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만에 교황과 재회한 文…역대 대통령 교황 면담 사례는?

기사등록 2021/10/29 19:49:53

최종수정 2021/10/29 20:2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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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티칸=뉴시스] 김진아 기자 = 바티칸 교황청을 공식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이 29일(현지시간) 프란치스코 교황과 면담하고 있다. (사진=바티칸 제공) 2021.10.29. photo@newsis.com
[바티칸=뉴시스] 김진아 기자 = 바티칸 교황청을 공식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이 29일(현지시간) 프란치스코 교황과 면담하고 있다. (사진=바티칸 제공) 2021.10.29. [email protected]
[바티칸·서울=뉴시스]김성진 김태규 안채원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은 29일(이하 현지시각) 교황청을 방문해 프란치스코 교황을 단독 면담했다. 2018년 10월에 이어 3년 만의 재회이자 역대 대통령 가운데 이뤄진 교황과의 7번째 면담이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바티칸 시국 교황궁 2층 교황 서재에서 교황을 단독 면담했다.

문 대통령은 "교황님께서 기회가 되어 북한을 방문해주신다면, 한반도 평화의 모멘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이 서면 브리핑에서 전했다.

교황은 "초청장을 보내주면 여러분들을 도와주기 위해, 평화를 위해 나는 기꺼이 가겠다"며 "여러분들은 같은 언어를 쓰는 형제이지 않느냐, 기꺼이 가겠다"고 말했다.

현직 대통령 재임 기간 바티칸을 찾아 교황과 두 차례 면담한 것은 문 대통령이 처음이다. 박근혜(2014년 10월)·이명박(2009년 7월)·노무현(2007년 2월)·김대중(2000년 3월) 전 대통령은 재임 기간 각각 한 차례씩 바티칸에서 교황을 면담했다.

박 전 대통령 재임 당시에는 사목(司牧·신도를 지도하는 일) 방문 차 아시아 순방에 나섰던 프란치스코 교황이 방한하면서 서울에서 접견이 먼저 이뤄졌다. 두 달 뒤 박 전 대통령이 교황청을 찾아 2번째 면담했다.

문 대통령의 교황 예방은 2018년 10월 이후 3년 만이다. 당시 문 대통령은 평양공동선언 직후 북한의 비핵화를 전제로 한 조건부 대북제재 완화 공론화를 위해 유럽 5개국 순방에 나서는 과정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을 예방했다.

백두산 천지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으로부터 교황을 평양으로 초청하고 싶다는 의사를 확인한 문 대통령은 면담 과정에서 이 사실을 전달했다.

교황은 "공식 초청장을 보내주면 좋겠다. 초청장이 오면 무조건 응답을 줄 것"이라고 화답했다. 이탈리아어로 '나는 갈 준비가 되어 있다'는 의미로 "소노 디스포니빌레(sono disponibile)"라며 사실상 방북 초청 수락 의사를 밝혔다.

문 대통령은 교황에 예수님 얼굴상과 성모마리아상을 선물했고, 교황은 직접 축성한 묵주와 함께 평화를 상징하는 올리브 가지를 선물했다.

문 대통령을 비롯한 역대 대통령들은 재임 기간 교황 면담을 추진해왔다. 한반도 문제를 언급하며 평화를 위한 교황청 차원의 지지를 요청하는 계기로 삼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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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티칸=AP/뉴시스】 G8 확대정상회의 참석차 이탈리아를 방문중인 이명박 대통령(왼쪽)이 9일(현지시간) 바티칸의 교황 베네딕토 16세를 예방, 악수를 나누고 있다. 이 대통령은 분단국 출신인 베네딕토 16세 교황이 분단의 고통을 겪고 있는 한국을 방문해줄 것을 희망한다고 요청했다.
【바티칸=AP/뉴시스】 G8 확대정상회의 참석차 이탈리아를 방문중인 이명박 대통령(왼쪽)이 9일(현지시간) 바티칸의 교황 베네딕토 16세를 예방, 악수를 나누고 있다. 이 대통령은 분단국 출신인 베네딕토 16세 교황이 분단의 고통을 겪고 있는 한국을 방문해줄 것을 희망한다고 요청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2000년 3월4일 교황청을 국빈 방문했다. 취임 후 2년 1개월 만에 교황청을 찾아 당시 교황 바오로 2세를 예방했다.

김 전 대통령은 한반도 평화와 국제 평화를 위한 일환으로 방북을 제안했다. 교황은 한반도 평화를 위한 김 대통령 노력에 지지를 표명했다.

김 전 대통령은 금속제 거북선 모형과 백자항아리를 선물했다. 교황은 김 대통령에게 자신의 초상이 새겨진 기념 메달과 바티칸 박물관 안내 책자를, 이희호 여사에게는 로사리오 묵주를 선물했다.

베네딕토 16세 교황 면담한 盧…한반도 평화 지지 확인

노무현 전 대통령은 취임 4년째 되던 해인 2007년 2월15일 교황청을 공식 방문해 교황 베네딕토 16세를 면담했다.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번영 정책에 대한 지지를 확인하며 방한을 요청했다.

교황은 한반도 평화를 위한 정부의 노력을 높이 평가하면서도 북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위해 당사국들의 적극적인 노력을 촉구했다. 특히 당시 교황은 북한의 취약 계층에 대한 지원 등 인도적 지원을 당부했다.

노 전 대통령은 교황에 고려청자인 '상감청자'를 선물했다. 교황은 자신의 얼굴이 새겨진 메달과 문양, 교황 문장이 새겨진 기념패를 노 전 대통령에게 선물했다.

MB, 北 인권 문제 거론…교황, 인도적 문제 해결 강조 

【로마(이탈리아)=뉴시스】홍찬선 기자 = 박근혜 대통령이 17일 오후(현지시간) 이탈리아 로마 바티칸 교황청 바오로6세 홀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을 예방하며 악수를 하고 있다. 2014.10.17. photo@newsis.com
【로마(이탈리아)=뉴시스】홍찬선 기자 = 박근혜 대통령이 17일 오후(현지시간) 이탈리아 로마 바티칸 교황청 바오로6세 홀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을 예방하며 악수를 하고 있다. 2014.10.17. [email protected]
이명박 전 대통령은 취임 후 1년 5개월여 만인 2009년 7월9일 교황청을 방문해 교황 베네딕토 16세를 알현했다. G8 확대정상회의 참석 계기에 교황 면담이 성사됐다.

이 전 대통령은 교황에게 북핵 문제 등 한반도 상황을 설명하며 북한 주민의 굶주림 등 인권 문제를 지적했다. 교황에 방한 초청 의사를 전달했다. 교황은 빈곤 국가의 식량난 해소 등 인도적 문제 해결을 강조하며, 남북 통일을 기원했다.

이 전 대통령은 김수환 추기경 선종 당시 정진석 추기경이 기도하는 사진과 '캘커타의 마더 테레사' 등 책 2권을 선물했다. 교황은 1600년대 베드로성당과 아직 다 완성되지 못한 베를리니 기둥을 담은 스케치화를 답례로 선물했다.

朴, 프란치스코 교황 2번 면담…평화·통일 관심 당부

 
박근혜 전 대통령은 취임 후 1년 8개월 만인 2014년 10월17일 교황청을 방문해 프란치스코 교황을 면담했다. 아시아유럽정상회의(ASEM) 참석을 계기로 교황청을 찾았다. 앞서 프란치스코 교황이 같은 해 8월 방한 하면서 2개월 만에 두 번째 면담이 성사됐다.

박 전 대통령은 한반도 상황을 설명하며 한반도 평화와 통일에 대한 관심과 기도를 부탁했다. 교황은 동북아의 평화와 화해를 위해 기도하겠다고 화답했다.

그에 앞선 방한에서 교황은 세월호 참사 유가족을 위로하고 한반도 평화 메시지를 전달했다. 박 전 대통령은 프란치스코 교황의 첫 아시아 국가 방문에 사의를 표명하고 한반도 평화 조성을 위한 노력 의지를 전달했다.

박 대통령은 지난 8월 교황이 방한한 자리에서 모든 인류를 애정으로 감싼다는 뜻을 담은 '화목문 자수보자기'를 선물했다. 교황은 답례로 동판화로 된 '로마 대지도'를 선물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mail protected],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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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만에 교황과 재회한 文…역대 대통령 교황 면담 사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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