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김경택 기자 = 현대중공업의 코스피 데뷔가 하루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상장 후 주가 추이에 대해 관심이 커지고 있다. 세계 1위 조선사라는 막강한 영향력을 바탕으로 주가가 중장기적으로 우상향할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지만 해외 기관투자자의 의무보유확약 물량이 적어 상장일 물량이 대거 출회할 수 있다는 점은 우려 요인으로 꼽힌다.
1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은 오는 17일 코스피에 상장한다.
현대중공업은 지난 7~8일 진행한 일반투자자 대상 공모주 청약에서 405.5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청약 증거금으로 모인 금액은 56조562억원으로 역대 기업공개(IPO) 가운데 6번째로 많은 금액이다.
이제 투자자들의 관심은 현대중공업이 상장 첫날 ‘따상’(상장 첫날 시초가가 공모가의 두 배에 형성된 뒤 상한가)에 성공할지 주목하고 있다. 상장일 공모가 6만원의 두 배인 12만원에 시초가를 형성하고 가격제한폭까지 오르면 주가는 15만6000원이다. 이 경우 시가총액은 5조3264억원에서 13조8486억원으로 불어난다.
일단 상장일 유통 물량이 적다는 점은 주가에 긍정적이다. 상장 당일 현대중공업의 유통가능 주식 수는 853만8483주로 전체의 9.6%밖에 되지 않는다. 조선업황 회복에 따른 실적 개선 기대감과 함께 우호적인 수급환경이 뒷받침되면서 주가가 우상향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다.
문제는 해외 기관투자자 물량이다. 해외 기관투자자들은 현대중공업 공모주 349만1300주를 배정받았다.
이 가운데 일정 기간 주식을 팔지 않겠다고 약속하는 의무보유확약 비율은 1.2%(4만1500주)에 불과하다. 미확약 물량 344만9800주가 상장 첫날부터 시장에 쏟아질 수 있는 것이다.
한 시장 관계자는 "상장 당일 유통되는 주식이 적어 따상까지는 아니더라도 양호한 주가 흐름을 나타낼 것"이라면서도 "다만 주가가 오를 경우 외국 기관투자자들의 차익실현 욕구가 커질 수 있다는 점은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증권가에서는 현대중공업이 상장 후 밸류에이션 프리미엄을 더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최진명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현대중공업은 글로벌 업계 1위 기업으로, 상장 후 프리미엄을 형성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LNG선을 비롯한 고부가가치 선박에서 압도적 점유율을 확보하고 있으며, 선박엔진 등 핵심 기자재를 자체적으로 생산 및 판매한다는 점에서 경쟁사와 차별화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공모가는 상반기 말 기준 주가순자산비율(PBR) 0.9배에 해당해 경쟁사 대비 저렴한 편"이라며 "선박 교체 사이클과 환경규제 강화 영향에 힘입어 상장 후 양호한 주가 흐름을 전망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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