쓰며 살았다"며 "형형색색의 조각보에는 서로 보듬고 어울려 살아가는 포용과 조화의 정신이 담여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조각보를 한 땀 한 땀 정성껏 바느질할 때는 행복과 가족의 안녕을 바라는 마음도 함께 담았다"며 "함께 만들게 될 조각보에 헝가리와 한국의 우정을 담아 두려 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김 여사는 일정마다 참석자들에게 한지 앞치마, 한지 공책, 윷놀이 세트, 반짇고리 등 한국의 전통과 역사, 문화가 담긴 선물들을 주며 각별한 우정을 나타냈다.

또 '동해'가 표기된 유럽의 고(古) 지도를 전달한 헝가리 기록원에는 전통방식으로 만든 복제한 조선왕조실록 중 세종장헌대왕실록을 선물했다.

[로마=뉴시스] 김진아 기자 =  G20 정상회의 참석차 로마를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 부인 김정숙 여사가 30일 오전(현지시간) G20 정상 배우자들과의 친교를 위해 방문한 로마 콜로세움에서 질 바이든 대통령 부인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제공) 2021.10.30. bluesoda@newsis.com
[로마=뉴시스] 김진아 기자 =  G20 정상회의 참석차 로마를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 부인 김정숙 여사가 30일 오전(현지시간) G20 정상 배우자들과의 친교를 위해 방문한 로마 콜로세움에서 질 바이든 대통령 부인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제공) 2021.10.30. [email protected]
한편 김 여사는 이번 순방에서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조기 재가동에 힘을 기울인 문 대통령의 외교전에 힘을 보태기 위해 측면에서 지원을 하기도 했다.

김 여사는 지난 30일 로마 콜로세움과 빌라 팜필리에서 마련된 G20 배우자 프로그램에서 미국 질 바이든 여사와 만나 "평화를 위한 여정에 한미가 함께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 여사는 프랑스 브리지트 마크롱 여사에게도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를 위해서는 세계 여러 나라들의 절대적인 지지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탈리아 마리아 세레넬라 카펠로 여사에게는 "교황님을 만나뵙고 종전선언 지지와 평양 방문을 부탁했다"며 "오늘 만찬에서 뵙게 될 드라기 총리에게도 특별히 부탁을 드리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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