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면강의 안늘려' 선그은 대학들, 왜?…"자취방 구하겠나"

기사등록 2021/11/02 08:01:00

번화가 위치 건대·홍대 "학내 감염 확산 우려 커"

"학기 중 대면 전환, 지방 거주 학생 불편 불가피"

계절학기 시범 운영 후 내년 3월 대면수업 원칙

[서울=뉴시스]지난달 6일 오전 대면수업을 운영하고 있는 서울 숭실대학교 강의실 모습. (사진=숭실대 제공). 2021.11.01.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지난달 6일 오전 대면수업을 운영하고 있는 서울 숭실대학교 강의실 모습. (사진=숭실대 제공). 2021.11.01.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김경록 기자 = 지난달 서울대를 시작으로 서울 소재 많은 대학들이 단계적 일상회복을 맞아 대면수업을 확대하고 있지만 일부 대학은 코로나19 학내 확산 등을 우려하며 남은 2학기 동안 현행 수업방식을 유지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미 2학기가 후반부에 접어든데다 지방에 거주하며 비대면 수업을 듣는 학생들이 갑자기 거처를 구하기 어려운 문제 등을 고려한 것이다.
 
2일 뉴시스 취재에 따르면 건국대·홍익대·중앙대 등 일부 대학들은 교육부의 대면수업 확대 권고를 따르지 않기로 했다.

10월1일 기준 국내 대학의 대면수업 비율은 25.2%로, 대면-비대면 혼합 방식이 30.2%, 비대면이 44.6 %를 차지하고 있다. 대면수업 비율은 9월 초보다 4.1%포인트 늘었으나 2년째 비대면 중심의 수업이 이어진 것이다. 실험·실습·실기위주의 수업은 대면수업이 45%를 차지하지만, 이론 위주의 수업은 18.6% 수준이다.

지난달 8일 전 국민 1차 백신접종률이 70%를 넘기자 교육부는 각 대학에 대면활동 확대 협조를 요청하는 공문을 발송했다. 이에 지난 18일 서울대가 일부 강의를 대면으로 전환했다. 이후 서울 소재 많은 대학이 50명 내외 소규모 강의에서 대면 수업을 허용했다.

2학기 중간고사가 끝나고 연세대는 지난 25일부터 30명 이하, 서강대는 27일부터 40명 이하 소규모 강의에서 대면수업을 허용했다. 고려대는 오는 3일부터 50명 미만의 이론 강의에서 대면수업이 가능하도록 했다. 서강대, 성균관대, 숙명여대, 이화여대, 국민대 등도 10월 말 일부 수업을 대면으로 전환했다.

이들 대학은 소규모 강의에 한해 대면수업을 확대하기 때문에 방역수칙을 철저히 준수하면 충분히 감염 관리를 해낼 수 있다는 입장이다. 연세대와 고려대는 "학내 감염 확산 수준을 꾸준히 모니터링하며 감염 확산세에 기민하게 대처하겠다"고 밝혔다.

교육부는 지난달 29일 '교육분야 단계적 일상회복 추진방안'을 통해 대면강의 확대 기조유지 방침도 발표하며 재차 대면수업을 확대할 것을 권고한 바 있다. 교육부는 다가오는 겨울 계절학기부터 대면수업 원칙으로 시범운영한 뒤, 2022년 3월 신학기부터 전면 대면수업을 원칙으로 학사를 운영하도록 했다.

일부 대학들은 단계적 일상회복에 따른 학내 감염 확산 우려와 학기 중 강의를 대면수업으로 전환할 경우 지방에 거주하는 학생들 불편이 불가피하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건국대와 홍익대는 대면수업 확대로 인한 '회복효과'보다 '우려'가 더 크다는 입장이다. 건국대는 "학기 초에 정한 대면수업 교과목 외에 추가 확대는 없을 것"이라고 못 박았다.

건국대 관계자는 "실질적으로 학생들 피해가 예상되기 때문"이라고 그 이유를 밝혔다. 비대면수업을 학기 중간에 대면수업으로 전환하면 지방에 거주하는 학생들의 거취 문제가 불가피하게 발생하는데다 수도권의 감염 확산세가 가라앉지 않은 점, 유동인구가 많은 학교 위치 등을 고려했다고 밝혔다.

또 다른 번화가에 위치한 홍익대도 비슷한 입장이다. 기숙사 2인실에 1명씩 배정할 정도로 학교가 감염 확산을 경계하고 있어 대면수업을 갑자기 확대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홍익대는 학기 초 정해진 학사일정은 '교수와 학생 간 약속'이라는 점도 이유로 제시했다. 학생들과의 합의가 필요한 부분인 만큼 교육부에서 지침을 내렸다고 쉽게 바꿀 수 없다고 전했다.

이 대학 관계자는 "학내 감염확산에 대한 불안은 당연하고, 대면수업하니까 학기 중간에 지방 거주하는 학생들에게 올라오라고 안내할 수는 없다"며 "비대면으로 진행되던 수업을 대면으로 전환할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답했다.

중앙대는 오는 8일부터 15인 미만 강의에 대한 대면수업을 허용한다고 밝혔지만 실제로는 5과목에 불과해 대면수업을 거의 확대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중앙대는 해당 5과목 외에는 더 이상 대면으로 전환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불특정 다수가 동시에 이동하고 생활하는 대학에서 고삐를 쉽게 풀기엔 어려움이 있다는 이유다.

중앙대 관계자는 "11월이면 중간고사도 끝나고 사실상 학기말"이라며 "지방에 거주하는 학생들 등 여러 여건을 고려했을 때 사전에 확정된 학사일정을 갑자기 변경하기엔 무리가 있다"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button by close ad
button by close ad

'대면강의 안늘려' 선그은 대학들, 왜?…"자취방 구하겠나"

기사등록 2021/11/02 08:01:00 최초수정

이시간 뉴스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