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두바이 엑스포’ 중동 지역 최초 개최
전세계 11명 작가들에 작품 의뢰 설치
양혜규 작품, 놋쇠 은 구리로 도금된 방울로 제작...행성 몸체 연상
‘2020 두바이 엑스포’에 따르면 기획자로 초빙된 이집트 출신의 큐레이터 타렉 아부 엘 페투(Tarek Tarek Abou El Fetouh)는 세계적인 작가로 꼽히는 함라 아바스, 올라푸어 엘리아슨, 잉카 소니바레 등을 비롯한 11명의 작가들에게 ‘2020 두바이 엑스포’ 내 여러 공공장소를 위한 작품을 의뢰했다.
타렉 아부 엘 페투는 특히 광학과 시지각 분야의 선구적 연구로 유명한 아랍의 수학자이자 천문학자, 물리학자인 이븐 알하이삼Ibn al Haytham(c. 965 CE - c. 1040 CE)의 철학에 주목했다.
"이번 출품작들을 통해 세상을 지각하는 과정에서 인간의 상상력이 발휘하는 지대한 영향을 새삼 상기해 보고자 했다"는 의도다. 행사는 UAE 두바이 엑스포에서 지난 1일부터 펼쳤다.
양혜규의 작품은 ‘두바이 엑스포’의 M1 공간에 설치되어 신비감을 극대화했다. 네 개의 깔때기 모양 기둥과 기둥 사이에 드리워진 그늘막 아래 좌석이 마련된 자연친화적 여가 공간이다. 여기에 양혜규는 거대한 규모로 확대된 행성계 모형을 연상시키는 조각 작업 '소리 나는 천체투영관 – 방울방울 육음조六陰組'(이하 소리 나는 천체투영관)을 제안했다.
'소리 나는 천체투영관'은 놋쇠, 은, 구리로 도금된 방울로 제작, 2013년부터 지속된 '소리 나는 조각' 연작의 연장으로 볼 수 있다. 우주에 존재하는 행성들의 몸체를 연상시킨다.
유사 태양과 이를 중심으로 공전하는 여섯 개의 부분 '소리 나는 달'로 구성된 '소리 나는 천체투영관'은 스테인리스강 구조물 위에 금, 은, 구리색으로 도금된 방울로 치장한 구체 일곱 개로 설치되어 완성된 형태를 이룬다.
'소리 나는 천체투영관'은 아래쪽 손잡이를 조작하여 6개의 기둥 꼭대기에 위치한 '소리 나는 달'과 그에 딸린 촉수와도 같은 기다란 방울 체인을 회전시킬 수 있는 구조를 띤다.
관람객 머리 위에서 잔잔하게 공명하는 방울 소리와 금속성 표면에 반사되는 빛과 그림자 효과는 공간의 신비로운 분위기를 고조시킨다. 행사는 2022년 3월 31일까지.
설치미술가 양혜규는 누구?
1994년 독일로 이주하여 프랑크푸르트 국립미술학교 슈테델슐레Städelschule에서 마이스터슐러 학위를 취득, 현재 모교에서 교수로 재직 중이다.
2018년 아시아 여성 작가 최초로 독일의 권위 있는 미술상인 ‘볼프강 한 미술상Wolfgang Hahn Prize’을 수상했다. 같은 해 10월 문화체육관광부가 수여하는 ‘대한민국문화예술상(대통령 표창)’ 미술 부문 수상자로 선정됐다. 2019년 뉴욕 현대미술관MoMA에서 '양혜규: 손잡이;전, 2020년 캐나다 온타리오 미술관 '양혜규: 창발', 국립현대미술관 'MMCA 현대차 시리즈 2020: 양혜규 – O2 & H2O', 필리핀 마닐라 현대미술디자인박물관 '우려의 원추' 등 다수의 개인전을 동시다발적으로 선보였다.
최근 영국 테이트 세인트 아이브스 '이상한 끌개' 전시가 막을 내렸으며, 국내에서는 파주 철거 GP(Guard Post)에 야외 조각 신작 '비대칭 렌즈 위의 DMZ 철새 – 키욧 키욧 주형기舟形器 (흰배지빠귀)'를 설치하여 발표했다. 내년 4월에는 코펜하겐에 소재한 덴마크 국립현대미술관에서 대규모의 개인전 '이중 영혼 Double Soul'이 예정되어 있다. 국제갤러리 전속 작가로 지난 2019년 국제갤러에서 연 개인전 '서기 2000년이 오면'으로 대중적으로도 주목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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