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일 체포돼 3일 구속…연일 조사 받아
구속만료 직전 구속적부심 청구했지만 기각
화천대유로부터 700억 받기로 약속 등 혐의
뇌물액 8억→3.5억으로 줄어…계속 수사 중
[서울=뉴시스] 위용성 기자 = 경기 성남시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을 수사해온 검찰이 핵심 인물로 거론되는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을 21일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겼다.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 천화동인 4호 실소유주 남욱 변호사, 5호 실소유주 정영학 회계사를 비롯한 이번 의혹의 이른바 '핵심 4인방' 가운데 기소된건 유 전 본부장이 첫 번째다.
서울중앙지검 대장동 개발 의혹 사건 전담수사팀(팀장 김태훈)은 이날 유 전 본부장을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위반(뇌물), 부정처사 후 수뢰(약속) 등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
당초 구속영장 청구 때 적용됐던 배임 혐의는 결국 제외됐다.
유 전 본부장은 대장동 개발사업이 착수될 당시 성남도시개발공사 사장 직무대행으로 수익금 배당구조 설계 등 사업 전반을 총괄한 인물이다.
유 전 본부장은 2013년께 성남도시개발공사의 전신인 성남시설관리공단 시절, 기획관리본부장으로 근무하면서 대장동 개발업체로부터 사업편의 제공 등을 대가로 수차례에 걸쳐 총 3억5200만원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다. 정 회계사와 남 변호사, 위례신도시 개발사업자 정모씨 등이 각출한 돈으로, 이를 남 변호사가 유 전 본부장에 전달한 것으로 검찰은 의심한다.
당초 유 전 본부장은 이외에도 김씨로부터 5억원을, 토목건설업체 대표 나모씨로부터 8억3000만원을 수수했다는 혐의 등을 받고 있었는데 검찰은 이 부분에 대해 계속 수사를 진행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또 2014~2015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관리본부장으로 일할 당시 대장동 개발업체 선정, 사업협약 및 주주협약을 체결하는 과정에서 특정 민간업체인 화천대유에 유리하게 편의를 봐주는 등 직무상 부정한 행위를 한 혐의도 받는다. 이를 대가로 작년부터 올해까지 화천대유로부터 700억원, 세금 등을 공제하면 428억원을 받는 것으로 약속한 것으로도 조사됐다.
검찰은 유 전 본부장이 사업협약서에 민간사업자 초과이익환수 조항을 넣지 않는 방식 등을 통해 화천대유에 과도한 수익이 돌아가도록 하는 특혜를 줬다고 판단했다.
다만 그만큼 성남도시개발공사에 1100억원대 손해를 입힌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 혐의는 이번 공소사실에는 포함되지 않았다.
검찰은 공범관계와 구체적 역할분담 등을 명확히 한 후 이 부분을 처리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다수의 공범으로 의심되는 인물들이 첨예하게 사실관계를 다투고 있는 만큼, 유 전 본부장의 배임 혐의에 대해서도 더욱 구체화시킨 후에 추가 기소하겠다는 방침이다. 당초 구속영장 청구 당시 적용됐던 유 전 본부장의 배임 액수도 보다 정확히 특정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검찰은 지난 1일 오전 9시께 법원에서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병원 진료를 마치고 나오는 유 전 본부장을 체포했다. 검찰은 체포기한 만료 전 구속영장을 청구했고, 법원은 지난 3일 영장을 발부했다.
유 전 본부장은 그간 자신의 구속영장에 기재된 뇌물과 배임 혐의를 전면 부인해왔다. 앞서 유 전 본부장은 구속의 적절성을 판단해달라며 구속적부심을 청구하기도 했지만 법원은 "구속을 계속할 필요가 있다고 인정된다"며 기각한 바 있다.
구속적부심사로 당초 20일이었던 구속기한이 22일까지 늦춰졌고 검찰은 기한 만료 하루 전까지 핵심 4인방을 동시에 소환해 고강도 조사를 이어간 뒤 유 전 본부장을 재판에 넘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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