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이재준 기자 = 세계 최대 컴퓨터 메이커 레노보 그룹(聯想集團)은 상하이 증시 기술기업 시장 커촹판(科創板)에 제출한 상장 신청을 철회했다고 자유재경(自由財經)과 동망(東網) 등이 10일 보도했다.
매체에 따르면 레노보 그룹은 지난 8일 공시를 통해 구체적인 이유에 관해서는 언급하지 않은 채 커촹판 상장 신청을 취하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커촹판도 늦게 공고를 내고 상장서류의 결함 등에 관한 상장규칙 제67조에 의거해 레노보의 IPO 심사절차를 끝내기로 했다고 전했다.
중국 당국이 빅테크에 대한 규제와 압박을 강화하는 속에서 레노보 그룹은 연구개발 지출이 첨단기술 업계에선 너무 적다는 비판 등을 받았다.
레노보는 4일 지난달 30일 커촹판에 상장을 신청해 승인을 받았다고 밝혔다. 커촹판에서 신규주식 공모(IPO)를 통해 100억 위안(약 1조8531억원)을 조달해 클라우드와 인공지능(AI) 등에 투입할 계획이었다.
홍콩 증시에 상장한 레노보는 커촹판에 이중상장을 해서 자금조달 경로를 다각화하려는 생각이었다.
하지만 매출액에서 연구개발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낮은 레노보가 하이테크 기업을 육성한다는 커촹판 취지에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많았다.
레노보의 창업주인 류촨즈(柳傳志)는 중국 당국의 집중적인 견제를 받는 알리바바 그룹의 창업자 마윈(馬雲)과 가까운 사이다.
류촨즈는 마윈과 함께 신흥기업 창업자를 키우는 후판(湖畔) 대학을 공동 설립하기도 했다.
알리바바 금융자회사 앤트그룹(螞蟻集團)도 상하이 증시와 홍콩 증시에 상장하려다가 막판에 당국의 방해로 취소한 바 있다.
류촨즈의 딸인 류칭(柳青)이 총재로 경영하는 차량 공유 서비스 디디추싱(滴滴出行)은 6월 말 뉴욕 증시에 상장했지만 당국의 만류를 뿌리쳤다가 국가안전법 위반 혐의로 조사를 받고 앱 다운로드 정지 등 처분을 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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