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전두환 옹호·檢 고발사주 교감…野 경선 흔드나

[서울=뉴시스]최서진 기자 =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전두환 신군부 옹호, 김웅 의원과 검찰의 고발사주 사전교감 정황 등 연이은 악재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당 안팎에서 윤 전 총장의 막말에 대한 비판이 쏟아지는데다 검찰의 고발사주에 대한 의혹이 짙어지면서 윤 전 총장의 공정 가치도 퇴색하는 모양새다. 윤 전 총장에 대한 민심이 악화하면서 자칫 당심마저 흔들릴 경우 우위를 점하고 있던 당 경선 판도가 요동칠 수 있어서다.

윤 전 총장은 지난 19일 부산 해운대갑 당원협의회 사무실을 방문해 "전두환 대통령이 잘못한 부분이 있지만, 군사 쿠데타와 5·18만 빼면 정치는 잘했다고 말하는 분들이 많다. 호남에서도 그렇게 말하는 분들이 꽤 있다"고 주장했다.

이번 막말 파문은 일파만파로 확산되고 있다. 과거 말실수와 막말과 달리 민주 인사를 탄압하고 인권을 유린하고 광주 시민을 학살한 전두환 신군부를 두둔했기 때문이다.

여당과 국민의힘 경쟁 주자들 뿐만 아니라 5·18 관련 시민단체들까지 성명서를 내며 불쾌한 심정을 표했다.

5·18 기념재단과 5·18민주유공자유족회, 5·18민주화운동부상자회, 5·18구속부상자회 등 오월단체는 이날 성명을 내고 "5·18 민주화운동 학살 언흉인 전두환을 비호하고 광주와 호남시민의 명예를 실추시킨 발언을 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즉시 사죄하라"고 촉구했다.

국민의힘 지도부도 난감한 상황이다. 작년 총선 이후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 체제에서 이준석 대표에 이르기까지 광주 국립 5·18민주묘지를 찾고, '호남과의 동행' 정책을 이어가는 등 호남 민심에 구애를 해왔기 때문이다.

이준석 대표는 "앞으로 (윤 전 총장이) 정치 활동을 해야 하는 상황에서 정치 언어가 미숙했다"며 "더 일이 발전해나가지 않도록 조속하게 조치했으면 좋겠다"고 사과를 권했다.

캠프도 황급히 진화에 나섰다. 김경진 대외협력특보는 20일 CBS라디오에 출연해 "저희 참모진들이 한 번 (후보가 직접 광주에 내려가 사과하라고) 말씀드려보겠다"고 말했다.

또 지난 19일 MBC PD수첩에서 공개된 김웅-조성은 통화 녹음본도 악재로 떠올랐다. 녹취록에서 김 의원이 고발장 작성 과정에서 검찰이 관련이 있다는 정황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

녹취록에 따르면, 김 의원은 "고발장을 남부지검에 내랍니다"라고 제 3자의 말을 전달하듯 말하는가 하면, "선거판이 윤석열 죽이기 쪽으로 갔다, 이런 자료들을 드릴 테니까", "제가 가면 '윤석열이 시켜서 고발한 것이다'가 나오게 되는 거예요" 등 윤 전 총장의 이름을 언급하기도 했다.

윤 전 총장과 고발사주 의혹의 연관성을 확정하기엔 섣부르다는 의견도 있지만, 검찰이 연계됐을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게 됐다.

더불어민주당 지도부는 고발사주 의혹 관련 "국민의힘 김웅·정점식 의원의 제명을 국회 윤리위원회에 요구할 예정"이라며 총공세에 나섰다.

잇따른 의혹과 막말로 '윤석열 대세론'이 유지됐던 경선 구도가 뒤바뀔 가능성도 적지 않다. 국민의힘 선관위에 따르면 최종 후보 선출 규정은 당원 선거인단 50%, 일반 국민 여론조사 50%다. 일반 여론조사에서 초접전을 벌이고 있는 홍준표 의원이 '깨끗한 후보' 프레임을 강조하며 여론을 등에 업고 반전 결과를 노릴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관측이다.

윤 전 총장 측이 자신하는 당협 지지세도 확신할 수 만은 없는 상황이다. 윤 전 총장 캠프 관계자는 조직 전문가, 현·전직 의원들의 영향으로 전체 253개 당협 중 최소 반 이상의 지지를 확보했다고 귀띔했다. 그러나 전통 당원들이 포진한 TK(대구·경북)에 상주하다시피하며 당심에 직접 호소하는 홍준표 의원의 기세가 무섭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한편 국민의힘은 이날 대구·경북 합동토론회를 포함해 6번의 지역 합동, 맞수토론회를 진행한다. 이어 다음달 1~2일 모바일투표, 3~4일 전화투표(ARS) 및 여론조사를 실시해 5일 전당대회에서 최종 후보를 선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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